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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정확한 뽑기 확률을 고지하지 않고 매우 낮은 확률로만 획득할 수 있는 게임아이템을 판매하는 게임사에 대해 법적 제재를 할 수 있을까? 최근 이러한 사안에 대한 공정거래위원회의 제재 사례가 있어 주목된다.
공정위, 아이템에 대한 게임사의 기만 규제
공정거래위원회는 2018년 4월 1일 넥슨코리아, 넷마블게임즈, 넥스트플로어 등 3개 게임업체들이 확률형 아이템을 판매하면서 획득 확률 및 획득 기간과 관련 정보를 허위로 표시한 점을 근거로 시정명령, 총 2550만원의 과태료, 총 9억8400만원의 과징금 부과 처분을 내렸다.
공정위에 의하면, 넥슨코리아의 경우 일부 퍼즐 조각의 지급확률을 0.5~1.5%로 매우 낮게 설정해 놓고도 ‘퍼즐조각 1~16번 중 랜덤으로 지급된다’고만 표시했고, 넷마블게임즈는 특정 아이템 뽑기 확률을 ‘1% 미만’이라고 표시했지만 실제로는 0.0005~0.0008%에 불과했으며, 넥스트플로어는 높은 등급의 캐릭터 획득 확률에 관하여 게임 공식 온라인카페에 허위로 안내했다고 한다.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보호에 관한 법률
제21조(금지행위) ① 전자상거래를 하는 사업자 또는 통신판매업자는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행위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
1. 거짓 또는 과장된 사실을 알리거나 기만적 방법을 사용하여 소비자를 유인 또는 소비자와 거래하거나 청약철회등 또는 계약의 해지를 방해하는 행위
전자상거래법 제21조 제1항 제1호의 의미에 대해 대법원은 “기만적 방법을 사용하여 소비자를 유인하는 행위는 소비자가 재화 또는 용역을 구매하는 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실의 전부 또는 일부를 은폐, 누락하거나 또는 축소하는 등의 방법으로 소비자의 주의나 흥미를 일으키는 행위 자체를 뜻한다. 따라서 이러한 유인행위가 성립하기 위해서는 소비자를 속이거나 소비자로 하여금 잘못 알게 할 우려가 있는 행위만으로 충분하고 그 행위로 소비자가 유인되는 결과의 발생까지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대법원 2014. 6. 26. 선고 2012두1525 판결)”고 판시하고 있다.
공정위는 게임 개발사가 이용자들이 게임의 원활한 진행을 위해 가치가 높은, 그렇기 때문에 뽑을 확률도 낮은 아이템을 구매하려는 욕구를 악용해 적극적으로 획득 확률과 획득 기간 등에 관한 정보를 허위로 고지했다는 점이 위 금지행위의 요건에 해당한다고 본 것이다. 아이템의 획득 확률과 획득 기간 등에 관한 정보는 소비자가 재화 또는 용역을 구매하는 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실에 해당함은 분명하다고 보인다.
고의성 없더라도 제재 가능해
이번 제재처분으로 게임 개발사들은 게임아이템 확률 기만행위는 법적인 책임을 질 수 있다는 것을 인지하게 되었을 것이며, 전자상거래에 있어 소비자의 권리가 보장되는 방향으로 게임개발 문화가 정착되는 데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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