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현영의 車한잔]존경받는 자동차 노조를 기다리며

'리스크' '고질병' 등으로 불리는 자동차 노조
노동3권에 보장된 권리지만 질타받는 상황
전체 자동차 산업매력 떨어뜨리는 요인
지속가능한 회사 만들기위해 머리맞대야
  • 등록 2019-02-23 오전 10:11:37

    수정 2019-02-23 오전 10:11:37

30일 오후 광주시청 앞에서 광주형 일자리에 반대하는 현대차노조 등이 경찰과 대치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임현영 기자] 자동차 업계의 연관검색어는 ‘노동조합’입니다. 붉은 머리띠를 두른 채 작업조끼를 입고 광장에 나선 조합원의 모습은 이제 익숙한 장면입니다. 올해도 마찬가지입니다. 현대차 노조는 ‘광주형 일자리’를 반대하며 총파업을 결의했습니다. 르노삼성 노조 역시 임금협상에 반발하며 작년 10월부터 부분파업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사실 사내에 노조를 조직하고 파업하는 것은 헌법에 보장된 노동3권에 해당합니다. 어찌보면 노동권이 열악한 한국사회에서 권장받아야 할 행위입니다. 그러나 자동차 노조는 시민들의 응원보다 질타를 받는 쪽입니다. 언제부터인가 ‘업계 고질병’ ‘노조 리스크’ 등 불명예 수식어를 안았습니다. 노조의 위상이 어쩌다 이렇게 추락했을까요.

자동차 노조를 볼때마다 복잡한 마음이 듭니다. 여러가지 모순적 감정이 부딪히기 때문입니다. 한 사람의 노동자로서 부러운 마음이 앞섭니다. 아시다시피 한국의 노동조건은 OECD국가 중 최하위입니다. 다양한 원인이 있지만 노조가 사회에 제대로 자리잡지 못한 탓이 큽니다. 실제로 작년 한국의 노조 조직률은 10.2%로 OECD 평균(29.1%)을 훨씬 밑돕니다.

반면 자동차 업계만큼은 ‘노동차 천국’으로 비춰집니다. 한국에 몇 안되는 강한 응집력을 자랑하는 집단입니다. 임금도 올리고 사측에 의견도 냅니다. 간혹 의견관철에 실패하면 주저없이 파업도 합니다. 각자도생 시대가 도래한 사회 분위기에 이보다 안전한 울타리가 있을까요. 한번쯤 자동차 노조만큼 노동자 이익을 강하게 대변해주는 노조 일원이고 싶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러나 나라 전체로 시선을 확장하면 걱정이 앞섭니다. 잦은 노사분규로 한국이 자동차 생산기지로서 매력을 상실하는 데 일조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한국의 자동차 생산성은 매년 후퇴하고 있습니다. 한국은 작년 402만대를 생산하며 전세계 자동차 생산국 7위로 추락했습니다. 지난 2005~2015년까지 세계 5위권 내 랭크된 것을 감안하면 상황이 꽤 심각합니다. 생산성이 크게 떨어진 원인으로 잦은 파업과 불안정한 노사관계가 첫 손에 꼽힙니다. ‘고비용·저효율’ 구조에 가로막혀 자동차산업 전체가 침몰하고 있는 셈입니다.

사실 회사와 노동자는 같은 배를 타고 있습니다. 한정된 파이를 서로 많이 갖겠다고 싸우기보다, 파이 자체를 늘리는 방안에 집중해야 할 때입니다. 무엇보다 지속가능한 회사를 만들기 위해 함께 머리를 맞대야 합니다. 노조가 더 이상 ‘리스크’ 자체가 되어선 안됩니다. 자칫 깨닫지 못할 경우 끓는 냄비에 담긴 개구리처럼 위기에 무뎌지다 한꺼번에 공멸할 수도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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