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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인이 되고 싶었던 20대 여성 B씨는 성형수술의 필요성을 느꼈으나 가족의 지원을 받을 수 없었다. B씨는 방법을 찾던 중 온라인으로 성형대부업자를 발견했다. 대부업자는 B씨에게 성형대출금액을 고액의 아르바이트로 2달 만에 갚을 수 있다며 성형외과와 일수업자를 소개했다. 성형외과에서는 B씨에게 2200만원 상당의 가슴, 광대, 턱, 눈, 코 수술을 제안했다. B씨는 대부업체에서 1200만원, 일수업자에게 1000만원을 빌렸다. 빚을 진 이후 대부업자가 B씨에게 술만 잘 따르면 된다고 소개했던 가게는 사실 성매매까지 하는 곳이었다. B씨는 수술비를 갚기 위해 성형수술의 후유증에도 불구하고 성매매를 했지만 빚은 늘어 7000만원으로 불어났다.
“성매매는 사회 구조적 문제…‘성산업-대부업-성형산업’ 구조에서 빠져나오지 못해”
앞선 사례들은 반성매매인권행동단체인 이룸과 상담했던 성매매 종사자들의 이야기다. 이룸은 지난 2005년부터 성매매 종사자들이 겪는 폭력 피해나 채무 문제를 전화와 온라인으로 상담하고 법률이나 의료 지원을 돕고 있다.
황 활동가는 여성들이 처음부터 성매매를 하는 게 아니라 성산업-대부업-성형외과로 이어지는 성산업 구조에서 빠져나오지 못하는 경우가 때문이라고강조명했다. 황 활동가의 설명에 따르면 성매매업소의 업주들은 경제적인 이유로 자신들을 찾는 여성들에게 고수익을 보장하며 성형을 강요하고 수술비를 위해 대부업자를 소개한다. 이들은 여성들을 일수나 사채 같은 제3 금융권에서 돈을 빌리게 해 100%가 넘는 이자율을 감당하게 하고 여성이 빚을 감당하기 어려운 순간 성매매를 강요하기 시작한다.
황 활동가는 “성형외과와 대부업체를 연결시켜주는 성형 브로커의 경우 대가로 수술비의 약 30%를 받기도 하는데 수수료를 현금으로 거래하는 경우가 많아 밝히기가 쉽지 않다”며 “이런 구조에 속에서 성매매를 하게 된 여성들은 사회적으로 찍힌 낙인과 혐오, 차별로 인해 반인권적인 폭력에 매일 같이 노출돼 있어도 해결책을 찾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자발·비자발 구분은 우리 사회의 책임을 여성에게 떠넘기는 것”
황 활동가는 이런 상황에서 성매매 여성들을 자발과 비자발적으로 나누는 것은 성산업 구조의 문제를 무시하고 개인에게 전가하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고 전했다. 황 활동가는 “성매매 여성들을 자발과 비자발적으로 나누고 자발적으로 성매매하는 여성들에게 지원해주는 것은 세금 낭비라고 말하는 것은 명백한 성매매 여성 혐오 발언”이라며 “성산업 구조라는 남성위주의 성구매 문화와 여성차별적인 노동시장, 성매매를 양성해왔던 과거 정부의 책임의 결과물을 단지 여성 혼자의 책임으로 떠넘기는 것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황 활동가는 “결국 성매매는 여성 개인의 탓으로 돌릴 것이 아니라 근본적인 사회구조 문제”라며 “성매매를 개인의 탓이 아닌 사회 구조적 문제로 인식해야 한다. 또 성매매가 여성 개개인의 정조나 선택의 문제가 아님을 인식하는 것이 성산업의 축소와 유발되는 각종 문제들을 해결하는 데 중요한 첫걸음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