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모독 발언, 김수환 추기경이 듣는다면…”

김수환 추기경 선종 10주기 추모행사 열려
염수정 추기경 등 3000여명 참석
“김 추기경 가르침 본받아야”
  • 등록 2019-02-17 오전 10:05:27

    수정 2019-02-17 오전 10:05:27

염수정 추기경이 16일 오후 서울 중구 명동성당에서 김수환 추기경 선종 10주기 추모 미사를 집전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이정현 기자] 김수환 추기경 선종 10주기를 맞아 그를 기리는 추모 행사가 열렸다.

천주교 서울대교구는 16일 오후 명동대성당에서 교구장 염수정 추기경 주례로 10주기 추모 미사를 거행했다. 염 추기경은 “김수환 추기경님은 서울대교구 교구장으로서, 또 혼란한 시대에 가야 할 길을 알려주는 우리 민족의 등불로서 빛을 밝혀 주셨다”며 “김 추기경님이 남겨주신 사랑의 가르침을 우리의 삶에서도 본받고자 노력해야한다”고 말했다. 이어 “추기경님은 인간의 삶에서 물질이나 명예, 권력보다 더 중요한 가치인 사랑과 용서, 나눔이 있다는 것을 알게 해 주셨다”며 “오늘날 물질만능주의와 생명을 경시하는 풍조가 만연하고 자신들의 주장만을 일방적으로 주장하는 시대에 더욱더 김 추기경님이 남기신 중요한 정신이 그리운 이유”라고 말했다.

제대 앞에는 사진 대신 김 추기경이 스스로 ‘바보’라고 쓴 자화상이 놓였다. 기도와 강론, 영성체 예식 등에 이어 김 추기경의 모습과 육성 등이 담긴 추모 영상을 상영했다.

이날 주한 교황대사 앨프리드 슈에레브 대주교, 한국천주교주교회의 의장 김희중 대주교를 비롯한 사제들과 이용선 청와대 시민사회수석,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 배우 이윤지, 가수 바다 등 약 3000명이 참석했다.

슈에레브 대주교는 추모식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의 격려와 인사를 전했다. “교황님께서 추기경단 선배이신 김수환 추기경과의 소중한 기억을 많이 가지고 계신다”며 “김 추기경이 보편교회와 이 땅의 민주화 역사에 영혼의 참된 목자로서 이바지하신 특별한 역할을 상기했다”고 말했다.

이어 “김 추기경님께서 그리스도의 제자로서 또 목자로서 남긴 영적, 사회적 유산은 시간이 흘러도 사라지지 않고 한국 교회의 사명을 지속적으로 밝혀 줄 것”이라며 “동정마리아와 주님께서 이 땅의 지속적인 평화와 확고부동한 화해의 여정에 함께 해 주시며 여러분 모두에게 좋은 것으로 갚아주시고 이끌어주시길 빈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김용삼 문화체육관광부 제1차관이 대독한 추모사를 통해 김 추기경을 기렸다. 그는 “독재정권 탄압 속에서 추기경님은 불의한 권력에 맞선 젊은이들을 보호해주셨다”며 “나 역시 천주교정의평화위원회와 천주교인권위원회에서 오래 활동하면서 불의와 타협하거나 힘과 권력에 굴복하지 않는 용기를 배웠다”며 ‘사람이 곧 국가이지, 국민이 국가 아래 있는 것은 아닙니다’는 김 추기경의 말을 가슴에 새기겠다고 했다.

김희중 대주교는 “김수환 추기경은 한국의 가난하고 불의한 역사와 묵묵히 함께하셨다”며 “정치적으로는 장기독재 정권을 계획하는 정부에 대해 그것이 진정으로 국민을 위한 것인지 물으며 시대의 어른으로서 권력에 당당히 맞서셨다”고 회고했다. 이어 근래 일어난 5·18 광주민주화운동 모독 논란과 관련해 “반역사적인 발언을 서슴지 않는 일부 정치인의 모습을 본다면 김수환 추기경께서 어떻게 말씀하실지 궁금하다”고 했다.

김수환 추기경은 1922년 대구에서 출생해 1951년 사제품을 받았다. 1966년 초대 마산교구장을 거쳐 1968년 대주교로 승품한 뒤 서울대교구장에 올랐다. 1969년에는 한국인 최초 추기경으로 서임됐다. 당시 전 세계 추기경 136명 중 최연소였다. 가난하고 소외된 사람들을 위해 헌신한 김 추기경은 독재정권에 맞서 민주화의 등불을 밝히는 등 한국 가톨릭계를 대표하는 지도자이자 종교를 넘어 사회의 큰 어른 역할을 했다. 2009년 2월 16일 선종했다.

고 김수환 추기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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