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iFi카페]카풀 중단시켜도 택시 위기는 계속된다

승차공유 VS 택시 다툼은 2010년대 이후 반복돼
카풀 중단되어도 새로운 승차공유 서비스는 들어올 것
  • 등록 2018-12-22 오후 1:32:58

    수정 2018-12-22 오후 4:54:37

[이데일리 김유성 기자] 카풀 문제로 참 시끄럽습니다. 택시 업계는 카풀 중단을 요구하고 있지만 카카오모빌리티가 이를 받아들일 확률은 낮습니다. 카풀 횟수 등의 제한이 있겠지만 카카오모빌리티 측은 카풀 서비스를 포기하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만약 카카오T카풀(카카오카풀) 출시가 무기한 연기되거나 중단된다면 어떨까요? 그것으로 과연 이 전쟁은 끝날까요? 다시 조용한 상태로 갈까요?

11월 2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열린 불법 카풀 앱 근절 제2차 택시 생존권 사수 결의대회에서 참가자들이 피켓을 들고 여객법 개정안 국회 통과·자가용 불법 유상운송행위 및 알선(카풀) 근절·택시 생존권 보장을 촉구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뉴시스)


사실 카풀 문제는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연례행사처럼 반복되고 있습니다. 2014년에는 우버의 저가형 승차공유 서비스 ‘우버X’가 주목받았습니다. 서울시는 우버X를 불법으로 규정했고, 우버는 강행했습니다. 해외 업체였던 탓이 컸을까요, 우버는 우버X 서비스를 포기합니다. 택시 업계의 반발이 제대로 먹혔던 것입니다. 우버 편을 드는 곳도 별로 없었습니다.

이후 카카오택시가 나왔습니다. 모바일로 택시를 부르게 된 것이죠. 별 문제 없어 보였습니다. 그러나 ‘승차거부’나 출퇴근 시간 ‘수급 불균형’은 여전했죠. 카카오택시가 승객들의 교통 불편을 해소하는 대안이 못됐던 것입니다.

2017년말에는 풀러스가 택시 업계와 한 판 붙습니다. 풀러스도 ‘출퇴근시간선택제’를 도입해 정면돌파를 하려고 했습니다. 국내 업체이고 스타트업이었던지라 지지도 받았습니다. 사실 풀러스는 우버처럼 ‘승차공유’ 서비스 중 하나로 이용됐습니다.

풀러스를 비롯한 카풀 업계는 제4차산업혁명위원회 해커톤에도 참석했습니다. 1기 4차위의 주된 과제였고요. 택시 업계도 대화에 응하는 듯 싶었지만, 카풀 반대로 입장을 바꿨습니다. 2018년 상반기는 풀러스를 대상으로 한 택시 업계의 성토가 이어졌습니다.

카풀 업계와 택시 업계와의 평행선은 좁혀지지 않았습니다. 정부와 국회는 계속 뒷짐만 졌죠. 결국 7월 풀러스는 두 손을 듭니다. 출퇴근선택제를 포기하고 원래 하던 조그마한 스타트업으로 돌아가게 됩니다. 대표는 사임했고 투자금은 날리게 됐습니다.

참고로 풀러스의 주요 주주는 (주)SK입니다. T맵택시 운영사는 SK텔레콤입니다. 세상은 아이러니합니다. 지금은 T맵택시가 택시 기사님들의 지지를 받으니까요.

이번엔 카카오 카풀입니다. 이달 대(對) 정부 투쟁을 선언한 택시 업계는 극렬하게 반대 목소리를 냈습니다. 한 기사님이 스스로 목숨까지 끊었습니다. 이에 따른 부담으로 카카오 카풀은 잠정 연기됩니다.

여당 주도의 대타협위원회가 있다고는 하나 ‘카풀 전면 중단’을 요구하는 택시 업계와 이를 포기하지 않는 카카오모빌리티 간 대화가 이뤄질 가능성은 높아보이지 않습니다.

그러나 이대로 시간이 지나간다면 카카오모빌리티도 풀러스처럼 ‘서비스 포기’를 선언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면 카카오모빌리티에 투자한 투자자들은 풀러스 때와 마찬가지로 돈을 날리는 셈이 됩니다. 이중에는 외국계 투자자본까지 있습니다. 액수도 풀러스와 비교할 수 없습니다. 어림 잡아도 20배 가량입니다. 국제 문제로 복잡하게 커질 수 있습니다.

카카오 카풀이 중단됐다고 가정합시다. 또다른 서비스가 나타나지 않으란 법이 또 있을까요? 우버에 이어 풀러스, 카카오카풀까지 ‘서비스 출시→택시 업계 반발 → 서비스 포기’는 반복됐습니다. 승차공유 업체와 택시와의 갈등은 이번이 끝이 아니라는 얘기입니다.

그 다음은 어디일까요? 동남아에는 ‘그랩’이 있고, 중국에는 ‘디디추싱’이 있습니다. 두 서비스 모두 기존 강자 우버를 밀어냈습니다. 각각 나라에서 지배적인 승차공유 사업자로 자리매김하고 있습니다. 두 회사 기업 가치 면으로 카카오모빌리티를 훨씬 앞섭니다. 디디추싱의 기업 가치 추산액은 현대차를 이미 뛰어넘었습니다.

이런 디디추싱이 한국 시장에 시나브로 온다면 어떻게 될까요. 전혀 신빙성 없는 얘기도 아닙니다. 한때 모빌리티업계에서는 디디추싱이 제주도에 서비스를 할 수 있다며 신경을 곤두세운 적이 있습니다. 중국인들의 무비자 입국이 가능한 곳에서 중국인을 위한 서비스로요.

사실 중국인 관광객 입장에서 우리 택시 서비스를 이용하기란 쉽지가 않습니다. 언어가 잘 통하지 않고 잡기도 힘들어하죠. 명동에 가보면 택시를 잡기 위해 애타게 도로를 바라보고 있는 중화권 관광객을 흔하게 볼 수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외국인들한테만 부분적으로 풀어주자라는 가정이 가능합니다. 도시민박이 해외 관광객에만 허용된 것처럼요. 현재까지 대도시에 사는 우리 국민은 외국인을 대상으로만 에어비엔비 호스트 일을 할 수 있습니다. 숙박업소만 내국인을 손님으로 받을 수 있다는 규제 때문입니다.

덕분에 토종 숙박공유 업체나 스타트업들은 고사했습니다. 외국인 손님을 받으려면 에어비엔비를 써야하니까요. 국내 규제에 걸린 우리 숙박공유 업체들은 에어비엔비와의 경쟁 자체가 안된 것입니다.

이런 상황이 또 벌어질 수 있습니다. 승차공유 시장에서 말이죠. 그때는 우리나라 문화를 잘알고 관광객도 많이 보내는 국가의 승차공유 업체와 택시 업계는 싸울 수 있습니다. 이들 나라의 관광객이 볼모가 되지 말란 가정도 없습니다.

택시 업계 기사분들의 노고도 이해는 합니다. 수십년 택시기사로 일해왔는데 최근의 갑작스런 변화는 당혹스러울 수 있습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지금의 투쟁이 이번으로 끝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카풀의 위협보다 그게 더 큰 위협입니다. 우리 모두가 맞닥드리게 될 비극인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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