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윽박’,‘강압’, ‘청취’..네이버·삼성·통신사를 대하는 국회의 태도

  • 등록 2018-10-27 오전 5:22:44

    수정 2018-10-27 오전 5:36:37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26일 과기정통부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한 기업인들. 왼쪽부터 박정호 SK텔레콤 사장, 하현회 LG유플러스 부회장, 이해진 네이버 GIO(글로벌투자책임자), 고동진 삼성전자 사장, 최창희 공영홈쇼핑 대표다. 뉴스1 제공
26일 진행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종합감사장. 이해진 네이버 GIO(글로벌투자책임자), 고동진 삼성전자 사장, 박정호 SK텔레콤 사장, 하현회 LG유플러스 부회장 등 대한민국의 내로라할 기업인들이 증인으로 나왔습니다.

그런데 국회의원들의 태도는 달랐습니다. 이해진 GIO에게는 자유한국당의 윽박이 쏟아졌고, 더불어민주당 의원 한 명도가짜뉴스 대책에 대한 답변을 끌어내려는듯 네이버의 뉴스 정책을 비판했습니다.

한국당 의원들은 드루킹 댓글조작 사건을 분풀이하듯 이 GIO에게 질의를 쏟아냈고, 네이버가 베타로 선보인 모바일 첫화면 개편이나 뉴스 댓글 언론사 지정 정책도 만족할 수 없다고 질타했습니다.

이해진 GIO는 “매크로는 대단한 기술은 아니나 (100%) 막을 방법은 없다, (그래서)우리가 뉴스 배치를 편집하지 않거나 홈페이지 첫 화면에서 뉴스를 빼려는 것”이라고 답했지만, 김성태 의원은 “첫 화면 왼쪽에 쇼핑·N페이와 오른쪽에 뉴스·콘텐츠 마크가 생긴 것이 맞는 것이냐”고 몰아붙였고, 윤상직 의원은 “삼성공화국이 아니라 네이버공화국”이라고 날을 세웠습니다.

한국당 의원들의 주장은 참여민주주의의 공론장이 된 네이버가 져야 하는 사회적 무게로 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 구글·페이스북과 경쟁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혁신기업에게 너무 가혹하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습니다.

이해진 GIO가 말했듯이, 구글도 뉴스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고, 국내 커머스 시장은 이베이 같은 글로벌 기업이 1등인데, ‘한국의 아마존이 되고 싶다’는 네이버의 사기를 무참하게 짓밟는 일이 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온도 차가 났지만 더불어민주당 가짜뉴스대책 단장인 박광온 의원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이해진 GIO가 “(정부의 가짜뉴스대책에는) 사용자의 이익침해가 없고 글로벌 회사들과 공정한 규제가 가능해야 한다”고 하자, “언론사에 선택권을 준 건 책임회피 아니냐. 결국은 아웃링크로 가야 한다”고 압박했습니다.

이 GIO는 나름 당당하게 답했지만, 4차 산업혁명을 이끈다는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의원들의 발언들을 보면 정치가 정책을 삼키는 여의도의 현주소를 절감할 수밖에 없습니다.

삼성전자 고동진 사장은 어땠을까요. 이 GIO보다 무게감 있게 답변했지만, 국회의원들의 강압적인 질문을 피해 갈 순 없었습니다. 심지어 똑같은 질의 내용에 대해 답을 바꿔야 하는 상황이 오기도 했죠.

고 사장은 신용현 바른미래당 의원의 단말기 분리공시제(단통법상 제조사 지원금과 이통사 지원금을 나눠 공시하는 것)에 대한 질의에 “법제화된다면 따르겠지만 제조사입장에선 마케팅비를 공개하라는 것이다. 말이 안 되는 이야기다”라고답했다가, 김경진 민주평화당 의원이 압박하자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고 수위를 바꿀 수밖에 없었습니다.

다만, 그는 완전자급제를 법제화하기 전에 제조사들과 협의해 자급제 단말기 출시를 늘리겠다고 유영민 장관이 발언하자, (바로 뒷자리에서) 몸을 숙여 귀 기울이는 등 다소 여유로운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습니다. 화웨이와의 5G 기술력 차이를 묻는 질의에도 “기술력에서는 (우리가) 자신 있다고 말할 수 있다”고 자신감을 드러냈죠.

네이버와 삼성전자는 모두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기업인데, 경륜(?)의 차이 때문인지 이 GIO와 고 사장의 답변 분위기는 사뭇 달랐습니다.

증인 선서 중인 이해진 네이버 창업자(앞줄 왼쪽에서 세번째)가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왼쪽에서 첫번째), 하현회 LG유플러스 부회장(왼쪽에서 두번째)와 고동진 삼성전자 사장.
박정호 SK텔레콤 사장과 하현회 LG유플러스 부회장은 크게 질책받지 않고 하루를 보냈습니다. 올해 국감 이슈가 드루킹 사태와 단말기 가격 인하로 모인 이유때문입니다.

로밍요금 추가 인하(신용현 바른미래당·김경진 민주평화당) 요구를 받았고, 알뜰폰과 같이 쓸 수 있는 ‘듀얼심(eSIM)’을 막지 말라는 견제(김경진)도 받았지만, 요청 차원이었죠.

댓글 여론이 들끓는 화웨이 5G 보안 장비를 채택한 LG유플러스에도 보안 대책을 차분하게 묻는 질의(박선숙 바른미래당·윤상직 자유한국당·김경진)가 이어졌습니다.

이날 과방위 여야 의원 중 이해진 GIO에게 제대로 된 발언기회를 준 사람은 이철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유일했습니다. 이 GIO는 “구글 같은 회사들이 1등을 너무 잘해 살아남으려면 다른 나라와 협력해야 한다고 본다. 그래서 유럽과 협력하고 있다. 감사하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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