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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넘게 이어져 온 청소년의 ‘스쿨미투’에 대한 정부의 응답을 촉구하는 집회가 열렸다. 청소년페미니즘모임(청페모) 등 청소년 단체와 용화여고성폭력뿌리뽑기위원회 등 스쿨미투 당사자들은 16일 오후 서울 종로구 청와대 인근에서 집회를 열고 “정부는 학생들의 용기 있는 폭로를 더 이상 외면하지 말라”고 목소리를 모았다.
“스쿨미투는 개별 학교 고발 넘어선 교육에 대한 문제 제기”
앞서 지난해 인천과 서울 등 전국 각지의 중·고등학교에서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교사로부터 상습적인 성추행과 언어 성폭력 등을 당했다는 스쿨미투 폭로가 이어졌다. 트위터는 지난해 국내 사회 분야에서 가장 많이 사용된 단어로 스쿨미투를 꼽았다.
지난해 11월 3일 ‘여학생을 위한 학교는 없다’ 행사를 주최한 청페모의 양지혜 활동가는 지난 4일부터 9일까지 UN 아동인권위원회의 초청을 받아 국내 스쿨미투 상황을 알렸다.
이날 모인 스쿨미투 당사자들은 1년이 지났지만 바뀐 것 없는 학교로 돌아갈 수 없다고 전했다. 충북여중교내성폭력공론화 소속 A씨는 “성추행한 교사를 교감에게 고발했지만 주의를 준 것이 전부였다”며 “교내 차원에서의 해결로는 부족하다”고 말했다.
스쿨미투 청소년연대 in 대구 소속 B씨는 “학생들은 스쿨미투 대자보를 부착한 후 SNS를 통해 2차 가해를 당하고 교사들로부터 제보자가 누군지 아느냐는 질문을 받기도 한다”며 폭로 후에도 피해를 걱정하는 학생들의 심경을 전했다.
“정부 대책 불완전…학내 성폭력 전수조사 필요”
집회 참가자들은 스쿨미투 이후 정부가 내놓은 대응책이 구체적이지 못하다고 비판했다. 집회 참가자들은 “교육부가 마련한 대응책에는 일부 가해교사에 대한 처벌 외 학내 성폭력 전수조사나 예방 대책은 빠져 있었다”며 “스쿨미투 관련 법안이 13개나 발의됐지만 단 하나도 통과되지 못했다”고 말했다.
집회 참가자들은 또 교육부가 학내 성폭력 전수조사에 나서야 한다고 요구했다. 집회 참가자들은 “폭로 이후 많은 학생이 2차 가해와 신변 위협에 시달리고 있다”며 “교육부는 익명·안전·투명성을 보장하는 전수조사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집회 참가자들은 선언문을 통해 “성폭력이 일상이 된 학교에서 청소년들은 무력한 피해자로만 남아 있지 않았다”며 “스쿨미투 고발은 평등하고 안전한 학교를 만드는 시작점이 돼야 한다”고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