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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태경 바른미래당 의원은 15일 오전 당 원내정책회의에서 ‘반문연대’를 주창하고 있는 이 의원을 이틀 연속 비판했다. 하 의원은 “어제(14일) ‘묻지마 반문연대’는 극우 대야합에 불과하다고 말했다”며 “극우가 보수는 아니다. 극좌 통진당은 심판과 함께 의미 없는 존재가 됐지만 극우는 갈수록 기세를 더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비판은 친정인 더불어민주당에서도 본격적으로 나오기 시작했다. 설훈 민주당 의원은 15일 라디오 인터뷰를 통해 “(이 의원은) 국민의 심판을 받아야 한다”며 “이 의원이 당선될 때 누구로부터 표를 받고 당선됐는지 묻고 싶다”며 부산 출마설이 나오고 있는 이 의원을 공격했다. 이종걸 민주당 의원도 14일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작은 이익에 눈이 멀어 억지명분을 만들어 지지자와 당을 상습적으로 배신하는 자의 비판을 받으니 황당하고 분노스럽다”며 역시 공개 비판했다.
여당뿐 아니라 바른미래서도 우려 목소리
지난 지방선거 참패 이후 바른미래당은 ‘개혁적 보수와 합리적 진보’로 당 정체성을 수정한 상태다. 이 때문에 당 안팎에서는 이 의원의 강성 발언이 바른미래당 정체성과는 거리가 멀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 한 당 관계자는 “사실 당에서는 이언주 의원 자체에 대해 큰 관심은 없는 상태지만 당 이미지에 도움이 안되는 것은 부인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여기에 당 수장인 손학규 대표를 향해 “나는 반문(反文)이다, 손 대표는 친문인지 반문인지, 여당인지 야당인지 분명히 하라”고 말하는 등 발언 수위도 비판과 비난 사이에서 줄타기 중이다. 여기에 이 의원 스스로 박선숙·박주현·이상돈·장정숙 의원 등 비례 4인방처럼 사실상 당 활동을 하지 않는 상태다. 손 대표를 비판했지만 당 채용비리근절특위 위원장을 맡은 지상욱 의원과는 대비되는 모습이다.
‘철새’ 이미지 부담…책잡힐 명분도 안 줘
결국 당에서 퇴출 당하는 모습을 연출해 ‘비련의 보수 여전사’ 이미지를 쌓으려는 것 아니냐는 계산이 나온다.
문제는 명분. 우선 스스로 당을 나가기에는 이미 민주당에서 국민의당(바른미래당의 전신)으로 한 차례 당적을 옮긴 전력이 걸린다. 3년 사이에 당적을 2번 바꿔 ‘철새’ 이미지를 각인시키는 것은 정치적 부담이라는 평가다.
통합을 기치로 당 대표에 오른 손 대표 역시 뚜렷한 명분 없이 이 의원을 내칠 경우 역시 내상을 입을 가능성 크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손 대표가 이언주 의원을 안고 가면 ‘이도 저도 아니다’는 바른미래당의 이미지만 더 굳어질 가능성이 있다”며 “어떤 식으로든 결단이 필요한 시점이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