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4일(한국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일대일 매치플레이를 펼칠 예정인 PGA 투어의 영원한 라이벌 필 미켈슨(왼쪽)과 타이거 우즈가 개막을 나흘 앞두고 열린 공식 기자회견에서 서로를 바라보고 있다. (사진=AFPBBNew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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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스타in 주영로 기자] “그동안 수많은 대회에서 패했던 것을 돌려줄 기회다.”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통산 43승을 올린 필 미켈슨(48·미국)은 한결 같은 꾸준함으로 골프팬들의 큰 인기를 누렸다. 그러나 그는 한 번도 황제가 되지 못했다. 타이거 우즈(43·미국)라는 걸출한 스타가 등장하면서 2인자에 머물렀다. 1990년대 후반부터 지금까지 둘은 라이벌 관계를 이뤄왔지만, 늘 우즈가 앞서 왔다.
미켈슨이 그동안 우즈에 가려 있던 그늘을 벗어낼 절호의 기회를 잡았다. 24일(한국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에서 우즈와 단 둘이 일대일 매치 플레이 대결을 벌인다. 대회방식도 독특해서 승자가 상금 900만 달러(약 101억원)를 모두 가져간다.
대회를 앞두고 21일 열린 공식 기자회견에 참석한 미켈슨은 우즈와의 대결에 한껏 기대감을 보이면서 이번만큼은 물러서지 않겠다는 각오를 내비쳤다. 미켈슨은 먼저 “우즈는 내 기록을 계속 깨트려왔다”며 “주니어, 대학, 아마추어 시절 동안 내가 세운 기록을 늘 앞서간 선수”라고 우즈를 치켜세웠다. 또 “심지어 대회가 펼쳐질 섀도 크리크 골프장의 코스 레코드도 자신이 61타를 쳤더니 이후 몇 년 뒤에 우즈가 60타를 쳤다”고 늘 그런 식으로 우즈가 자신의 기록을 깨왔음을 소개했다. 그러면서 이번 대회를 통해 모든 걸 돌려주겠다고 각오를 단단히 했다. 미켈슨은 “우즈는 역대 최고의 선수”라면서 “(이번 대회에서)그동안 수많은 대회에서 패했던 것을 돌려줄 기회”라고 일대일 매치를 기대했다.
미켈슨과 달리 우즈는 조심스럽게 매치플레이를 전망했다. 그는 “라이더컵이 끝난 뒤 3, 4주 정도는 골프를 손에서 놨다”면서 “최근 다시 훈련을 시작했고 예전의 감각이 살아나고 있다”고 신경전을 피했다.
미켈슨은 1992년, 우즈는 1996년 PGA 투어에 데뷔했다. 20년 넘게 투어에서 함께 뛰면서 모든 기록에서 역대 1,2위를 다투고 있다. 우즈는 PGA 투어 통산 상금 부문에서 1억1550만 달러로 1위, 미켈슨은 2위(8825만 달러)다. 또 현역 선수 중에서 메이저 최다승 1, 2위도 우즈(14승)와 미켈슨(5승) 순이고, 통산 승수에서도 우즈는 80승으로 현역 1위, 미켈슨은 43승으로 2위에 올라 있다. 지금까지 둘이 동반 라운드를 했을 때 승패에서도 우즈가 18승 4무 15패로 근소하게 앞서 있다.
이번 대회는 일반에 공개되지 않고 스폰서 등 VIP 손님들만 초청할 예정이다. 미국에서는 시청료 19.99달러를 내야 볼 수 있는 유료 방송에서 중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