끊이지 않는 공공기관 낙하산 논란…"악순환 끊어야" vs "네트워크 강점"

정권 바뀌면 공공기관장 줄줄이 교체..자격 논란 반복
공기업·준정부기관 286곳 중 77곳 기관장 주무부처 출신
"힘 있는 기관장이 중심을 잡아주는 게 더 효율적" 반박도
공공기관, 공기업 분리해 접근해야.."장관이 전문가 인선"
  • 등록 2019-01-16 오전 6:30:00

    수정 2019-01-16 오전 6:30:00

[세종=이데일리 김형욱 김상윤 기자] 각 부처 고위공무원이 산하 공공기관장이 되는 이른바 ‘낙하산 인사’가 이어지고 있다. 정부 정책과 맞물려 갈 수밖에 없는 공공기관 특성상 관료 출신이 필요하다는 현실론도 있지만 이젠 과거 관행에서 벗어나 민간 전문경영인 영입 확대 등 대안을 고민할 때라는 지적도 나온다.

15일 최근 1년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공공기관장 임명 현황을 살펴보면 지난 2일 취임한 이인호 한국무역보험공사(무보) 사장은 전 산업부 차관 출신이다. 산업부 산하기관인 무보는 역대 사장이 대부분 산업부 출신이었다.

한국동서발전도 산업부 출신이 내리 기관장을 도맡아 온 조직이다. 박일준 현 사장도 산업부 기획조정실장 출신이다. 박 사장에 앞서 기획재정부 출신인 김용진 전 기재부 2차관이 1년 반 동안 사장직을 맡았으나 다시 산업부의 몫으로 돌아갔다.

정동희 전 산업부 국장은 국가기술표준원장을 거쳐 1년 전부터 한국산업기술시험원장을 맡고 있다. 김종갑 한국전력(015760) 현 사장과 정재훈 한국수력원자력 사장도 각각 산업부 1차관, 차관보 출신이다. 현재 공석인 한국가스공사(036460) 사장에 조석 전 지식경제부(현 산업통상자원부) 2차관이 유력한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조 전 차관은 한국수력원자력 사장을 지내기도 했다.

다른 부처 산하기관도 다르지 않다. 해양수산부 산하기관 중 남봉현 인천항만공사 사장은 해수부 기획조정실장 출신이다. 박승기 해양환경공단 이사장은 해수부 항만국장을 지냈다. 농림축산식품부 산하기관엔 정치권 인사가 두드러진다. 최규성 농어촌공사 전 사장은 더불어민주당 소속 3선 국회의원으로 낙선 후 사장에 임명됐다. 김낙순 마사회장도 문재인 대통령 선거캠프에서도 활동한 전 국회의원이다.

기업경영평가 업체 CEO스코어에 따르면 지난해 초 기준 공기업·준정부기관 286곳 중 77곳 기관장이 주무부처 출신이다. 공공기관장 4분의 1은 27%은 이른바 ‘관피아’로 분류된다는 얘기다.

관료나 정치인 출신 기관장을 무조건 나쁘게만 보기는 어렵다. 정부 정책과 맞물려 갈 수밖에 없는 공공기관 업무 특성상 내부에서도 정부 핵심부와 네트워크가 있는 관료 출신을 선호하기 때문이다. 관료 출신이 민간 전문가보다 임명 과정에서의 부담도 적다.

한 공공기관 관계자는 “현실적으로는 낙하산이라고 무조건 나쁘게 보기 어렵다”며 “어차피 정부 정책과 맞물려 가야 하는 만큼 힘 있는 기관장이 와서 중심을 잡아주는 게 더 효율적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제는 과거 관행에서 벗어나 관련 업무에 정통한 전문경영인을 선임하는 등 대안을 모색해야 한다는 지적도 많다. 현 관행은 공공기관의 자율성과 독립성을 훼손할 수 있는데다 민간과도 경쟁해야 하는 현 공공기관 경영 체제에도 뒤떨어진다는 것이다.

다른 공공기관 관계자는 “정부 정책에 무조건 따르는 건 과거 정부 주도형 경제발전 단계에서나 가능했던 일”이라며 “정부는 관리감독 역할에 충실하고 기관장은 관련 업무에 정통한 전문경영인이 오는 방식으로 바꿔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진 한국개발연구원(KDI) 국제정책대학원 교수는 “같은 공공기관이라도 성격에 따라 달리 볼 필요가 있다”며 “정부 예산 집행 위주인 준정부기관은 실제 주무부처 관료가 가면 정책 연결성 면에서 좋은 측면이 있지만 경영관리 능력이 필요한 공기업은 민간 최고경영자(CEO)를 포함해 다양한 직업군을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기관장으로 그 분야 최고 전문가를 스카웃하려면 내정 의혹이 큰 공모 방식 대신 주무부처 장관이 책임지고 인선하는 방식도 검토할 수 있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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