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약개발 돋보기]1.4조 기술수출 역사 쓴 유한양행 '레이저티닙'

글로벌 3조 시장 독점하는 ‘타그리소’와 경쟁할 대항마
2015년 10억원에 사들여 1상·2상 진행…조단위 기술수출 쾌거
기존 약 내성 생긴 암 환자에게 효능·안전성 입증
뤄신과 계약 해지 이후 ‘와신상담’…혁신신약 가치 입증
  • 등록 2018-11-10 오전 4:00:00

    수정 2018-11-11 오전 8:18:55

[이데일리 김지섭 기자]유한양행(000100)이 지난 5일 미국 존슨앤존슨 자회사 얀센 바이오텍에 12억 5500만달러(약 1조4030억원) 규모로 기술수출한 표적항암제 ‘레이저티닙’(YH25448)은 세계적인 혁신신약과 맞붙을 것으로 보이는 후보 물질입니다.

레이저티닙은 암세포 성장에 관여하는 신호전달 물질인 ‘상피세포 성장인자 수용체’(EGFR) 돌연변이인 ‘T790M’ 만을 골라 억제하는 표적항암제로, 기존 치료제의 부작용과 내성 문제를 극복한 3세대 약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한미약품의 비슷한 방식으로 항암제 ‘올무티닙’을 개발했지만 현재는 개발을 중단했습니다.

레이저티닙의 경쟁약물로 평가받는 영국 아스트라제네카의 ‘타그리소’(성분명 오시머티닙)는 현재 3조원 규모의 전 세계 시장을 독점하고 있습니다. 얀센 바이오텍이 타그리소에 대항할 약으로 레이저티닙을 골라 거액에 사들인 것입니다.

레이저티닙은 유한양행이 처음부터 발굴·개발한 약은 아닙니다. 유한양행이 지난 2015년 7월 오스코텍의 미국 자회사 젠오스코로부터 계약금 10억원을 주고 레이저티닙을 들여왔습니다. 막 동물실험을 마친 레이저티닙을 확보한 유한양행은 오스코텍과 공동으로 임상 1상과 2상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임상 중간결과에 따르면 레이저티닙은 EGFR 타이로신 인산화 효소(TK) 억제제에 내성이 생긴 비소세포폐암 환자에서 상당한 효능과 안전성을 보였습니다. 치료 전과 치료 후를 비교했을 때 종양 크기가 30% 이상 감소한 객관적 반응률이 66%에 달한 것입니다. 용량을 높인 2상에서 반응률은 71%로 확인됐습니다. 경쟁약 타그리소의 임상 3상에서 나온 객관적 반응률인 77%과 유사한 수준입니다. 안전성에서도 중증 부작용 발현율이 적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또 레이저티닙은 뇌 혈관장벽(BBB)을 비교적 수월하게 통과하기 때문에 높은 발병율에도 불구하고 효과적인 치료제가 없는 뇌 전이성 비소세포폐암 환자에서도 우수한 약효를 기대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유한양행은 이 같은 연구결과를 지난 9월 캐나다에서 열린 ‘세계폐암학회’에서 발표해 큰 주목을 받았습니다.

레이저티닙이 이번 성과를 거둔 것은 유한양행이 개발을 포기하지 않고 후속 임상을 끈기있게 추진해왔기 때문입니다. 지난 2016년 7월에는 중국 제약사 뤄신에 계약금과 단계별 로열티 등을 포함해 총 1억2000만달러 규모로 레이저티닙을 기술수출 하기도 했지만, 뤄신은 같은 해 12월 돌연 계약을 해지했습니다. 뤄신은 세부계약사항 합의를 앞두고 성실히 협상에 임하지 않고 기술자료를 일방적으로 요구하는 등 비협조적인 태도를 보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러나 유한양행은 계약 해지 후에도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임상 1상과 2상 계획을 승인 받아 레이저티닙의 가치를 입증했습니다.

한편 이번에 체결한 기술수출 계약에 따라 얀센 바이오텍은 레이저티닙에 대한 전 세계에서의 독점권을 갖고 향후 임상과 허가, 생산, 상업화를 진행합니다. 다만 국내에서의 권리는 유한양행이 유지합니다. 유한양행과 레이저티닙에 대한 권리를 공동으로 갖고 있는 오스코텍과 제노스코도 총 기술수출액과 경상기술료(로열티)의 40%를 분배 받을 예정입니다.

유한양행 CI(자료=유한양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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