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무연 기자]
SK하이닉스(000660)가 구조조정 과정에서 매각한 반도체 업체 ‘매그나칩(Magnachip)’ 인수를 추진한다. 최근 반도체 시장에서의 경쟁이 격화되면서 설비를 확보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23일 투자은행(IB) 및 재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매그나칩의 파운드리(위탁생산) 부문과 청주 공장 인수를 검토 중이다. 매그나칩은 과거 SK하이닉스의 전신인 하이닉스 소속이었으나 2003~2004년 공적자금 수혈·구조조정 과정에서 매각됐다. 현재는 브리게이드 캐피털 매니지먼트를 비롯한 외국계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가 지분 79.41%를 보유 중이다.
매그나칩은 반도체 설계·위탁생산을 함께 하는 종합반도체업체(IDM)로 이중 파운드리가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45%에 달한다. 매그나칩은 2010년 뉴욕증시에 상장됐으며 지난해 말 기준 시가총액은 3200억원, 영업이익은 900억원 수준이다.
SK하이닉스로서는 매그나칩 파운드리를 인수하면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어 인수를 적극 검토할 것이라고 업계 관계자들은 보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자체적으로 SK하이닉스시스템아이씨라는 파운드리 회사를 자회사로 두고 있는데, 회사가 사용하는 공정 라인(200mm)과 매그나칩 청주 공장이 같은 라인이라는 점에서 단시간에 생산력을 극대화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또한 매그나칩이 보유하고 있는 파운드리 관련 3000개 이상의 지적재산권(IP) 역시 매력적이란 평가다.
매그나칩 대주주 측은 최근 JP모간을 매각자문사로 선정하고 원매자들로부터 인수의향서(LOI)를 받으며 본격적인 매각 작업에 돌입했다. 이르면 이달 말 인수 우선협상자가 선정될 전망이다. 경영권 프리미엄, 미래 가치 등을 감안한다면 청주 공장 인수 비용으로만 2000억~ 3000억원 수준일 것이라고 업계 관계자들은 보고 있다. SK하이닉스 외에도 대만 UMC, 중국 SMIC가 매그나칩 인수 후부로 거론되고 있다.
다만 SK하이닉스 관계자는 “매그나칩 파운드리 인수와 관련해 구체적으로 확정된 바는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