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정은 작가 "촛불 광장에 있던 우리…'혁명'의 의미 탐구했죠"

4년 반 만에 신작 '디디의 우산' 펴내
'd'와 '아무것도 말할 필요가 없다' 2편 엮어
"현실의 영향 가장 강하게 받은 작품"
차기작은 '요괴 이야기 '쓰고파
  • 등록 2019-03-19 오전 8:08:56

    수정 2019-03-20 오전 8:44:31

황정은 작가(사진=창비).


[이데일리 이윤정 기자] “촛불 시위가 벌어졌던 광화문 광장엔 ‘우리’도 있었지만 혐오와 배제도 있었다. 그 광장에 있던 개인에 대해 말하고 싶었다.”

소설가 황정은(43)이 4년 반 만에 신작 ‘디디의 우산’(창비)으로 돌아왔다. 출판시장이 전반적인 침체를 겪는 상황에서도 출간 한 달여 만에 1만5000부가 팔려나갔을 정도로 인기몰이 중이다. 황 작가는 “최근 한국 사회의 구성원에게 강한 영향을 미친 사건들이 등장한다”며 “현실의 영향을 가장 강하게 받은 작품”이라고 소개했다.

‘디디의 우산’은 김유정문학상 수상작 ‘d’(발표 당시 제목 ‘웃는 남자’)와 ‘문학3’ 웹 연재시 뜨거운 호응을 얻었던 ‘아무것도 말할 필요가 없다’ 등 연작 성격의 중편 2편을 묶은 소설집이다. 인물과 서사는 다르지만 시대상과 주제의식을 공유한다. 황 작가는 “독자들이 이 책을 통해 각자의 경험과 기억들을 만나게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2014년 세월호 참사와 2016~2017년 촛불혁명이라는 사회적 격변을 배경에 두고 개인의 일상 속에서 ‘혁명’의 새로운 의미를 탐구했다. ‘d’가 혁명의 시작을 말한다면 ‘아무것도 말할 필요가 없다’는 혁명 이후를 논한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헌법재판소에서 파면 결정을 받던 날, 주인공 ‘나’가 떠올린건 혐오와 차별의 기억들이다.

“‘d’를 쓸 때는 2015년 4월 18일을 계속 생각했다. 시위대가 처음 경찰 차벽을 뚫고 광화문 앞까지 간 날이었다. 세상이 이미 변했다는 답을 듣기에는 너무 가혹한 삶을 사는 사람들이 여전히 있다. 한동안 가방에 노란리본을 달았다는 이유로 공격당하는 분위기도 있었다. 지난 10년은 많은 이들이 광장을 경험한 시간이었다. 한국 사회가 그 속의 개인, 특수성, 소수자성도 함께 생각할 준비를 갖춰가고 있다고 생각한다.”

황 작가는 장편소설 ‘계속해보겠습니다’ ‘百의 그림자’, 소설집 ‘파씨의 입문’ ‘아무도 아닌’ 등으로 넓고 탄탄한 독자층을 형성해왔다. 최근엔 ‘가부장제’와 ‘여성주의’에 관심을 갖고 있는데, 차기작으로는 ‘요괴 이야기’를 쓰고 싶다고 했다.

“가장 많이 생각하는 것이 곧 소설이 된다. 가부장제가 지금 한국 사회에서 어떤 모습인가를 생각하고 있다. 첫 번째 단편은 얼마 전에 발표를 했고, 다음 단편을 준비하고 있는데 이 작업을 마치고 나면 요괴 이야기를 쓰고 싶다. ‘디디의 우산’ 속 디디처럼 나도 ‘작은 것 속에 큰 것이 다 있다’고 믿는다. 가급적 오래 글을 쓰다가, 너무 무감해지고 부주의해지면 미련없이 그만둘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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