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귀찮고 혼자이고 싶다"...'관태기' 앓는 20대

  • 등록 2017-04-20 오전 6:00:02

    수정 2017-04-20 오전 6:00:02

[이데일리 김수진 인턴기자] 3포 세대, 5포 세대. '헬조선'이라는 암담한 상황을 온몸으로 겪고 있는 20대를 일컫는 말이다. 시간이 지날수록 상황이 나아지면 좋으련만 지금은 '9포 세대'(연애·결혼·출산·내집마련·꿈·희망·건강·외모·인간관계)라고까지 불리고 있다. 

최근 인간관계를 포기하는 이른바 ‘관태기’를 앓고 있는 20대가 늘고 있다.

관태기란 ‘관계’와 ‘권태기’의 합친 말로 ‘(다른 사람과) 관계를 맺는 것에 회의적인 상태’를 뜻한다. 

△불필요한 인간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기 싫다 △새로운 관계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 △주로 혼자 스트레스를 푼다 △가급적 사람이 많은 모임은 피한다 같은 행동을 자주 한다면 '관태기'라고 볼 수 있다.

관태기의 주요 원인으로 인간관계에 대한 스트레스가 꼽힌다. 

자신을 스스로 관태기라 칭하는 노태현(가명)씨는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것도 어색한데 ‘스트레스를 받으면서까지 인맥을 만들 필요가 있나’라는 생각이 든 후 모임에 가는 것을 꺼리게 됐다”고 밝혔다. 

대학내일20대연구소가 2016년 20대 남녀 643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관태기를 겪고 있는 20대의 인간관계 인식 및 실태’에 따르면 ‘처음 만났거나 그리 친하지 않은 사람들과의 만남을 의도적으로 피한 적 있다(50.1%)’, ‘대화가 끊겼을 때 불안감을 느낀다(41.7%)’라고 응답했다. 

관계를 맺고 이어나가야 한다는 부담이 관태기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혼술, 혼밥 등 ‘나홀로 문화의 확산’은 20대들이 관태기에 빠지는데 일조하고 있다. 

노씨는 “요즘은 혼자서 밥을 먹거나 전시회를 가도 눈총을 주지 않아 편하다”며 “불편한 사람들과 어울리는 것보다 오히려 혼밥(식사)·혼영(영화)이 좋다”고 덧붙였다. 

대학내일20대연구소의 같은 조사에서 20대 10명 중 7명은 ‘혼자 있는 시간을 선택한다’고 밝혔다. 하루 평균 혼자 보내는 시간은 평일 4.7시간, 주말 6시간이었고 이 시간을 ‘편하다'(37.6%), ‘자유롭다'(29.7%)라고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재흔 대학내일20대연구소 연구원은 “(20대의 관태기는) 가치관의 변화와 달라진 라이프 스타일 방식이 원인이지만, 현재 20대들의 삶이 팍팍하고 여유가 없는 것도 큰 이유”라고 분석했다. 

'헬조선'이라는 말로 대표되는 현실과 앞날에 대한 불안이 사라지지 않는 한 '관태기'를 앓는 20대 청춘들은 계속 늘어날 전망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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