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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분야 담당 기자로서, 또 실제 집에서 AI 스피커를 쓰는 이용자 입장에서 위와 같은 질문을 굉장히 많이 받곤 합니다. 본 기자도 호기심이 많던 차에 마침 프로모션 소식을 접하고 만나게 된 구글 홈 미니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물론 매장이나 체험관, 다른 이의 집에서 카카오i 미니나 KT 기가지니 버디 등 여러 제품을 직·간접적으로 체험해보기도 했죠.
추천해요-노래 맘껏 들으세요, 심심풀이도 하고요
대체 AI 스피커를 사면 어떤 점이 좋으냐, 그건 바로 노래를 마음껏 들을 수 있다는 점입니다. 구글 홈미니는 유튜브 프리미엄, NHN 벅스 등과 제휴를 맺고 있습니다. 카카오i 미니는 멜론, KT 기가지니는 지니뮤직과 각각 제휴를 맺고 있죠. 해당 음원 서비스에서 음원을 재생하고, 음성으로 ‘조용한 노래 틀어줘’와 같은 명령을 내리면 알아서 그에 맞는 음원 재생을 진행합니다.
구글은 얼마 전 열린 ‘구글 위드 AI’ 행사에서 각 사용자별 음성을 구별해 각자에 맞춘 맞춤형 서비스 제공도 가능하다고 소개했습니다. 이쯤 되면 어지간한 가족보다 나은 지도 모르겠습니다.
아쉬워요-아직은 다소 ‘멍청’합니다, 사용자 입장에선
중간 제목을 보고 펄쩍 뛰는 개발자 분들의 반발이 예상됩니다. 아니, 기껏 이만큼 개발해놨더니 ‘1도 모르는 문과 출신 기자가 뭐라고 하는 거냐’고 말이죠.
그런데 말이죠, 사용자 입장에선 여전히 어색하더군요. 우리의 일상 화법을 생각해보면, ‘○○아 30분 뒤에 꺼줘’ 같은 형태가 익숙하고 편리하겠죠. 그런데 구글 홈미니는 이렇게 명령하면 “죄송하지만 어떻게 도와드릴 수 있을 지 잘 모르겠습니다”라며 끌 생각을 안 합니다. ‘헤이 구글 30분 뒤에 음악 꺼줘’라고 말하면 “30분 뒤에 ○○ 장치가 꺼집니다”라고 답합니다. 아니, 전 그저 음악 재생을 멈추라고 한 건데 전원을 끈다니요? 물론 실제로는 꺼진게 아니라 예약한 알람도 울리고 부르면 반응도 하지만, 분명 사용자 관점에선 여전히 부족한 부분이죠.
날씨 등 다른 정보 검색을 요청할 때도 마찬가지죠. “○○아 ▲▲이 뭐야?” 이런 식으로 평소 말하듯 말하면 스피커는 제대로 이해하지 못합니다. 실제 언어 생활에서는 굉장히 어색한 형태로 “○○아 ▲▲ 검색해줄래?”라고 말해야만 원하는 결과를 얻을 수 있죠. 누군가 이런 명령어에 대해 물어보면 그저 “그분(AI 스피커)에게 잘 ‘브리핑’ 해드리라”고 웃으면서 이야기합니다만, 실제 사용하다보면 제가 ‘이분’을 모시고 사는게 아닌가 싶을 정도입니다. 잘 설명드려야만 제가 원하는 것을 줄 수 있는 단점이 있습니다. 아직도 ‘멍청해보이는’ 것이죠.
음원 재생의 경우에도 갓 나온 신곡은 당장 재생 지원이 안 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음원 스트리밍 업체가 아직 업데이트를 하지 않은 탓이겠지만, 자동으로 연계가 되지 않는 점은 AI의 존재 의미를 무색하게 하는 점이라고 볼 수 있죠, 소비자 관점에서는요. 심지어 제가 어느 날 감성이 충만해서 지아의 ‘술 한잔 해요’를 틀어달랬더니 비슷한 제목인 ‘술 한잔 해요 오늘’만 틀어줘서 짜증이 나기도 했었네요. 전 ‘따끈따근 국물이’ 가사를 듣고 싶은데, ‘혼자서 마시는 술에’만 자꾸 반복하더란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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