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치열 "내려갈 준비 중…국민이별송 주인공 되고 싶다"

황치열(사진=하우엔터테인먼트)

[이데일리 스타in 김은구 기자] “재작년부터 내려갈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가수 황치열이 컴백을 앞두고 이 같이 밝혔다. 황치열은 최근 가진 인터뷰에서 “올라갔다고 해서 그 자리가 영원할 거라고는 생각 안한다”고 말했다. 21일 두번째 정규앨범 ‘더 포 시즌스’(The Four Seasons) 발매에 앞서 만난 자리였다. 이번 앨범에 자신이 없다는 게 아니었다. 마음을 비우고 자신의 역할에만 집중하겠다는 의미였다. 황치열의 ‘내려놓는 법’이다. 가수로서는 “‘헤어지고 나서 누구 노래를 들어야 하나’라는 질문에 ‘황치열’이라는 이야기가 나왔으면 좋겠다. ‘국민이별송’의 주인공이 나였으면 한다”고 여전한 도전의식을 드러냈다. 재작년 이후 발표한 노래들도 매번 차트 상위권에 올라 대중의 호응을 대변했다.

12년 만의 두번째 정규앨범이다. 오랜 무명의 시간을 극복했기에 맺을 수 있었던 열매다. 황치열은 “팬들 덕분에 만든 정규앨범이라는 점에서 감개무량하다”며 “그래서 더 신경을 썼고 퍼포먼스를 할 수 있는 곡까지 수록했다”고 설명했다. 댄스곡은 5번 트랙의 ‘나이스 걸’이다. 소속사에서 이 곡으로 활동을 하는 게 어떻겠느냐는 제의도 할 정도로 반응은 좋았다. 황치열 자신이 거절을 했다. 아직 발라더로서 ‘슬픈 노래=황치열’이라는 이미지를 더 각인시키고 싶다는 생각에서다.

타이틀곡은 ‘이별을 걷다’다. 이별을 앞둔 남자의 감정을 담았다. 떠나는 순간까지 모든 걸 주고 싶은 남자의 따스한 진심을 내추럴하게 표현했다. 절절하다기보다는 담담한 느낌이다. 창법의 변화가 엿보였다.

황치열(사진=하우엔터테인먼트)

황치열은 “서바이벌 프로그램에서 경연을 하다 보면 단박에 대중을 끌어들일 수 있는 발성을 하는 경우가 많다”며 “경연 때의 팩트적인 음악보다 잔잔하게 여운이 남는 다듬어진 음원이 오랫동안 많은 분들에게 호응을 얻을 수 있고 시기적으로도 절제된 슬픔을 보여드릴 때가 됐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내가 헤어졌을 때의 감정이 어땠는지를 떠올리는 데 중점을 두고 녹음을 했다”며 “슬픔은 누구나 느껴본 감정이겠지만 가장 절실했던 것을 잃었을 때의 슬픔은 차원이 다르다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황치열은 타이틀곡을 포함해 이번 앨범의 전곡 작사에도 참여했다. 모든 내용이 직접 경험한 것은 아니지만 감정선에는 그 만큼 진정성을 담았다. 깊어진 감정, 내면을 표현해 ‘듣고 싶은 음원’으로 인정받는 게 목표다. 자신의 스타일을 내세우기보다 대중의 공감에 중점을 뒀다.

“욕심을 낸다고 해서 잘 되는 게 아니라는 걸 잘 알거든요. 몸이 과거 무명 시절을 기억하는 것 같아요. 음식에는 아끼지 않지만 아직도 많은 부분에서 최저가를 찾죠. 그래도 예전에는 시골길에서 헤드라이트도 켜지 않고 가는 기분이었는데 요즘은 앞을 잘 보고 가고 있습니다.”

황치열은 중국에서 한류스타로 폭발적인 인기를 모았다. 중국 당국의 한한령 이후 아직 중국에서 활동을 재개할 기회를 잡지 못하고 있다. 그래도 중국 팬들의 사랑은 여전한 듯했다.

“연말에 콘서트를 했는데 중국 팬들이 많이 오셨더라고요. 연말은 중국에서도 가족, 연인과 함께 보내는 소중한 시간인데도 팬들이 찾아왔죠. 제가 중국에 못들어가면 팬들은 ‘한국에 가면 된다’는 생각인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