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호황에..주머니 두둑해진 주택금융공사

출연금·수수료 수입 급증
전세·중도금 등 보증사업 호황
금융기관 출연금 올해만 4700억
지난해말 보유자산 5조9429억
"여유자금으로 저소득층 지원"
  • 등록 2018-10-12 오전 7:00:00

    수정 2018-10-12 오전 7:00:00

[이데일리 이동훈 기자]
[이데일리 박종오 기자] “여유 재원이 넉넉해져서 돈을 어디에 쓸지 고민 중입니다.”

장기 고정금리 주택담보대출과 전세 대출 보증 상품 등을 공급하는 금융 공공기관인 한국주택금융공사가 부동산 경기 호황에 남몰래 미소를 짓고 있다. 은행 등 금융회사가 공사에 내는 출연금과 수수료 수입 등이 늘며 보증 사업에 쓸 수 있는 재원이 많아져서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주택금융공사가 관리 및 운용하는 정부 기금인 ‘주택금융신용보증기금’의 현금 자산 등 보유 자금(주택연금 계정 제외)은 지난해 말 현재 5조9429억원으로 1년 전(5조3475억원)보다 6000억원가량 늘었다.

공사는 기금 보유 자금을 장기 고정금리 주택 대출 상품인 ‘보금자리론’을 제외한 전세 자금 보증, 중도금 보증, 모기지 신용 보증, 건축·개량 자금 보증 등 각종 보증 사업에 쓴다. 민간 대출자가 은행 등 금융회사로부터 전세 보증금이나 아파트 분양 중도금 등 주택 자금을 빌릴 때 지급 보증을 서서 대출이 원활히 이뤄지도록 지원하는 것이다.

현행 주택금융공사법상 공사는 기금 보유 자금의 최대 30배를 보증 사업에 쓸 수 있다. 작년 말 기준으로 보면 최대 180조원 가량을 지급 보증할 수 있다는 얘기다. 다만 공사는 경제 위기 등이 발생할 경우 대출자 대신 금융회사에 갚아야 할 돈이 급증할 가능성이 있는 만큼 실제 보유 자금의 11~15배 정도를 적정 보증 공급 규모로 보고 있다. 작년까지는 기금의 보증 잔액이 약 71조원(보유 자금 약 6조원의 12배)으로 적정 한도를 꽉 채우다 보니 보증 공급도 크게 늘리기 어려운 형편이었다.

그러나 올해는 사정이 달라졌다. 기금의 주요 수입원 중 하나가 주택금융공사가 은행 등 금융기관에 대출금 지급 보증을 서는 대가로 매달 받는 출연금인데, 이 금액이 최근 부동산 경기 호황에 힘입어 많이 늘어나서다. 출연금은 금융기관의 주택담보대출 잔액에 일정 요율을 곱해서 정하는데 빚 내 집 사는 사람이 많아지며 공사가 받는 돈도 덩달아 불어난 것이다.

실제로 금융기관이 낸 출연금은 2015년 7067억원, 2016년 6150억원, 2017년 5726억원 등으로 계속 줄다가 올해 들어 8월까지 벌써 약 4700억원이 걷혔다. 공사는 올해 연간 출연금으로 받는 돈이 7000억원에 약간 못 미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출연금이 큰 폭으로 반등하며 기금에 쌓이는 돈이 많이 불어나게 된 것이다.

달아오른 부동산 경기가 공사 기금 자산에 미치는 긍정적 영향은 또 있다. 경기 호황으로 전세 자금이나 중도금 등 대출 사고가 줄어들면서 공사가 은행 등에 대출자 대신 갚아야 하는 대위 변제 비용이 대폭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 당국이 최근 고(高)소득자가 전세 대출을 받아 집 사는 것을 막겠다며 다주택자의 전세 보증 공급을 전면 중단하고, 고소득 1주택 보유자에게도 보증료를 올려 받기로 하면서 기금의 자금 사정은 더 나아질 예정이다. 나가는 돈은 줄고 들어오는 돈은 많아진다는 이야기다. 공사는 이달 15일부터 집을 두 채 이상 가진 2주택 이상 보유자에게 전세 자금 대출 보증 제공을 중단하고 부부 합산 소득이 연간 7000만원을 초과하는 1주택자(자녀 없음) 등에 부과하는 보증료율의 경우 현재 전세 보증금 4억~5억원 기준 보증금액의 0.25%에서 0.30%로 0.05%포인트 인상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주택금융공사 직원이 돈을 어디에 써야 할지 고민해야 하는 ‘행복한’ 상황이 된 것이다. 공사는 기금의 남는 여유 재원을 저소득층에게 집중적으로 공급하겠다는 방침이다. 주택금융공사 관계자는 “저소득 취약 계층의 전세 대출 보증료를 추가로 인하하고 지원 대상을 더 발굴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며 “금융 당국과 협의를 거쳐 조만간 지원 대책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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