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우한 고립 교민' 송환이 논쟁거리인가

  • 등록 2020-01-28 오전 6:00:00

    수정 2020-01-28 오전 6:00:00

23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1터미널 입국장에서 질병관리본부 국립검역소 직원들이 열화상 카메라로 승객들의 체온을 측정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이정현 기자] “정부가 우한의 교민들을 실어올 전세기 파견을 검토하고 있다. 신중하라.”

‘우한 폐렴’ 공포가 확산하는 가운데 정부가 전세기 파견을 통해 현지 교민 송환을 추진하자 민경욱 자유한국당 의원이 SNS에 남긴 글이다. 이 밖에도 “방역에 구멍이 뚫렸다” “중국 관광객 입국을 즉각 금지하라” “중국인 입장에서는 안전한 한국에 들어오는 게 붐”이라고 썼다. 그는 이틀 새 10개가 넘는 ‘우한 폐렴’ 관련 글을 남겼다.

말마따나 방역에 일부 허점이 생긴 건 맞다. 27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감염된 국내 네 번째 확진환자가 나왔다. 그는 지난 20일 우한시를 방문했으며 닷새 동안 감염 여부를 몰랐던 것으로 확인됐다. 세 번째 확진자는 서울 강남 등 인구밀도가 높은 지역을 활보하다 뒤늦게 감염 사실을 알았다. 정부를 견제해야 할 야당 입장에서는 문제 삼을 만하다.

그러나 현지에 있는 교민들의 송환과 관련해 신중론을 펴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 현재 우한 시는 폐쇄됐으며 의료시스템 역시 마비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600여 명인 것으로 알려진 교민과 유학생은 사실상 패닉 상태에 접어든 도시의 한가운데에 고립됐다. 이중 400여명은 귀국을 희망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정부가 이들을 위한 지원정책 또는 송환을 추진하는 것은 당연하다.

돌아온 우한 교민을 통해 감염병이 국내에 확산할 수 있다는 우려 탓으로 보이나 설득력이 낮다. 긴급 송환 후 국내에서 의료 지원을 받게 하는 게 맞다. 같은 당의 조경태 의원조차 긴급성명을 통해 “우한시와 후베이성에 있는 우리 국민을 안전하게 귀국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중국인의 입국을 막아야 한다는 발언도 적절했는지 의문이다. 특정 국경 폐쇄로 인한 방역효과를 얻기보다는 뒤따르는 부정적 영향이 클 수 있다. 오히려 입국을 금지했을 때 밀입국 등을 통해 우리 방역체계가 무너질 가능성도 있다. 세계보건기구(WHO) 역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와 관련해 이동금지 조치는 취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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