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는 최근 삼성과 3연전에서 두 외국인 투수 레이예스와 울프가 실망스런 모습을 보였다.
18일 선발로 나선 레이예스는 6회 박석민에게 시속 147km짜리 직구를 머리에 맞혀 올해부터 바뀐 규정에 따라 자동퇴장을 당했다. 시즌 2호 헤드샷퇴장이었다.
더 문제가 됐던 건 그 이후 행동이다. 레이예스는 박석민을 맞히고 나서 사과의 표현없이 그라운드를 내려왔다. 박석민이 더그아웃에서 한 동안 분을 삭히지 못한 모습을 보인 것도 그 때문이다. 시즌 1호 퇴장 주인공인 옥스프링의 행동과도 다른 모습이었다.
고의성까지 의심받았던 이유다. 레이예스는 인성까지 언급되며 비난을 받아야했고 급기야 9실점한 책임까지 물어 다음 날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됐다.
레이예스가 엔트리에서 빠진 날, 이번엔 울프도 돌발행동으로 빈축을 샀다. 3회 볼 판정에 불만을 표시한 것. 최수원 구심과 심각한 상황까지 갔을 정도였다. 결국 이를 말리려던 이만수 SK 감독이 퇴장을 당하는 사건까지 빚어지고 말았다. 팀도 그 이닝에 대거 점수를 뺏기며 패했다.
특급 용병이라 평가받았던 스캇을 너무 자유롭게 풀어주면서 외국인 선수 관리 자체가 힘들어졌다는 뜻이다.
스캇은 메이저리그(MLB) 통산 135개의 홈런을 친 경력으로 외국인 타자들 중 가장 큰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선수 중 하나다. 그렇다보니 스캇의 이름값에 많이 휘둘릴 수 밖에 없었다. 그는 한국식 훈련에 익숙해지려고 노력하기보단 자신의 스타일을 고수했다. 코칭스태프 역시 그를 존중했고 새로운 훈련 방식을 배우려는 선수들도 있었다.
훈련 방법과 훈련 시간 등 많은 것들을 스캇 자율에 맡겼다. 메이저리그에서 해 온 대로 해도 좋다고 했다. 그러나 이 같은 방식은 결과적으로 좋지 못한 방향으로 흘러갔다.
시즌 초 문학구장에서 투수, 야수가 함께 팀 플레이를 하는 시간에 스캇 홀로 빠져있었다. 자신은 지명타자로만 나가니 팀 플레이 훈련이 그다지 필요없다는 뜻에서였다. 그 과정에서 코칭스태프와 마찰이 있을 뻔했다. 결과적으로 스캇은 이날 팀 플레이 훈련에서 빠졌다.
이러한 스캇의 자율 행동들은 두 외국인 선수에게까지 영향을 미쳤다. 그들 역시 스캇만큼 자율을 원했다. 한 관계자는 “스캇의 행동들 때문에 다른 선수들도 마음대로 해도 된다는 의식이 생긴 것 같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렇다보니 기존 국내 선수들과도 멀어질 수 밖에 없었다. 이런 행동들에 불편함을 느낀 선수들도 있었다. 지난 해까지 선수들과 잘 어울렸던 레이예스는 올해 선수들과 웃고 떠드는 모습을 거의 볼 수 없다.
외국인 선수들의 통제 실패는 결국 코칭스태프들의 지도력 문제와 연관된다. 감독, 코치, 그리고 고참 선수들이 팀과 제대로 어울릴 수 있도록 돕지 못한 상황이 되고 말았다.
스캇에 레이예스, 울프까지. 이번 겨울 외국인 선수 농사를 제일 잘 지었다는 평가를 받았던 SK다. 그러나 현재는 가장 씁쓸한 외국인 선수 성적표를 받아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