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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현지시간) 뉴욕상품거래소(NYMEX)에서 12월 인도분 WTI는 전 거래일보다 0.4%(0.26달러) 떨어진 59.93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60달러 선이 무너진 것이다. 다우존스마켓데이터에 따르면, 11거래일 연속 하락은 1983년 WTI 시장이 문을 연 이후 처음이다. 사상 처음인 것. 지난 1984년에 7월18일부터 31일까지 10거래일 연속 하락한 적은 있지만 11거래일 연속 하락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달 기록한 고점 대비로는 20% 하락이다.
이날 장 출발 전 사우디의 감산 소식이 전해졌지만, 유가 하락의 방향을 틀지는 못했다. 전날 칼리드 알팔리 사우디아라비아 에너지부 장관은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에서 열린 석유수출국기구(오펙·OPEC) 회원국과 10개 비회원 주요 산유국의 장관급 공동점검위원회(JMMC)에서 내달부터 원유 공급량을 하루 50만배럴씩 줄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사우디의 지난달 하루 평균 원유 생산량은 10월 기준 1070만배럴이었다. 사우디는 이번 감산 계획에 대해 아직 오펙과는 합의된 것은 아니라고 밝혔지만, 오펙의 종주국인 만큼 내달 초 예정된 오펙 회의 결정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
먼저 감산 규모 자체가 상대적으로 크지 않다는 것이다. 사우디는 미국의 이란 제재에 대비해 지난달 하루에 100만배럴씩 증산을 하는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번에 생산 규모를 50만배럴씩 줄이겠다고 밝혔지만, 충격적인 상황은 아니라는 것.
세계 최대 산유국으로 올라선 러시아가 감산에 미지근한 반응을 보이고 있는 점도 유가 방향을 아래로 끄는 요인이다. 최근 가격 하락에 대해 러시아는 일시적인 계절적 요인이 크다며 사실상 감산에 비협조적인 모습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러시아는 지난 2년간 오펙과 함께 발맞춰 왔다”며 “정치적 이슈까지 겨냥해 사우디는 감산이라는 여론을 주도하려 하고 있지만, 러시아는 공급을 줄일지 말 지에 대해 확실한 신호를 주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