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투자은행 업계에 따르면 성장금융이 전날 기업구조 혁신펀드 블라인드 부문 운용사 모집 공모를 마감한 결과 11곳이 참여 의사를 밝혔다. 성장금융에 따르면 복수의 참여자는 이미 일부 자금 투자를 확정받은 상태다. 성장금융 관계자는 “자금 조달 방식과 규모에 대한 윤곽이 드러난 참여자는 높은 점수를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내달 중순까지 쇼트리스트 6곳을 추려 실사하고, 10월26일(잠정) 운용사 3곳을 선발할 계획이다.
펀드는 대략 1조원 규모다. 시중은행과 국책은행 등 자금 5250억원과 성장금융 자금 40억원 등 5290억원을 조성하고, 성장사다리펀드에서 125억원을 끌어와 총 5415억원짜리 펀드를 만들 계획이다. 여기에 같은 규모의 민간자금을 끌어와서(매칭 방식) 총 1조830억원짜리 기업구조 혁신펀드를 탄생시킨다는 구상이다.
유암코도 연말과 내년을 대비한 활동 채비에 들어갔다. 지난 7월 1000억원 규모로 기업구조조정 펀드를 조성했지만, 벌써 총알이 달릴 것을 준비해 탄창을 채워야 하는 실정이다. 자금 부족을 겪는다는 의미가 아니라, 1000억짜리 펀드가 반년도 안 돼 곧 바닥이 드러날 정도로 투자가 활발했다는 것이다. 최근까지 플랜트 기자재업체 남인(200억원), 현대모비스 1차 협력사 신광테크(190억원), 세기리텍(214억원) 등이 유암코 자금을 받아 재기 발판을 마련했다. 펀드는 이르면 내달 늦어도 연내에 완전히 소진할 전망이다. 유암코 관계자는 “2차 펀드는 올해 안으로 조성을 시작할 계획”이라며 “현재 여러 시장참여자의 의사를 타진하는 단계”라고 말했다.
추석 이후 본격화하는 두 기관 활동 덕에 구조조정 시장을 활력을 띨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과정에서 미묘한 신경전도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구조조정 시장 참여자가 늘어나는 것은 반길 일이지만 경쟁 구도가 짜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성장금융이 기업구조조정 펀드 운용사를 모집할 당시 유암코가 지원서를 내지 않을 것을 두고 이런 해석이 붙었다. 양측이 동반자 관계라기보다는 경쟁자 입장이라는 것이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성장금융은 자금을 대는 쪽이고 유암코는 자금을 굴리는 위치라서 경쟁구도로 보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면서도 “시장 선발과 후발 주자로서 서로 주고받는 부담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