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의 입법보고서]女화장실의 긴 줄…“변기설치 기준 세분화해야”

입법조사처 ‘공용화장실 여성 편의성 제고 개선과제’ 보고서
한국, 남녀 변기 비율에 초점…의무설치 규정 9월 삭제 예정
“공용화장실 설치 규정, 용도·이용자수 따라 세분화해야”
  • 등록 2019-02-16 오전 8:15:38

    수정 2019-02-16 오전 9:08:44

미국 변기 설치 권고기준(출처 = 입법조사처)
[이데일리 조용석 기자] 한국의 화장실은 이제 세계 어디와 비교해도 부끄럽지 않을 만큼 깨끗해졌지만 여전히 반복되는 문제가 있다. 사람이 붐비는 곳마다 어김없이 발생하는 여성화장실의 긴 줄이다.

지난 8일 국회입법조사처 정치행정조사실 안전행정팀 정재환 입법조사관보가 발간한 ‘공용화장실의 여성 이용 편의성 제고를 위한 개선과제’라는 연구보고서(이슈와 논점)에 따르면 한국은 미국·영국 등과 비교할 때 남녀 화장실 설치 기준의 세분화가 부족하다.

먼저 연면적 2000㎡ 이상 건축물에 대부분 적용되는 ‘공중화장실 등에 관한 법률(공중화장실법)’에 따르면 한국은 여성화장실의 대변기수와 남성화장실 대·소변기수의 비율이 1:1 이상이 되도록 규정한다. 또 수용인원 1000명 이상 공연장·극장 또는 연평균 1일 편도 교통량 5만 이상 고속도로 휴게소는 여성화장실 대변기수가 남성화장실 대·소변기 수의 1.5배 이상이 돼야 한다고 규정돼 있다.

공중화장실법 시행령 별표에는 최소 의무설치 규정도 있다. 1:1 비율을 적용받는 화장실의 경우 남성은 대변기 2개와 소변기 3개 이상, 여성화장실은 대변기 5개 이상을 설치토록 한다. 또 1:1.5 비율을 적용받는 화장실의 경우 여성화장실은 대변기 8개 이상을 설치해야 한다.

해외의 경우 남녀 변기 설치 비율에 초점을 맞춘 우리보다 설치규정이 훨씬 세분화 돼 있다.

미국 공용화장실 규정의 기준이 되는 국제코드위원회(ICC)에서 만든 국제배관코드(IPC)에 따르면 극장·공연장·전시회장 등의 경우 남성은 이용객 125명당 1개 여성용 65명당 1개의 변기를 설치토록 규정한다. 다른 용도의 건축물 기준 역시 남녀 단순 비율이 아닌 인원에 따른 설치 규정으로 세분화 했다.

영국의 국가표준기구인 영국표준협회의 건축표준(BS 6465)도 마찬가지다. 상점 등의 변기 설치 기준은 여성 대변기는 500명까지 100명당 1개 이후 200명당 1개씩 추가토록 기준을 마련했다. 중국 역시 건축물의 용도 및 이용자수에 따라 설치 수량을 세분화 했다.

정 조사관보는 “공용화장실 설치 규정을 시설 용도별, 이용자수에 따라 세분화해 정할 필요가 있다”며 “건물의 용도나 입점 시설의 종류에 따라 방문객의 주요성별이나 이용자수에 차이가 있음에도 최소 설치 의무수량과 남녀별 비율만을 일률적을 정하고 있는 우리나라의 기준은 해외 사례와 비교해, 일반 통념으로도 이해되기 어렵다”고 말했다.

또 “여성변기수를 지금의 기준(1:1 또는 1:1.5)에서 대폭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해야한다”며 “여성 변기 비율이 약 1.5~2배 되도록 요구하는 국제적인 추세, 남녀간 화장실 사용시간 차이 등을 볼 때 여성변기 비율이 남성의 62%에 불과한 우리나라의 현실을 감안하면 강화된 규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 조사관보는 최소 의무설치를 규정한 시행령 별표가 올해 9월 삭제된다는 점을 언급하며 “규정이 삭제되면 여성 의무설치 비율 규정만 남게 된다”며 “여성 화장실의 변기수를 늘리는 것이 아니라 남자 화장실의 변기수를 줄이는 편법이 악용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국회입법조사처는 입법 및 정책과 관련된 사항을 조사·연구하고 그 결과를 국회에 제공하기 위해 2007년 설립된 기관입니다. 매주 두꺼운 입법·정책보고서부터 현안을 무겁지 않게 분석한 ‘이슈와 논점’ 등 다수의 연구보고서를 발간합니다. 이데일리는 이중 재밌고 주목할 만한 연구보고서를 소개할 예정입니다. 소개된 연구보고서는 모두 국회입법조사처 홈페이지에서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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