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축 끝내는 美 연준 vs 일단 지켜보겠다는 한은

한미 금리차 확대 우려 씻어내
이 총재 '운신의 폭 커졌다' 평가
완화 확산ㆍ대외 경기 둔화 '불안요소'
경기상황 나빠지면 조정 검토될 듯
  • 등록 2019-03-22 오전 8:48:28

    수정 2019-03-22 오전 8:48:28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21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으로 출근하던 중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통화정책회의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결과와 관련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김경은 정다슬 기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올해 추가적인 금리 인상이 없을 것이라고 예고했다. 지난 2015년 12월 이후 3년간 지속해온 미국의 긴축적 통화정책이 사실상 끝났음을 의미한다. 다수의 연준 위원들은 내년에도 금리 동결 가능성에 힘을 실었다.

한국은행도 국내 경기지표를 보고 판단할 수 있는 ‘운신의 폭’이 커졌다. 한국 경제가 잠재성장률에 근접하는 2% 중반대 성장률을 유지하고 있지만, 대외 여건은 나빠지고 있다. 미·중 무역갈등 불확실성이 여전하고 유럽과 중국의 경기 둔화 우려가 한국 경제의 발목을 잡고 있다.

“3년간 정책금리 인상기조 드디어 중단”

연준이 공식적으로 긴축종료를 언급한 것은 아니지만, 전문가들과 시장은 긴축종료에 방점을 찍었다. 미국 금리 향방을 점쳐볼 수 있는 점도표(dot plot)의 중간값은 종전 대비 0.05%포인트 낮아진 2.4%로 내려갔다. 지금 기준금리 수준으로 올해 내내 유지하겠다는 뜻이다.

내년에는 1회 인상(중간값 2.6%)을 시사했지만, 연준이 기준금리를 추가로 올리기는 힘들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17명의 연준 의원 중 다수인 7명이 내년도 금리를 동결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연준의 1, 2인자인 제롬 파월 연준 의장과 존 윌리엄스 뉴욕 연방준비은행 총재가 연달아 현 기준금리를 ‘중립 수준’이라는 언급하고 있는 만큼, 점도표의 추가적인 하향 조정 가능성도 열려있다.

강승원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금리 인상 기회는 올해뿐”이라며 “내년이 올해보다 경제전망이 더 나쁜데다, 이번 점도표 조정과 장단기 스프레드 축소는 내년 금리 인상이 불가능하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조용구 신영증권 애널리스트 역시 “사실상 인상 사이클은 마무리 된 것”이라며 “점도표에서 장기전망 중간값은 유지했지만, 하향 의견(2.5%)을 낸 의원들이 2명 증가한 점 등을 보면 앞으로 장기전망 중간값도 하향 조정될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대차대조표 축소 중단은 연준의 변화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연준은 연말께로 예상됐던 대차대조표(QT.보유자산) 축소를 오는 9월말 종료한다고 발표했다. 대차대조표 축소는 그간 늘려왔던 시장의 유동성을 축소하는 연준의 긴축 정책이다. 그간 연준은 보유한 채권의 만기가 돌아오면 재투자하지 않는 방식으로 보유 채권을 줄여왔다.

그간의 양적완화 정책으로 4조5000억달러까지 불어난 연준의 자산을 줄이는 게 시급하지만, 연준은 시장의 부담을 고려해 자산 축소를 멈추기로 결정했다. 연준의 보유 자산 규모는 당분간 3조5000억달러에서 유지될 전망이다.

[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운신 폭 커진 한은 ‘관망’ 이어갈 듯


미국이 긴축을 중단하면서 우리나라를 포함한 신흥국들은 금리 결정의 불확실성을 크게 덜었다. 당장은 한·미간 금리차로 인한 자본유출이 우려할 수준은 아니지만, 자칫 경제여건이 변화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자본유출 가능성은 통화정책 결정에서 주요 변수 중 하나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역시 이날 연준의 FOMC 회의에 대해 “통화정책을 결정할 때 연준의 통화정책 기조도 늘 고려 사항임을 감안하면 불확실성은 줄었다”며 “미국이 당분간 관망 기조로 가기 때문에 경기 흐름을 지켜보면서 통화정책을 결정할 운신의 폭이 커졌다”고 말했다.

문제는 소규모 개방경제인 우리 경제 구조에서 대외 경기 여건이 우호적이지 않다는 점이다. 미국 연준이 견조한 미국 경기에도 불구하고 완화적 통화정책으로 돌아선 것은 대외여건에 대한 우려 때문이다.

파월 의장은 미국 경제에 대해서 “견조하다”고 평하면서도 “유럽과 중국 경제가 상당히 둔화됐다. 강력한 글로벌 경제 성장이 미국 경제에 순풍이었듯 약한 글로벌 경제성장은 역풍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연준은 이날 올해 미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3%에서 2.1%로 하향조정했다.

한은 입장에선 당분간 ‘동결’ 상태에서 관망세를 유지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주요국의 완화적 기조가 강화되고 있지만, 고민할 요인들이 많기 때문이다. 경기 둔화 조짐이 나타나기 시작한 지난해 말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뒤늦게 올리며 실기론으로 비판을 받은 데다 부동산 시장으로의 부채 쏠림으로 인한 금융불균형 우려가 발목을 잡고 있다.

이 총재는 통화정책 완화 정도를 축소 조정할 것이란 현재 통화정책 방향에 변화가 없느냐는 물음에 “아직은 아니다”라면서도 “어느 정도 조정할지는 모든 상황을 고려하고 데이터 디펜던트(data dependent: 향후 발표되는 지표에 따라)하게 운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으로 발표되는 경제 지표의 수준에 따라 한은의 통화정책의 변화 가능성도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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