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진영이 24일(현지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뱅크 오브 호프 파운더스컵에서 우승한 뒤 트로피를 들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LPGA)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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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스타in 임정우 기자] 16번홀. 290야드의 짧은 파4홀에서 고진영(24)의 또 하나의 버디 기회를 잡았다. 고진영이 류유(중국), 카를로스 시간다(스페인) 등과 함께 우승 경쟁을 벌이고 있는 만큼 반드시 버디가 필요했다. 침착함이 무기인 고진영은 다시 한 번 집중력을 발휘했다. 페어웨이에서 웨지로 친 공은 홀 옆 약 1.5m 거리에 멈췄고 버디로 마무리하며 1타 차 우승을 확정지었다.
고진영은 25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의 와일드 파이어 골프클럽(파72)에서 열린 뱅크 오브 호프 파운더스컵(총상금 150만 달러) 마지막 날 4라운드에서 7언더파 65타를 몰아쳐 합계 22언더파 266타로 류유, 제시카 코르다, 넬리 코르다(이상 미국), 시간다 등을 제치고 짜릿한 역전 우승을 차지했다.
경기 후 고진영은 “대회 마지막 날 우승에 대한 생각을 버리고 경기에만 집중한 것이 4타 차를 뒤집고 우승을 차지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며 “미국에서 열린 대회에서 첫 우승을 이루게 돼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LPGA 투어 통산 3승째를 거둔 고진영이지만 미국에서 열린 대회를 제패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는 LPGA 투어 비회원 자격으로 출전한 2017년 10월 인천에서 열린 KEB하나은행 챔피언십에서 첫 승을 거뒀고 지난해 2월 LPGA 투어 신인으로 처음 출전한 대회인 호주여자오픈에서 정상에 올라 2승을 기록했다.
그는 “미국에서 거둔 첫 승이라 남다른 의미가 있는 것 같다”며 “지난해 호주여자오픈 이후 우승이 나오지 않아 자신감이 떨어져 있었는데 이번 대회를 통해 다시 자신감을 찾게 됐다”고 해맑게 웃었다.
고진영이 역전 우승을 차지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건 정확한 아이언 샷이다. 그는 이날 그린 적중률 88.88%의 컴퓨터 아이언 샷을 앞세워 보기 없이 버디 7개를 낚아챘다. 그는 “지난 겨울 열심히 연습한 결과가 나타나기 시작한 것 같다”며 “아직 100% 실력을 발휘하지 못했지만 굉장히 만족스러운 경기를 했다”고 말했다.
우승 상금으로 22만 5000달러를 받은 고진영은 CME 글로프 포인트에서도 2위로 도약했다. 올 시즌 4개 대회에 출전한 고진영은 혼다 LPGA 타일랜드를 제외하고 나머지 3개 대회에서 모두 톱3 이상의 성적을 거뒀다. 그는 “시즌 초반 상승세를 이어가기 위해서 스윙과 퍼트 점검을 더 꼼꼼히 할 생각이다”며 “이제 시즌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만큼 계속해서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고진영은 LPGA 투어 창립자들에게 감사함을 표하기도 했다. 그는 “13명의 창립 멤버가 있었기 때문에 지금 LPGA 투어 생활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LPGA 투어를 위해 많은 힘을 쏟아주셔서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