女오너 드라이버 500만명..차 업계 '여심 잡기'

[이데일리 방인권 기자] 배우 구혜선이 ‘더 뉴 스파크(The New Spark)’를 선보이고 있다.

[이데일리 이소현 기자] 자동차를 소유한 여성들이 처음으로 500만명을 돌파한 가운데 여성 오너 운전자가 늘어나면서 자동차업계도 여심(女心) 공략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19일 국토교통부 자동차 등록통계를 조사한 결과 지난 10월 말 기준 개인 명의로 등록된 자동차 중 중 여성 명의는 500만8612대를 기록했다. 여성 자동차 오너가 처음으로 500만명을 넘어 선 것이다.

연령대별로 보면 50대 여성 자동차 오너가 151만5637명으로 가장 많았다. 그 다음으로 40대(140만1976명), 30대(90만3435명) 순으로 경제적 활동이 왕성한 연령대에서 자동차 소유 비중이 높았다. 이밖에 60대(76만4294명), 70대(23만2775명), 20대 이하(19만495명) 순이었다.

여성 오너 비중도 꾸준히 늘었다. 지난해 10월 24.83%에서 지난달 25.14%까지 늘었다. 이는 법인과 사업자를 제외한 수치다. 지역별 여성 오너 비중을 보면 제주가 29.61%로 가장 높고 울산이 21.68%로 가장 낮았다.

올해 여성 고객들에게 부담스럽지 않은 크기와 개성 강한 특유의 디자인이 매력인 소형차들이 인기를 끌었다. 국내 차량 데이터 조사기관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상반기 신규등록된 승용차 가운데 여성들은 소형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 티볼리를 가장 선호했다. 쌍용차 관계자는 “티볼리 출고 고객을 보면 여성은 64%로 남성(36%)보다 많다”며 “젊고 트렌디한 고객, 여성 고객 등 첫 SUV를 소유하고자 하는 고객들에게 어필했다”고 말했다.

다음으로 여성들에게 인기 있는 모델은 준중형차 아반떼, 경차 모닝 순으로 상대적으로 작은 차체, 세심한 수납공간, 가성비 등을 갖춘 모델이 인기를 끌었다. 남성 고객들에게 인기 있는 모델로 싼타페, 그랜저, 쏘렌토 등인 것을 보면 취향 차이를 뚜렷하게 엿볼 수 있었다.

요즘 자동차업계는 광고에 여성 모델을 중심으로 내세우고 있다. 과거 자동차 광고에서는 남성은 운전대를 잡고 있고, 여성은 차의 조수석이나 뒷자석에 아이들과 있는 수동적인 모습으로 그려졌지만, 이제 그런 모습은 옛일이 됐다.

최근 한국GM은 스파크 모델로 배우 구혜선을 기용해 안전도 평가 1등급 등 차량에 대한 부분을 꼼꼼히 비교해 차를 구매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현대차는 i30 모델로 가수 아이유와 배우 유인나를 기용해 2030세대의 당찬 모습을 연출했다.

수입차업계도 볼보 더 뉴 크로스 컨트리에 배우 김혜수, 캐딜락 XT5에 가수 소녀시대 수영 등 여성모델을 적극 활용해 세련된 모습을 강조했다.

최근 포드는 머스탱 여성 오너를 초청해 ‘머스탱 앤드 허 스토리(MUSTANG AND HER STORY)’ 간담회를 개최했다. 근육질의 스포츠카는 남성성이 강한 자동차로 인식되기 쉽지만, 여성들도 편안하게 탈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서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과거 자동차는 남성이 주요 소비 계층이었지만, 최근 들어 여성들의 구매력과 자동차 구매 결정 과정에서의 영향력이 높아졌다”며 “개성을 표현할 수 있는 자동차 컬러를 추가하는 등 여심을 공략하는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는 추세”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