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분기 영업이익 전망치, 종전보다 1.8조↓
16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삼성전자 주가는 지난 14일 장중 3만8700원을 기록해 2017년 3월 2일(3만8420원) 이후 최저치를 찍었다. 19개월만에 가장 밑으로 떨어진 것이다. 삼성전자 주가는 9월부터 줄곧 내리막을 걷기 시작했다. 8월말 이후 석 달 반만에 주가가 19.6% 하락했다. 9월엔 4.13%, 10월 글로벌 증시 폭락장에선 8.72%까지 각각 미끄러졌다. 이후 소폭 반등하는 듯 했으나 11월 역시 1.30%가 더 떨어졌다. 이달 들어선 6.93% 하락했다. 10월 폭락장에 맞먹는 하락세다.
그동안 증권가에선 삼성전자의 예상 실적 대비 주가가 저평가됐다고 주장해왔지만 투자자들은 저가 매수보다 실적 하향 조정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10월 폭락장 이후에도 외국인과 기관투자가는 이달 14일까지 삼성전자를 각각 3700억원, 1600억원 순매도했다.
박유악 키움증권 연구원은 “현재 디램(DRAM) 업황은 매우 어려운 상황”이라며 “갑작스레 발생한 PC용 CPU 공급 부족과 국내외 클라우드(Cloud) 서버 장애로 인한 서버용 신규 CPU 대기 수요 증가가 반도체 하락 사이클 초기의 수요 급락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PC·서버용 CPU 세계 1위 업체인 인텔이 올해 초 CPU 보안 결함 문제 해결을 위해 반도체 설계를 변경하면서 CPU 공급 부족 사태가 벌어지고 있다. PC와 서버 제조사들은 CPU 수급 차질로 출하량을 늘리기 어려워지면서 메모리 반도체 수요에도 악영향을 미치는 형국이다. 이에 따라 메모리 반도체 수요 하락이 디램 가격 하락 기대감을 키우고 이는 또 다른 구매자들의 재고 축적 수요 지연으로 이어져 수요가 악순환에 빠진 상태다.
하이투자증권은 4분기 디램과 낸드(NAND)의 전분기 대비 평균판매단가 하락률이 기존 7%, 15%에서 10%, 20%로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출하증가율은 5%, 9%에서 0%, 1%로 하향 조정된다. 가격은 더 떨어지는데 예상보다 팔리지도 않는 꼴이다.
내년 실적 전망치도 하향 조정..상저하고는 유효
반도체 업황의 깊은 골은 내년 실적에도 악영향을 줄 전망이다. 송명섭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내년 1분기 및 내년 전체 영업이익 전망치 역시 각각 13조6000억원, 54조9000억원에서 11조7000억원, 49조4000억원으로 하향 조정한다”고 밝혔다. 이어 “내년 반도체 부문 영업이익은 올해 46조7000억원에서 32% 감소한 31조800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한다”며 “디램의 내년 1분기 평균 단가 낙폭은 올 4분기보다 더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다만 내년 상저하고(上低下高)의 실적 흐름은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최도연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내년 반도체 수요 증가율은 상저하고가 뚜렷할 것”이라며 “PC는 내년 1분기 인텔의 CPU 공급 부족 해소로, 모바일은 내년 2분기 탑재량 증가로, 서버는 내년 3분기 데이터센터 최적화 마무리로 설비투자가 재개된다”고 말했다. 김운호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분기 영업이익이 1분기까지 감소하다 내년 2분기부터 반등할 것”이라며 “현 주가는 반도체 산업에 대한 우려가 지나치게 반영돼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