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후죽순 늘어난 복지사업…지자체 5891건, 예산 57조

지자체 복지사업 4개 중 1개 중앙정부와 유사
"경기 하락 시 재정부담 우려, 속도 조절해야"
  • 등록 2019-04-18 오전 7:26:16

    수정 2019-04-18 오전 7:26:16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이지현 기자] 지방자치단체의 선심성 복지사업이 최근 크게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로 출산과 노인 복지정책에 집중되던 것이 서울 청년수당을 계기로 미취업 청년에게 확대되면서다. 복지사업을 놓고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 간 밀고 당기기도 이어지고 있다.

17일 보건복지부 등에 따르면 2015년 기준 지자체 복지사업은 5891개에 이른다. 중앙정부사업과 유사한 사업은 2015년 기준 1496개(25.4%)다. 복지사업 4개 중 1개는 중앙부처에서도 펴고 있는 셈이다.

특히 현금을 지급하는 복지사업 예산만 3041억원이나 된다. 정부가 만 6세 미만 모든 아동에게 아동수당을 지급하고 있음에도 지자체는 △강원 출산장려금(육아기본수당) △충남 아기수당 △경기 광주 셋째 이상 자녀 양육비 등을 경쟁적으로 도입했다. 청년수당도 마찬가지다. 정부가 5월부터 취업준비생에게 월 50만원씩 6개월간 총 300만원의 청년수당(청년구직활동지원금)을 지원하기로 한 가운데 전남 곡성군은 4월부터 만 19~39세 무주택 청년에게 월 20만원씩 1년간 최대 240만원을 나눠주는 취업자 주거비 지원사업을 시작했다. 부산 영도구는 최대 10개월간 교통비로 월 6만원을, 대구 동구는 자기개발비로 6개월간 월 10만원을 청년들에게 지급하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지자체 사회복지부문 예산은 2010년 26조5000억원에서 2018년 57조1000억원으로 2.15배 증가했다. 2018년 기준 지자체 사회복지예산 중 △국비 55% △시도비 28.1% △시군구비 18.8% 등을 차지하고 있다.

복지부는 사회보장기본법 제26조에 따라 국가와 지자체가 사회보장제도를 신설하거나 변경하는 경우 사업의 타당성, 기존 제도와의 관계, 영향 등을 검토, 지자체와 협의하고 있다. 2015년 291건에 불과하던 협의 건수는 2016년 878건으로 늘어난 데 이어 2017년 1078건, 2018년 1034건으로 매년 1000건 이상 협의가 이뤄지고 있다.

일부는 협의를 통해 사업규모 등을 조정하고 있지만 일부는 협의가 채 끝나지 않은 채 지자체가 강행해 중앙정부와 갈등을 빚고 있다. 서울 중구에서 추진 중인 노인공로수당이 대표적 사례다. 복지부는 노인기초연금과 성격이 비슷하다는 이유로 개선을 요구했지만, 협의를 진행하고 있는 사이 중구가 사업을 단독 추진하면서 잡음이 나오고 있다.

류재린 국민연금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월간 연금이슈’를 통해 공공사회복지지출의 증가 속도에 대한 조절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류재린 부연구위원은 “복지지출 특히 현금급여지급의 하방경직성이 크다는 점을 감안하면 향후 우리 경제가 저성장 국면에 접어들 경우 재정부담이 크게 늘 수 있다”고 우려했다.

실제로 복지제도를 확대한 나라들일수록 경기침체기에 복지급여의 하방경직성으로 곤란을 겪었다. 복지 혜택을 줄이려다가 극렬한 반대에 부딪혔던 것이다. 오건호 내가만든복지국가 위원장은 “대부분의 복지사업의 경우 중앙정부가 설계하고 지방정부가 매칭하는 형태로 10% 정도를 지자체 자체사업으로 추진하는 것은 바람직하다”면서도 “그러나 선을 넘는 지나친 복지포퓰리즘이 되지 않도록 복지사업을 점검하는 자체 평가 시스템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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