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남원의 서남대는 최근 총 상금 2000만 원을 걸고 내년 1월 말까지 교명 공모전을 진행 중이다. 응모작 중 3편을 뽑아 △당선작 1500만원 △우수작 300만원 △가작 200만원을 수여한다. 서남대 관계자는 “새롭게 도약하는 대학의 이미지를 잘 나타내고 미래 지향적 정체성과 비전을 내포한 교명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서남대는 이홍하 전 이사장이 2013년 약 1000억 원의 교비를 횡령한 혐의로 구속되는 등 개교 이래 최악의 위기를 맞고 있다. 특히 대학 간판학과인 의예과의 경우 교육부 감사에서 의대 졸업생 134명의 ‘임상실습’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으면서 폐쇄위기까지 내몰렸다.
이에 서남대는 명지병원을 새로운 재단으로 영입하고 앞으로 3년간 800억 원을 투자받기로 했다. 부속병원 등 의대 실습공간이 부족했던 문제를 해소할 가능성이 커진 것이다. 명지병원 또한 관동대 의대와 결별하면서 잃었던 ‘대학병원’의 위상을 서남대 인수로 되찾게 됐다. 앞서 관동대 학교법인인 명지학원은 계열사(명지건설) 부도로 재정난을 겪자 지난해 명지전문대와 관동대를 매각한 바 있다.
서울 강서구 화곡동에 있는 그리스도대도 지난 9월 1일부로 교명을 KC대로 바꿔 달았다. 이미 1995년 신학대에서 종합대로 승격한 뒤 20년이 지났지만 교명이 이를 대변하지 못한다는 판단에서다. 강우준 기획처장은 “개교 당시 신학교로 출발했지만 이후 여러 학과가 개설되면서 종합대로 승격됐지만 ‘그리스도대’란 이름 때문에 여전히 신학대란 이미지가 강해 KC대로 변경하게 됐다”고 말했다.
하지만 KC도 2012년 교육부로부터 재정지원제한대학에 선정된 뒤 ‘부실’ 이미지를 바꾸려 교명을 세탁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 대학은 교명 변경을 확정지은 뒤에도 올해 대학구조개혁평가에서 하위권인 D등급 받아 향후 정원 10%를 감축해야 한다. 강 처장은 “현재 2020년을 목표로 하는 중장기 발전계획을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남 영암의 세한대도 최근에 교명을 바꾼 대학이다. 대불공단 인근에 자리 잡아 대불대란 교명을 사용했지만 2012년 6월 이를 세한대로 변경했다. 김형호 기획처장은 “대불대란 교명을 사용할 때는 학생들이 불교 종단에서 설립한 대학으로 오해하는 일이 많았다”며 “교명을 세한대로 바꾸고 나서는 신입생뿐만 아니라 재학생들도 만족해하고 있다”고 전했다.
임성호 종로학원하늘교육 대표는 “대학구조조정과 대학평가가 맞물리면서 일부 대학이 과거 이미지로는 살아남기 어렵다는 판단에서 교명을 변경하고 있다”며 “그러나 내실을 기할 수 있는 구조개혁이 수반되지 않는 한 이미지 탈피에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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