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 인수전 유력 후보로 떠오른 텐센트
김정주 NXC 대표이사의 ‘폭탄선언’으로 국내 기업 인수합병(M&A) 시장은 기해(己亥)년 첫 주부터 크게 들썩였다. 김 대표는 자신과 특수관계인이 보유한 넥슨 지주회사 NXC 지분 전량(98.64%)을 매각하기로 결정한 것. 국내 최대 규모의 게임회사가 팔린다는 점도 이슈였지만 과연 10조원이 넘어서는 매물을 누가 사들일 지에도 시장의 관심이 집중됐다.
한 투자은행(IB)업계 관계자는 “텐센트와 사전 접촉을 하다 매각이 어려워지면서 사모펀드 등과 접촉했을 가능성도 있다”면서 “최근 KKR, TPG 등 글로벌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와 국내 최대 규모의 PEF 운용사인 MBK파트너스가 인수 후보군으로 떠오르는 것도 이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글로벌 대기업이라도 10조원이 넘는 인수대금을 마련하기는 쉽지 않은데다 국내 최대 게임업체가 중국에 팔린다는 반발을 잠재우기 위해 컨소시엄 형태로 딜을 진행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관련주 상승 지속… 인수후보군 주가 상승은 왜?
텐센트가 넥슨의 유력 인수후보로 떠오르자 넥슨 관련 국내 기업의 주가도 덩달아 뛰기 시작했다. 21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넥슨 매각설이 흘러나오기 전날인 2일 넥슨지티(041140)의 주가는 6370원 수준이었지만 18일 종가는 1만5300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넷게임즈 주가 역시 7370원에서 1만3150원까지 78% 급등했다. 넥슨그룹 지배구조는 ‘김 대표→NXC→넥슨(일본법인)→넥슨코리아→10여 개 계열사’로 이어지며 넥슨코리아는 넥슨지티와 넷게임즈의 최대주주다.
다만 증권업계 관계자들은 넥슨 매각설에 따른 주가 상승이라고 보기엔 무리가 있다는 판단이다. 이동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텐센트와 넷이즈의 주가가 오른 것은 넥슨 인수후보로 떠올라서라기보다는 최근 중국 정부가 게임 판호를 내는 주기가 짧아지며 조만간 양사도 판호를 받을 수 있다는 기대감이 반영된 것”이라며 “텐센트가 유력 인수후보로 떠오르곤 있지만 아직 공식적으로 진척된 상황이 없는지라 넥슨 인수와 관련 짓는 것은 이르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