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통령이 이날 독도를 방문하는 것은 일본이 2012년 방위백서에서 다시 한 번 독도 영유권을 주장한 직후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특히 독도 방문을 통해 ‘독도는 우리 땅’이라는 점을 대내외에 천명하는 것은 일본의 반복되는 도발에 대해 강력히 대응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일본은 지난달 발표한 2012년 방위백서에서 ‘다케시마(독도의 일본 명칭)는 일본 땅’이라고 주장했다. 이러한 억지 주장은 지난 2005년부터 8년 연속 이어지고 있다.
광복절을 닷새 앞두고 독도를 방문하는 것도 주목된다. 광복절 축사에서 일본과의 역사 문제를 거론하는 것과는 별개로 독도 방문을 통해 강한 대일 메시지를 던지는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외교통상부 장관이나 국방부 장관이 아닌 환경부 장관과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과 동행함으로써 외교적 마찰을 최소화하려고 한 흔적도 보인다.
정치적으로도 적절한 시기다. 친인척과 측근 비리로 인해 지지율이 떨어지고 있는 가운데 독도 방문을 통해 이를 극복하려는 의도가 엿보인다.
친형인 이상득 전 의원과 최측근인 김희중 전 청와대 제1부속실장이 구속된 이후 발표된 일부 여론조사 결과 이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은 18%로 재임 기간 최저점을 기록하기도 했다.
이와 함께 최근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 밀실 처리 추진에 따른 ‘친일 정부’ 비난을 불식시키는 효과도 기대된다.
이 대통령이 헌정 사상 최초로 대통령 자격으로 독도를 방문하는 것은 ‘조용한 외교’에 불만을 품어온 민심을 다독여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역대 대통령들은 ‘독도는 우리 땅’이라는 원론적 입장만 되풀이했을 뿐 독도를 방문하지는 않았다. 박정희 전 대통령이 국가재건최고회의 의장 당시 울릉도를 방문했지만 독도는 들르지 않았다. ‘일본의 버르장머리를 고쳐놓겠다’던 김영삼 전 대통령도 독도에는 가지 않았다.
임기 말이라는 점에서 부담도 덜하다. 일본과의 외교적 마찰이 생기더라도 내년에 들어서는 차기 정부에서 얼마든지 개선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 이 대통령은 해마다 독도 방문을 검토했지만 기상을 포함한 여건이 맞지 않아 실행에 옮기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