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훈의 블록체인 탐방]"기술보단 킬러 디앱이 우선…게임·컨텐츠 가장 유망"

24편. 두나무 람다256 <下> 박재현 연구소장 인터뷰
"기술지원 및 문제해결 부족한 기존 메인넷들 아쉬워"
"블록체인 기술·플랫폼 발전보다 디앱 성공이 중요해"
"시큐리티 토큰에 관심…게임·컨텐츠 디앱 성공 가능"
  • 등록 2018-10-23 오전 6:24:36

    수정 2018-10-23 오전 6:48:33

박재현 두나무 람다256연구소장


[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플랫폼이나 기술적 성능보다는 기존 서비스를 대체할 만한 성공적인 킬러 디앱(분산형 어플리케이션·dApp)이 언제쯤 나오느냐가 블록체인 발전을 좌우하는 가장 중요한 관건이 될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이런 킬러 디앱이 가장 먼저 나올 수 있는 유망한 분야는 게임과 컨텐츠쪽일 것 같다.”

두나무에서 자체 연구소인 람다256을 이끄는 있는 박재현 연구소장은 22일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기존 웹서비스에 비해 조악한데다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이외에는 찾아보기 힘든 디앱이 얼마나 빠르게 성공사례를 만들어 가느냐가 향후 블록체인 발전을 앞당길 수 있는 관건이 될 것으로 점쳤다. 아울러 과거 삼성전자 상무로 재직할 당시 삼성페이를 개발했고 SK텔레콤 전무 시절에는 공유경제 플랫폼인 `히든` 개발을 주도한 바 있는 박 소장은 두나무가 국내에서는 가장 먼저 유니콘(기업가치 10억달러 이상인 대형 스타트업)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내놓았다.

다음은 박재현 연구소장과의 일문일답.

-람다256은 애초에 어떤 목표를 가지고 설립됐나.

△암호화폐 거래소에 대한 비판도 많았지만 거래소가 실생활과 블록체인을 연결하는 중요한 위치에 있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다. 초기에 거래소가 활성화 되면서 블록체인을 알리는데 큰 역할을 했다. 업비트를 세운 두나무는 오래 전부터 개발에 주력해 오던 기술력이 강한 회사이고 엔지니어 출신의 창업주가 있다는 것도 잘 알고 있었다. 내가 연구소장으로 합류하기 이전부터 두나무는 업비트 거래소에서 낸 수익으로 블록체인 기술을 개발하고 그 기술을 다변화하는데 어떻게 기여할지 고민하고 있었다. 당시에는 가장 큰 고민이 암호화페 가격에 붙은 거품이었는데,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실생활에 쓸 수 있는 기술을 만들 것인지가 고민의 포인트였던 것 같다. 우리가 투자해서 블록체인 기술을 대중화시켜 보자는 취지에서 연구소를 셋업했고 그에 공감해 합류하게 됐다.

-최근 블록체인 플랫폼을 출시하는 기업들의 메인넷 경쟁이 뜨거운데 기존 메인넷들이 갖는 문제나 한계는.

△메인넷이라는 것이 사실 스마트계약 기반의 블록체인을 만드는 일이다. 누구나 와서 자신들이 만든 프로그램 위에 컨트랙트를 짜라는 것이다. 결국 미들맨을 없앴다기보다는 컨트랙트를 자동화해 미들맨을 대체한 것일 뿐이다. 일단 기존 메인넷의 문제는 두 가지로 볼 수 있다. 우선 퍼블릭 상태에서 누구나 들어와 쓸 수 있다보니 많은 사용자를 커버하기 위해 잘 만들어진 구조나 성능을 보완하기 위한 기술적인 백그라운드가 제대로 돼 있지 않다. 스마트계약에 제약이 있는 것은 물론이고 업그레이드도 안되고 나중에 취약한 코드가 확인되더라도 수정도 안된다. 동일한 보안 문제가 반복되기도 한다. 그러다보니 우리가 흔히 얘기하는 디앱들을 충실하게 개발하는 부분을 놓치고 있다. 또 자기 메인넷이 가진 문제점을 해결할 다양한 방법을 제시해야 하는데 그런 부분도 미흡하다. 자신들이 만든 메인넷을 지키기 위해 이기적으로 접근하는 부분도 있을 것이다. 더 긍정적으로 만들 수 있는 접근 자체가 막히고 있다는 게 아쉬운 점이다.

-서비스형 블록체인(BaaS)를 표방하는 `루니버스(Luniverse)`를 소개해 달라.

△디앱 서비스를 개발하는 업체는 플랫폼을 개발하는 곳이 아니다. 이미 나와있는 플랫폼들도 체인 자체의 성능이나 여러 문제가 노출되고 제공하는 툴이 부족하다보니 디앱 업체들이 서비스를 개발해 밸류를 주는데 집중하지 않고 어느 블록체인이 좋은지 찾아 헤매고만 있다. 그러다보니 본연의 서비스 개발에 집중하지 못하고 있다. 현실이 이런지라 우리는 블록체인 기술로 혁신적인 서비스를 만드려는 곳에 기술을 제공함으로써 본연의 서비스 개발에만 집중하도록 돕겠다는 목표로 루니버스라는 BaaS를 만들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특정 블록체인을 고집하지 않고 멀티체인 서비스를 제공한다. 스마트계약(smart contract)이 강하고 풍부한 생태계를 가진 이더리움을 필요로 하는 기업이 있고 퍼미션드(permissioned) 체인을 선호하면 하이퍼렛저를 원할 수도 있기 때문에 초기에 우리는 이더리움과 하이퍼렛저를 우선 제공하려 한다. 우리가 이를 가져와 최적화하고 성능과 가스 문제를 해결하고 쉽게 쓸 수 있도록 운영환경 등을 리빌딩해 서비스할 것이다. 또 기술이나 엔지니어와 토큰 이코노미도 함께 봐주면서 이를 감사해 오남용을 막는 역할도 한다.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 처럼 블록체인 플랫폼과 디앱을 놓고도 논쟁이 있다.

△개인적으로는 후자, 즉 양질의 킬러 디앱이 언제 나오는가는 블록체인 성공에 가장 중요한 관건이라고 본다. 지금의 많은 훌륭한 웹서비스들에 비해 디앱은 조악한 수준이다. 블록체인 자체는 퍼블릭을 위해서 프라이버시를 포기하는 것이다. 공개성 자체를 보장하기 위해서는 많은 작업이 필요하다. 빠른 성능을 원하면 공개성을 줄이는 수 밖에 없다. 그러나 성능이 빨라진다고 디앱이 성공할 수 있는 건 아니다. 블록체인이 가진 진짜 밸류를 제공할 수 있는 디앱 서비스가 나와야 한다고 본다. 지금까지 나온 성공적인 디앱은 2개뿐인데, 하나는 익명성을 가지고 송금할 수 있는 비트코인이고 다른 하나는 토큰 플랫폼으로서 유용하게 쓰이는 이더리움이다. 이를 뛰어넘는 제3의 디앱 서비스들이 나오고 그 서비스가 블록체인을 이용해야 한다. 사용자 중심으로 가지 않으면 블록체인이 성공할 수 없다고 본다. 블록체인을 만병통치약을 말하는 게 위험하다고 본다. 중요한 것은 사용자다. 실생활에서 수혜를 볼 수 있는 서비스를 만들어내는 것이 중요하다. 나머지는 부차적인 것일 뿐이다.

-루니버스 네트워크 내에서 다른 블록체인과 연결되는 토큰은 고려하고 있지 않나.

△별도의 토큰을 만들 계획은 없다. 토큰을 창출해주는 기능을 제공하는데 자체 토큰을 만든다는 것은 이해 상충이 될 수 있다. 물론 루니버스 자체도 토큰 이코노미를 기반으로 갈 수 있겠지만 지금으로써는 생각하지 않고 있다.

-국내 굴지의 대기업들에서 일하다 두나무에 합류했는데.

△삼성전자에서 8~9년 일했고 SK텔레콤에서도 2년 일했다. 개인적으로는 10년간 임원으로 일한 만큼 아쉬움은 없다. 이 기간중 주로 신사업을 맡았는데 대기업에서 혁신을 만드는 것이 쉽지 않다고 느꼈다. 혁신은 주로 가장자리에서 만들어지는 것 같고 새로운 기술을 가장 잘 선도하는 곳도 벤처라고 생각했다. 특히 기술 개발에 주력해온 두나무가 블록체인 분야에서 몇 안되는 유니콘 후보라고 판단했다.

-연구소 인력은 얼마나 되며 향후 주력할 연구 분야는.

△인력은 총 20명 정도로 대부분이 개발자다. 추가 인력 확충에 대한 문호는 열어뒀지만 서비스사업 특성상 인원을 당장 더 늘려야할 니즈는 없긴 하다. 단기적으로는 서비스형 블록체인 기술과 주요 요소 기술 개발에 주력하되 앞으로 중장기적으로는 시큐리티 토큰 분야를 관심있게 지켜보고 있다. 유틸리티 토큰보다 현실에서 쓰일 수 있는 용도가 많을 것 같고 기존 자산운용도 투명하게 할 수 있는 효과도 있다. 이 쪽에서 글로벌 사업을 염두에 두고 있다.

-개인적인 비전은.

△작게는 두나무가 유니콘으로 크는데 일조하는 것이다. 둘째로는 두나무 람다256을 통해서 휼륭한 디앱 서비스가 나와서 궁극적으로는 블록체인 서비스 시대가 오는데 일조하는 게 바람이다.

-블록체인이 가장 잘 접목돼 성공할 만한 유망 분야는 어디라고 생각하나.

△가깝게는 게임과 컨텐츠분야를 가장 유망하다고 본다. 디앱 서비스 가운데 가장 활발한 곳이 게임과 도박, 거래소, 파이낸스인데 이 중 게임과 컨텐츠분야가 가장 유망한 것 같고 그 다음으로는 커뮤니티, 개인간(P2P) 커머스 등으로 갈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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