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의 눈] 안전판 없는 코스닥, 개미의 눈물

10월 코스닥지수 전세계 증시 중 하락률 1위
개인투자자에 의존한, 안전판 없는 취약한 구조
시장 왜곡 부를 수 있는 규제정책 손질해야
  • 등록 2018-11-05 오전 8:12:31

    수정 2018-11-05 오전 8:12:31

[이데일리 정수영 기자] 10월 한국증시는 악몽의 시간을 보냈다. 코스피지수는 한 달 새 13.37% 빠지면서 한때 2000선마저 무너졌고, 코스닥지수는 무려 21.11% 급락했다. 금융위기 때인 2008년 10월(코스피 -23.13%, 코스닥 -30.12%) 이후 하락률이 가장 큰 수준이다. 이 기간 증발한 시가총액은 무려 263조원이다. 삼성전자 같은 대형주(株) 하나가 사라진 셈이다.

10월은 미·중 무역분쟁에 따른 불안감, 미국 금리상승 기조, 아르헨티나 재정 불안 등의 악재가 겹치며 우리나라뿐 아니라 전 세계 증시가 최악의 시간을 보냈다. 그렇지만 유독 국내 증시 하락폭이 컸다. 상장사 실적이 꺾일 것이란 불안, 반도체 수급 악화 등이 불안감을 키웠다는 분석이다. 악몽으로 기억될 10월 증시를 되짚어보면 걱정이 앞서는 건 코스피보다 코스닥시장이다. 10월 코스닥지수는 전 세계 증시 가운데 하락률 1위를 기록했다. 코스닥시장의 허약성을 다시 한번 전 세계에 알린 꼴이다.

품절株 많고 안전판 적은 코스닥

시장이 허약한 이유를 따져보면 그나마 기관투자가가 뒷받침하는 코스피와 달리 코스닥은 안전판 기능이 사실상 없다는 점이다. 코스닥시장은 품절주가 많아 한탕주의 세력의 표적이 되기 쉽다. 품절주는 유통주식수와 시총이 작아 변동성이 큰 코스닥 종목들을 말한다. 관리종목으로 지정된 나노스가 올해 5월과 9월 각각 코스닥 시총 3위, 2위에 올랐던 것도 이 때문이다. 시장의 바람과 달리 투자 단위가 큰 국민연금 등 연기금이 코스닥 종목에 쉽게 투자를 못하는 이유도 이러한 허약한 체질 때문이다.

개인투자자, 일명 개미들에 의존해 움직이는 시장인 점도 악재에 취약한 이유다. 코스피는 개인투자자 비율이 50% 미만이지만, 코스닥은 90% 안팎에 이르고 있다. 그러다보니 빚을 내 주식을 산 개미들은 주가 급락시 반대매매를 당하게 되고 대량 매물이 하한가로 시장에 쏟아져 지수 하락으로 이어진다. 10월에 증권사들이 내놓은 반대매매 매물은 호가 기준으로 5216억원어치에 달한다. 코스닥 시총은 코스피시장의 10분의 1에 불과하지만 반대매매 비율은 전체의 절반에 이른다. 더구나 개미들은 올 초 나온 코스닥 활성화 대책에 지수상승을 기대하며 뒤늦게 증시에 올라타 손실을 키웠다. 갈 곳 없는 시중 자금이 보물섬 테마주 같은 곳에 대거 몰리면서 거품을 일으킨 점도 코스닥지수 하락이 큰 이유다.

공정한 룰 만들 제도개선 시급

사실 허약한 시장 체질을 단숨에 해결할 뾰족한 방법이 있어 보이진 않는다. 하지만 마냥 손을 놓고 있을 순 없다. 수익률 손실이 빤히 보이는 상황인데도 무조건 연기금에게 주식을 사라고 할 것이 아니라 누구나 시장에 참여하고 싶은 생각이 들도록 유도해야 한다. 그 중 하나가 공정한 룰을 만드는 것이다. 기울어진 운동장이라는 지적이 잇따르는 공매도 손질하기, 품절주를 악용해 이득을 챙기는 세력 차단 등 기업의 펀더멘털과 무관하게 시장 왜곡을 불러오는 세력에 대한 철저한 징벌이 있어야 한다. 증권 관련 세금도 그 중 하나다. 당장의 세수만 걱정할 게 아니라 공정할 룰을 먼저 만들어야 한다. 그래야 시장에 참가자들이 늘어나 오히려 세수가 증가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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