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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의 ‘달창’ 발언의 여파는 한 주 내내 이어졌다. ‘달창’이란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적극적 지지층인 ‘달빛기사단’을 극우성향 인터넷 사이트에서 ‘달빛창녀단’이라 바꿔 칭하는 표현의 줄임말이다. 나 원내대표가 지난 11일 대구에서 열린 당 장외집회에서 이 표현을 입에 올린 뒤 사과했지만, 더불어민주당 여성 의원들은 원내대표직 사퇴를 촉구했다.
민주당 전국여성위원장인 백혜련 의원은 15일 국회 본청 앞에서 나 원내대표 규탄 집회를 열고 “보수 야당의 원내대표, 최초의 여성 대표가 됐으면 그만한 품격을 갖추시길 바란다”며 “여성들의 분노, 국민의 분노를 담아 진정으로 말씀 드린다. 정치적 책임을 지고 물러나라”고 요구했다.
그러나 같은 날 한국당 여성 의원들은 기자회견을 열어 “우발적인 말실수 하나로 야당 원내대표의 인격을 말살하는 ‘야당 죽이기’ 행태가 도를 넘고 있다”고 나 원내대표를 엄호했다.
파장이 일자 김 의원은 17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부적절한 비유로 고통받는 한센병 환우와 가족분들께 심려 끼친 데 진심으로 사과 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범여권으로 분류되는 정의당에서도 막말 논란을 촉발했다. 이정미 대표는 15일 한 라디오에서 황교안 한국당 대표를 두고 “5·18 특별법을 다루지 않고 다시 광주로 내려가겠다고 발표한 건 이건 거의 사이코패스 수준”이라고 했다. 한국당에서 “이성을 잃은 막가파식 막말”이라고 비난했지만, 이 대표는 사과하지 않았다.
정치인들의 잇단 거친 발언 논란에 자성을 촉구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김정화 바른미래당 대변인은 17일 논평을 내고 “조롱, 욕설, 저주, 정치권의 막말 퍼레이드. 모아놓고 보니 천박하고, 상스럽기 그지없다”며 “막말과 자극 속에 공생해가는 거대 양당은 통렬히 반성하라”고 일갈했다. 김 대변인은 “악취 나는 쓰레기 더미에서 민주주의는 꽃필 수 없다”면서 “제발, 정치의 격 좀 높이자”고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