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시선]'합리적인' 김관영은 왜 투사가 됐나

민주-한국당 가교역할한 김 원내대표
여야정협의체에서도 文대통령에게 협치 강조
조명래 임명 강행·김동연 경질에 마음 바꿔
여당, '든든한 우군 잃어'..향후 정국 어찌 끌고 갈까
  • 등록 2018-11-17 오전 6:00:00

    수정 2018-11-17 오후 7:39:05

바른미래당 김관영 원내대표가 16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회의자료를 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이승현 기자] 이번 주 이 기자의 시선을 사로 잡은 인물은 조명래 환경부장관 임명 강행과 여당의 채용비리 국정조사에 강하게 항의하고 있는 김관영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다.

김 원내대표는 평소 합리적이고 겸손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과거 재정경제부 공무원과 변호사를 한 덕분에 경제와 법률 모든 분야에 전문성도 갖췄다. 또 원래 민주당 출신이라 여당과의 교감도 있다. 덕분에 그가 바른미래당 원내대표가 됐을 때 여야를 막론하고 그에 대해 거는 기대가 컸다. 다당제 하에서 쉽지 않은 여야간 협상 과정에 촉매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봤기 때문이다.

실제 김 원내대표가 취임한 후 여야 3당 교섭단체 회의에서 그는 거대양당의 가교 역할을 했다. 또 당내에서도 소속 의원들과 함께 매주 아침마다 정책워크숍을 열고 이를 정리한 위클리정책 브리핑을 하면서 정책정당, 실용정당의 이미지를 세웠다.

그런 그가 이번 주 문재인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을 강하게 비판하는가 하면 15일로 예정돼 있던 본회의에 불참하는 등 강경 행보를 보였다. 투쟁보다는 대화와 타협에 어울리는 이미지를 가진 김 원내대표로서는 의외의 모습이다.

무엇이 김 원내대표를 화나게 했을까. 정치권에서는 지난 5일 청와대에서 열림 문재인 대통령과 여야 5당 원내대표가 만난 여야정상설협의체 모임을 변곡점으로 꼽는다. 이 자리에서 김 원내대표는 문 대통령에게 협치를 해 달라고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게다가 따로 편지까지 준비해 문 대통령에게 전달하기도 했다. 정부여당과 야당의 협치를 통해 꼬인 정국을 풀어가야 한다는 평소 신념을 피력한 것이다. 국회로 돌아온 후 그는 여야정협의체에서 합의한 사항을 이행하기 위한 실무협의를 제안하는 등 협치 노력을 기울였다.

하지만 청와대는 협의체 합의문이 나온지 일주일도 채 되지 않아 야당에서 반대한 조명래 환경부장관의 임명을 강행했고 내년도 예산안 심사 중간에 예산에 대한 총괄 책임을 지는 김동연 기획재정부장관과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을 경질하는 인사를 단행했다. 이 일이 김 원내대표의 입장 변화를 일으킨 것으로 보인다.

이후 12일 예정된 실무협의에 야당이 불참을 선언하면서 여야 협치 정국은 일주일 만에 파열음을 냈다. 이때에도 김 원내대표는 중재자로 나섰다. 원래 야당의 요구조건은 인사전횡과 협치 파괴에 대한 문 대통령의 사과와 인사검증 책임이 있는 조국 민정수석의 사퇴, 채용비리 국정조사 수용이었다. 김 원내대표는 대통령이 해외순방 중이니 나머지는 대통령 귀국 후 논의하고, 채용비리 국정조사만이라도 받으면 국정에 협조하겠다는 중재안을 냈다. 하지만 이 역시 여당으로부터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결국 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은 15일 본회의에 불참했고, 그 후로 김 원내대표는 정부여당을 향한 발언 강도를 더 높여가고 있다.

여야 관계 측면에서 볼때 김 원내대표의 변심은 여당 입장에선 뼈아프다. 그래도 한국당에 비해 ‘말이 통하는’ 상대인 파트너를 잃게 되서다. 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의 결속을 다져줬다는 면에서도 여당에게 유리할 게 없다. 당장은 정부여당의 버티기가 통하는 것처럼 보인다. 야당 입장에선 여기에 대항할 카드가 별로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앞으로 정국 운영을 생각해보면 그리 좋은 상황이 아니다. 아직 처리해야 할 민생경제·개혁법안이 많이 남아있다.

※[여의도 시선]은 국회를 출입하는 이 기자의 눈길을 끈 장면이나 소식에 이 기자의 시각을 담아 전하는 코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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