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外전外설]지소미아 전략은 실패했다

日 타격 없이 한·미관계 위협
이해당사자 美 동의없이 성급한 결정
美 적극적 개입 기대했으나 되레 철회 압박
  • 등록 2019-11-16 오전 9:00:00

    수정 2019-11-16 오전 9:00:00

문재인 대통령이 15일 청와대에서 마크 에스퍼 미국 국방장관과 면담 전 인사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하지나 기자] 한·일 정보보호협정(GISOMIA·지소미아)의 공식적인 종료가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지난 8월23일 우리 정부가 지소미아 종료를 일본에 통보했고, 그로부터 3개월이 지난 오는 23일 0시부터 공식적으로 효력이 발생하게 되는 것인데요.

지금으로서는 지소미아 종료가 예정대로 진행될 가능성이 커 보입니다. 우리 정부는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를 철회할 경우 지소미아 종료를 재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이지만, 정작 일본은 수출 규제를 철회할 생각이 손톱만큼도 없어 보입니다.

일본은 공식적으로 인정하지는 않지만 일본의 수출 규제는 우리 재판부의 강제징용 판결에 대한 보복성 조치였기 때문입니다. 여러가지 문제가 복잡하게 얽혀 있는 상황에서 단순히 지소미아 문제만 분리해서 논의하는 것 자체가 현실적으로는 불가능해보입니다.

지소미아 종료 결정 이후 지난 3개월의 시간을 되돌아보면 한마디로 혼돈의 소용돌이였습니다. 미국은 이례적으로 “강한 우려와 실망”이라고 표현하며 강력하게 반발했습니다. 일각에서는 한미동맹 이상설까지 흘러나왔을 정도였습니다.

우리 정부 역시 적잖이 당황했던 것 같습니다. 국민적 우려를 잠재우고자 사전에 미국과 충분히 소통했다는 점을 재차 강조했습니다.

하지만 정부의 해명과는 달리 지소미아 연장을 위한 미국의 회유와 압박은 계속됐습니다. 지금까지 미국의 발언들을 종합해보면 ‘한·일간 역사적 문제는 양국이 알아서 풀어야할 부분이고 우리가 관여할 바가 아니다. 다만 중국과 북한에 이득이 될 수 있는 지소미아 종료는 무조건 철회하라’는 것으로 해석됩니다.

정부는 지소미아 종료의 부수적 효과로 미국의 적극적인 개입을 기대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이는 우리를 옥죄는 부메랑으로 되돌아왔습니다. 미국은 일본을 설득하기는 커녕 우리에게 지소미아 종료 철회를 요구하고 있으니깐요. 정작 일본은 ‘강건너 불구경’하듯 느긋해 보입니다. 오히려 지금과 같은 상황을 즐기고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말로는 동맹을 외치며 한국만을 압박하는 미국이 괘씸하기도 하지만, 자국의 이익을 위한 그들의 행보를 무조건적으로 비난하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되레 우리가 조금 더 철저하게 준비하지 못한 것은 아닌지, 이해당사자인 미국을 제대로 설득하지 못한 채 성급하게 결정한 것은 아닌지 생각해보게 됩니다.

돌이켜보면 지소미아 종료는 실패한 전략이라는 생각입니다. 지소미아 종료가 그당시 우리에게 통쾌함을 안겼을지 모르겠지만 3개월이 지난 지금 일본에게는 별다른 충격도 주지 못한채 한·미 관계를 위협하는 골칫덩어리로 전락했습니다.

문제는 지소미아 종료 이후에도 그로 인한 파장은 고스란히 우리의 몫이 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우리 정부는 지소미아 종료를 결정하면서 국익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우리 정부가 말하는 국익이라 함은 무엇을 말하는 것이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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