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괄적 신고 합의하면 개성·금강산도 여지..북미-남북간 2+2 종전선언 가능성도”

조성렬 통일부 정책자문위원회 위원장 인터뷰
영변핵시설+α 합의로 현재핵 동결에 과거핵 포괄적 신고까지 이끌어야
美, 우리 정부에 개성공단 재개 조언도..상응조치로 개성·금강산 재개 여지
북미, 하노이에서 ‘종전선언’하면 서울 답방서 한미 ‘종전선언’으로 종결
  • 등록 2019-02-20 오전 8:44:48

    수정 2019-02-20 오전 9:31:02

(사진=방인권 기자)
[대담=이데일리 선상원 정치부장·정리=김영환 기자] 조성렬 통일부 정책자문위원회 위원장은 18일 제2차 북미 정상회담에서 영변 핵시설을 비롯한 북한이 약속한 영변 핵시설 폐기 외에도 알파(α)에 대한 합의를 확고히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영변 핵시설 이외에도 다른 플루토늄·우라늄 농축시설 폐기를 합의해야 핵동결을 이끌어낼 수 있다는 의미다.

조 위원장은 이날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현재핵은 지난 9·19평양 공동선언에서 미국의 상응조치가 있으면 영변 핵시설의 영구적 폐기와 같은 추가적인 조치도 표명했다”며 “이 부분이 스티븐 비건 미 대북정책특별대표가 말한 ‘앤드 모어’(and more)와 같은 의미”라고 풀이했다.

9·19평양 공동선언은 “북측은 미국이 6·12 북미공동성명의 정신에 따라 상응조치를 취하면 영변 핵시설의 영구적 폐기와 같은 추가적인 조치를 계속 취해나갈 용의가 있음을 표명하였다”고 적시했다. ‘영변 핵시설의 영구적 폐기와 같은 추가적인 조치’가 알려지지 않은 북한 내 핵 프로그램의 가동 중단을 의미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미국이 꺼낼 수 있는 상응조치로는 유엔 안보리 제재를 완화하고 동시에 개성공단과 금강산관광의 재개도 제시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조 위원장은 “미국이 개성공단 재개의 걸림돌인 벌크캐쉬 문제에 대해 강경화 외교부 장관에게 ‘에스크로 계좌’를 쓰는 방법을 예를 들어 알려줬다”라며 “미국이 한국정부에 재개 힌트를 줬다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에스크로 계좌는 북한에 현금을 직접 지급하는 대신 제3자에게 대금을 예치하는 방식이다.

금강산관광 역시 당장 대규모 관광은 어렵지만 소규모 방식으로 가동이 가능할 것으로 점쳤다. 조 위원장은 “지금도 중국 관광객들은 금강산을 관광하는데 김정은 위원장이 서울 답방한 이후 쯤은 가능하지 않을까 본다”고 말했다.

아울러 제2차 북미 정상회담에서 북미가 ‘종전선언’에 합의할 가능성도 예측했다. 뒤이어 남북 정상이 서울에서 다시 만나 남북 종전선언에 합의하면 북미와 남북의 2+2의 방식으로 한반도에서 전쟁이 종식될 수 있다고 봤다. 조 위원장은 “북미가 종전선언하고 남북이 종전선언하면 전쟁을 하지 않은 한미는 할 필요가 없으니 종전선언이 된 것”이라며 “남북미가 만나면 자연스럽게 중국 때문에 신경 쓰이는데 북미-남북이 각각 하면 자연스럽게 종전선언을 마무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음은 조 위원장과의 일문일답.

-2차 북미 정상회담 전망은?

△과거핵의 길목을 확보하면 성공이다. 미래핵과 현재핵을 의미하는 영변 핵시설과 +α를 확인하고 거기에 폐기 및 검증까지 합의하는 것은 어렵다고 본다. 과거핵이 깜깜이다. 과거핵의 어느 정도 윤곽이라도 파악해야 한다. 미래핵은 이제 실험을 안하고 있고 동창리나 풍계리에 전문가 입회하에 확인하면 미래핵은 검증이 된다. 요새 나오는 게 +α인데 이건 현재핵이다. 사실 북미는 핵무기 생산 중단에 합의한 적이 없다. 각종 제조시설, 생산시설들의 가동 중단이 현재핵을 규정하는 것이다. 이걸 폐기 검증하는 것은 생각보다 시간이 많이 걸린다. (지그프리트) 해커 박사는 10년이 걸린다고 하니까.

어느 시점에 (핵물질과 핵탄두, 투발수단에 대한) 포괄적 신고를 해야 하고 이 내용을 담은 실무협상 로드맵을 (북한) 제시하도록 합의해야 한다. 비핵화의 로드맵이 아니고 실무협상의 로드맵. 지금 당장은 아니어도 언제 과거핵의 포괄적 신고해야 해야 한다는 건 꼭 들어가야한다. 현재핵을 해결하는 데 폐기 검증에 10년이 걸린다고 하면 빠른 시간내 핵탄두나 핵물질, ICBM이 얼마나 되는지 신고해야 하는 것이다. 이것만이라도 확인하면 동결을 지키는지 아닌지 알 수 있다. 이게 없으면 비밀 시설에서 계속 생산해도 총량을 모르게 된다.

-핵탄두나 ICBM 폐기까지는 어렵나.

△못간다. 그게 목표라면 애당초 목표를 잘못 잡은 거다. 이게 안되면 이번 회담은 실패, 이런 이야기도 있는데 목표가 잘못 됐다.

-미국의 상응조치는.

△인도적 지원이나 그와 관련된 미국인의 조건부 여행제한 해제. 그 다음 연락사무소와 종전선언 이런 정도는 가능할 것이다. 그 다음에 가능한 건 유엔 안보리 제재 완화인데 미국 독자제재는 유엔 안보리 제재에서 빠진 걸 촘촘히 넣어서 더 어렵다. (의회 때문에) 미 행정부가 마음대로 할 수도 없다. 제가 볼 때는 유엔 안보리 제재 완화밖에 없는데 이건 미 의회가 아니고 행정부가 하는 것이다. 중국이나 러시아도 찬성할 거니 가능하다.

(수소폭탄 실험과 화성 15형 대륙간탄도미사일 발사로 인한) 현 제재로 원유 400만 배럴이 200만 배럴로 줄었고 정제유 200만 배럴이 50만 배럴로 줄었는데 이걸 원 상태로만 돌려도 숨통이 트인다. 여기에 (북한산) 석탄 수출입 제한을 풀고 해외 노동자 조건도 완화하는 식이다. 스냅백 조항을 넣어서 북한이 위반하면 다시 돌아가면 된다.

-개성공단, 금강산도 가능할까

△개성공단 재개는 미 독자제재에 걸린다. 벌크캐쉬가 그렇고 상업용 은행은 유엔 안보리 제재에 들어간다. 실제로 미국이 강경화 장관에게 벌크캐쉬 문제만 해결하면 개성공단 허용할 수 있다고 알려줬다고 한다. 그래서 에스크로 계좌 같은 이야기가, 우리 아이디어가 아니라 미국이 ‘예를 들면’ 하면서 설명한 것이다. 미국이 ‘고민해봐라’ 하고 힌트를 줬다고 한다. 또 실제 유엔 안보리 제재를 풀면 중국이 북한에 원유, 정제유를 주는 역할을 한다. 북한산 석탄은 수입하게 하는 거고. 트럼프 대통령은 “우린 아무 것도 준 거 없이 많이 얻었다” 딱 이 말을 할 거다.

금강산 관광은 지금도 중국 관광객은 들어가는데 기존과 같은 대규모 방식으로는 안될 거다. 중국도 보면 사드 때문에 (한국에) 단체 관광을 못하게 하고 소규모로 하게 하는데 그런 방식으로 가능하지 않을까 싶다. 김정은 위원장이 서울 방문한 이후에나 가능하지 않을까 싶다.

-남북미 3자가 종전선언을 할 가능성은.

△더 이상 전쟁 없다는 건 종전이 아니고 불가침 선언에 가까운 거다. 종전선언은 과거 전쟁이 끝났다는 의미다. 과거 전쟁 때문에 미국이 북한에 적성국교역법을 적용하고 수출 관리를 하고 있다. 단순한 선언이 아니라 과거 전쟁을 끝나고 평화협정 논의하는 출발점이 될 수 있다. 북미가 먼저하고 이걸 근거로 남북 정상이 만나서 종전선언을 하면 된 것이다. 자연스럽게 중국 부담도 없어진다. 남북미 3자가 만나는 것은 우리도 중국 때문에 신경이 쓰인다.

-실제 협의할 워킹그룹 설치는 어떻게 전망하나.

△한미 워킹그룹은 국내 남남 갈등을 없앨 수 있는 좋은 기회다. 북미간 워킹 그룹도 지난해 7월에 하기로 해놓고 안 만들었는데 이제 비건하고 김혁철이 파트너로 결정 됐으니까 본격적 워킹 그룹이 가동될 수 있다. 아울러 남북간 개성공동사무소가 있지만 핵 문제를 전담하는 워킹 그룹이 필요하다. 비핵화 협상 과정에서 작은 워킹 그룹을 만들어서 북미와 한미, 남북 워킹 그룹을 만들어 논의를 할 수 있다. 3자가 모이는 것이 가장 좋다.

-비건-김혁철 라인이 가동되면 최선희는.

△TF, 북한식 용어로 하면 상무조가 만들어진 것 같다. 협상은 김혁철이 하는 것 같지만 최선희가 아예 빠졌다기 보다는, 비핵화 협상 외에 평화체제와 관련된 논의도 진행해야 하니까. 복잡한 건 평화체제도 만만치 않다. 주한미군 관련 사안부터 여러 사안이 복잡하다.

김영철도 통일전선부장 자격이 아니라 별도의 국무위원회 상무조가 만들어져서 이를 관리하는 책임자가 된 것 같다. 김혁철도 특별대표라는 명칭을 달지 않았나. 최선희가 지난 10월 모스크바에서 북중러 차관급 회의를 했는데 평화체제 문제가 나오면 남북미중 4자 외교를 하려고 준비하는 것 같다. 물론 이 상무조의 책임자는 김정은 위원장일 것이다. 중국을 통해 유추해볼 수 있는데 중국은 소조라고 부르는데 외교안보 소조장이 시진핑이다. 북한도 상무조장은 김정은 위원장일 거고 그 밑에 김영철이 아마 부책임자 정도 될 것 같다. 김혁철이 원래 외무성 사람일지 몰라도 상무조에 파견이 됐다면 소속이 바뀌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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