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비판을 비켜가는 '네이버 웨이'

  • 등록 2018-11-14 오전 6:00:00

    수정 2018-11-14 오전 7:54:45

[이데일리 이성재 디지털미디어센터장] 네이버에서 모바일 개편안을 내놓은 지 한 달이 지났다. 모바일 첫 화면에서 뉴스를 빼고 검색창과 음성, 터치검색 개념의 ‘그린닷’ 버튼 등 인공지능을 이용한 서비스를 전면에 내세웠다. 하지만 3000만 이용자의 마음을 움직이기에는 역부족인 듯싶다. 그동안 정치권이나 언론매체, 여론 등이 지적해온 여러 가지 문제점을 보완했지만, 이용자의 습관을 바꾸는 일이라 시간이 더 필요할 것 같다. 네이버로서는 쉽지 않은 도전인 것은 분명하다. 오죽했으면 한성숙 대표가 “네이버의 미래를 건 모험이다”라고 했겠는가.

한성숙 네이버 대표이사 (연합뉴스)
네이버(035420)를 이용하는 사람들의 목적은 모두 제각각이다. 쇼핑과 검색을 우선으로 하는 사람과 뉴스만 보려는 사람, 블로거의 다양한 정보를 얻으려는 사람까지. 사실 이용자의 입장에서 뉴스만 놓고보면 이번 네이버 모바일 개편안은 실패에 가깝다. 알고리즘이 추천하는 뉴스의 선별 기준이 명확하지 않고 무차별적으로 뿌려지는 기사에 대한 밸류도 없다. 매일 쏟아지는 싸구려 콘텐츠를 골라내는 것이 지겨울 지경이다. 네이버는 이 모든 것을 이용자가 보고 판단하라고 한다.

몇 달 전 네이버가 정치권으로부터 여론조작 의혹의 지적 대상이 되면서 ‘주요 뉴스’를 빼버렸다고 하지만, ‘기존의 뉴스 제공 방식이 좋다’는 이용자의 의견 역시 같이 사라져버렸다. 물론 네이버로서는 할 말이 많다. 그동안 정치권과 언론매체가 제기한 자체 편집에 대한 문제점을 반영한 결과라고 한다. 이해는 간다. 하지만 3000만 이용자의 권리와 생각을 충분히 고려했는가를 따져보면 의문이 생긴다. 익숙함과 새로움 사이에서 절충안을 마련한 거라 했지만 기존 이용자를 외면하는 이율배반적인 태도로 뉴스서비스정책을 이어온 데서 별반 나아진 게 없어 보인다는 것이다.

포털업계 한 관계자는 “네이버의 사업구조와 카카오의 사업구조를 보면 기업 문화와 스타일이 그대로 드러난다”며 “네이버는 규제나 논란의 소지가 있는 사업은 처음부터 시도하려 들지도 않지만, 카카오는 정반대”라고 말했다. 네이버는 먼저 나서서 규제를 풀고 혁신을 선도하기보다는 비바람이 치면 바람막이를 내세우는 방식으로 책임을 회피하고 뒤에서 숨어 조정해 왔던 것이다.

최근 시행한 뉴스 댓글 방식 역시 네이버의 스타일을 그대로 반영했다. 언론사가 해당 매체 기사의 댓글 제공 방식을 직접 선택하고 책임을 지라는 것이다. 정치적으로나 사회적으로 문제가 될 만한 것은 안전장치를 만들어 피해가겠다는 의도다.

2015년 국내 온라인뉴스 생태계의 건강한 발전을 위해 독립적으로 설립한 ‘뉴스제휴평가위원회’(운영위원회·심의위원회) 역시 네이버의 아바타나 다름 없다. 심의위 위주로 운영한 제휴평가위의 문제점을 보완하기 위해 운영위가 나서 ‘포털 뉴스 서비스 정책의 제도개선을 위한 개정안’을 의결했지만 네이버는 받아들일 수 없다고 부정했다.

이제는 달라져야 한다. 더 이상 바람막이 뒤에 숨지 말고 전면에 나서 직접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이용자의 생각이 무엇인지, 건강한 온라인 생태계가 무엇인지, 또 어떻게 만들어 갈 것인지를 파악하기 위해 얼굴을 드러내야 한다. 네이버가 숨어 있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3000만 이용자는 점점 멀어질 것이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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