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체인, ‘허가형’과 ‘비허가형’의 차이
블록체인은 흔히 ‘탈(脫) 중앙화’ 기술로 불린다. 특정 중앙 기관의 허가(Permission)를 받을 필요없이 참여자들의 합의(Consensus)에 의해 데이터 전송이 이뤄지는 체계가 기반이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이를 구현하기란 쉽지 않다. 중앙에서 관리하고 허가를 내주는 중앙화 체계가 익숙했던 지금까지의 인류 문명사를 생각하면, 대의 민주주의가 아닌 직접 민주주의에 가까운 이 체계는 생각보다 수용이 쉽지 않다.
그래서 현재까지의 중앙화 개념을 차용해 중간에서 허가를 내주는 식의 블록체인이 등장하기 시작했는데, 여기서 ‘퍼블릭(Public)’과 ‘프라이빗(Private)’ 블록체인이 갈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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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이빗 블록체인은 올해 하반기부터 조금씩 실제 활용 사례가 나오고 있다. 한국 정부의 암호화폐와 블록체인 분리 대응 기조는 여기에서 기인한다.(▶관련 기사)
‘토큰 경제’를 구성하는 핵심 ‘디앱’의 역할
이상 살펴본 개념이 기존 블록체인의 분화 과정에 따른 것이라면, 이제부터 살펴볼 개념들은 블록체인을 실제 환경에 적용하고 구동하는 부분에 해당하는 개념들이다.
먼저 살펴볼 것은 ‘디앱’이나 ‘댑’으로 흔히 발음하는 ‘dApp’이다. 탈중앙화를 의미하는 ‘decetralized’와 응용 프로그램을 의미하는 ‘Application’을 합쳐 줄인 말로, 현재는 주로 이더리움 기반으로 개발된다. 블록체인 상에서 구현되는 실제 서비스를 의미하는 개념이다. 대개 개방형(오픈소스)으로 개발을 진행한다.
가령 블록체인을 통해 사용자 본인여부를 인증하거나 이력 정보를 조회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하는데, 이를 실제로 구현해 이름을 붙인 서비스를 디앱이라고 부를 수 있다.
이런 디앱들이 모이면 토큰 경제(Token Economy)가 된다. 해당 블록체인 내에서 암호화폐(토큰)를 매개로 한 생태계가 조성되는 것이다. 가령 개인이 자신의 자동차에 관한 정보를 제공하고, 이에 대해 토큰으로 보상을 받고 대신 그 정보를 모아 빅데이터로 가공하는 식의 교환이 이뤄지면 그 자체로 하나의 경제가 완성되는데 이를 토큰경제로 볼 수 있는 식이다.
이런 토큰 경제는 각 사업자가 자신들의 서비스에 이용자들이 더 깊게 연관될 수 있도록 유도한다. 이런 차원에서 블록체인을 ‘제2의 인터넷’이라고 부르는 셈이다. 인터넷이라는 네트워크 안에서 구글과 네이버, 페이스북과 카카오 같은 사업자들이 각자의 영역을 구축하듯, 블록체인 생태계에서는 암호화폐를 매개로 보다 강한 유대관계를 만들 수 있는 셈이다.
토큰이랑 코인은 무슨 차이일까
마지막으로 볼 것은 토큰과 코인(Coin)의 차이점이다. 둘 다 국내에서 암호화폐로 번역되지만, 코인은 그 자체로 결제 지불수단이 되는 반면 토큰은 해당 블록체인 내부에서만 통용된다.
다시 말해 코인은 말 그대로 금화나 동전같은 역할(payment)을, 토큰은 기능성(functionality)에 초점을 맞췄다. 과거 ‘버스 토큰’이 버스 탑승 시에는 가치를 인정받지만 다른 곳에서는 사용이 어려웠던 반면, 액면가가 정해진 ‘동전’은 어디서나 사용 가능하다는 점을 생각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