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직장은 옛말'…5대 시중은행, 올해 1585명 짐쌌다

올 10월말 현재 정년퇴직 ‘65명’ ·명퇴 ‘1520명’
연말 희망퇴직 시행 예고...2000명 넘어설 전망
  • 등록 2018-11-13 오전 7:54:46

    수정 2018-11-13 오전 9:56:29

자료: KB국민·신한·우리·KEB하나·NH농협·IBK기업 등 주요 6개 은행
[이데일리 유재희 기자] “희망퇴직 대상자에게 퇴직금을 많이 주면 10명이 퇴직할 때 젊은 사람 7명을 채용할 수 있다. 청년층 일자리 창출을 위해 은행들이 눈치 보지 말고 적극적으로 희망퇴직을 해야 한다.” (최종구 금융위원장)

희망퇴직을 권하는 사회가 되고 있다. 정년퇴직은 더 이상 명예로운 퇴임, 축복받은 은퇴가 아닌 부끄럽고 미안한 일이 돼버렸다. 최근 은행권에서도 임금피크제에 진입한 직원들이 희망퇴직을 선택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자발적 선택이지만 은행들이 희망퇴직을 선택해 조직을 떠나도록 유도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13일 이데일리가 KB국민, 신한, 우리, KEB하나, NH농협, IBK기업 등 주요 6개 은행을 대상으로 연도별 퇴직자 현황을 분석한 결과 매년 수천 명이 희망퇴직으로 은행을 떠나고 있는 가운데 올 들어서도 약 1520명이 희망퇴직한 것으로 집계됐다. 연말에 일부 은행이 희망퇴직을 시행할 계획이 있다는 점에서 2000명을 훌쩍 넘어설 전망이다.

반면 이들 은행에서 올해 정년을 채워 짐을 싼 정년퇴직자는 65명에 불과했다. 은행별로 많게는 30여명인 곳도 있었지만 정년퇴직자가 없거나 2~15명 수준에 그쳤다.

은행권이 임금피크제 적용자 등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정례화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러한 현상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실제 지난 2015년 노사 간 합의에 따라 매년 임금피크제 적용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하는 국민은행은 연말에도 희망퇴직 신청을 받는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희망퇴직 신청을 받아 올해 초 400명 정도를 내보냈다. 올 연말·연초 희망퇴직 규모나 시기는 아직 미정이지만 작년 수준일 것이란 게 업계 분석이다. 신한은행도 매년 부지점장급 이상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고 있다. 그 결과 2015년 310명, 2016년 190명, 지난해 280여명, 올해 700여명이 은행을 떠났다. 하나은행과 우리은행도 올해 각각 340여명, 70여명이 짐을 쌌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근로자의 정년 보장을 위해 도입한 임금피크제가 희망퇴직 창구로 전락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임금피크제는 근로자가 일정 연령까지 고용을 보장받는 조건으로 임금을 차츰 줄여나가는 제도다.

지난해 희망퇴직한 전직 은행원은 “마음 같아선 임금을 줄이더라도 일할 수 있을 때까지 근무하고 싶었지만 젊은이들에게 일자리를 비켜주지 않는다는 낙인과 희망퇴직을 바라는 조직의 분위기 속에서 정년까지 버틸 자신이 없었다”며 “퇴직 후 삶이 녹록지는 않지만, 다시 선택할 수 있다고 해도 희망퇴직을 할 수밖에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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