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인 28만명, 누가 시킨 것도 아닌데…'야광 조끼' 입고 거리로, 왜?

유류세 인상에 반대…SNS 통한 '자생적' 항의 시위
프랑스 전역 2000여곳서 마크롱 정부 비판 목소리
1명 사망하고 227명 부상…일부 지역선 과격 시위도
마크롱 지지율 25% 그쳐…취임 18개월만에 최저치 추락
  • 등록 2018-11-18 오후 3:55:08

    수정 2018-11-18 오후 3:55:08

프랑스 정부의 유류세 인상에 항의하는 ‘노란 조끼’ 운동 참가자들이 17일(현지시간) 수도 파리 콩코르드 광장에서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의 사퇴를 촉구하는 등 시위를 벌이고 있다. (사진=AFP PHOTO)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28만명의 프랑스인들이 형광색 ‘노란 조끼’를 입고 거리로 나섰다. 기름값이 너무 비싸서다. CNN과 블룸버그통신 등은 17일(현지시간) 프랑스 전역에서 정부의 유류세 인상에 항의하는 시위가 벌어졌다고 전했다. 피켓과 표지판을 치켜든 시위 참가자들은 주요 도로를 점령하고 정부를 향해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다. 대도시부터 소도시와 시골 마을까지 번졌다. 에마뉘엘 마크로 프랑스 대통령의 지지율은 취임 후 최저치로 떨어졌다.

프랑스 내무부는 이날 성명을 내고 28만3000여명이 전국 2000여곳에서 유류세 인상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였다고 발표했다. 이 과정에서 1명이 사망하고 부상자도 227명에 달했으며, 73명은 경찰에 구속됐다고 내무부는 설명했다. 또 경찰 1명이 중상을 입었으며 5명은 경미한 부상에 그쳤다고 전했다. 소방관도 1명 다쳤다.

시위자들이 고속도로 진입로와 출입로, 톨게이트 등을 점령하면서 상당수 지역에서 심각한 교통체증이 일어났다. 유일한 사망 사고는 리옹시에서 멀지 않은 곳에서 발생했다. 한 여성 운전자가 시위대에 둘러싸인 뒤 공황 상태에 빠지면서 차량을 돌진, 63세 노인 여성이 치여 목숨을 잃었다. 운전자는 딸을 병원에 데려가던 중이었다.

수도 파리에선 1000명이 넘는 시위대가 마크롱 대통령의 사퇴를 촉구하며 그가 있는 엘리제궁을 향해 행진했다. 경찰은 방패로 막아서고 최루탄을 쏘면서 저지에 나섰다. 개선문 인근에선 마비된 도로를 뚫기 위해 경찰이 시위대를 강제 해산시키기도 했다.

일부 지역에서는 과격시위도 발생했다. 파리 남동부 외곽 트루아에선 100여명이 도청을 점거하고 내부를 파괴했다. 브르타뉴 캥페르에서도 폭력 시위가 발생했고 해산시키기 위해 물대포가 사용됐다. 또 많은 지역에서 주유소가 습격·점거당했다.

프랑스 정부의 유류세 인상에 항의하는 ‘노란 조끼’ 운동 참가자들이 17일(현지시간) 수도 파리 콩코르드 광장에서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의 사퇴를 촉구하는 등 시위를 벌이고 있다. (사진=AFP PHOTO)
이번 시위는 주도한 특정 세력이 없다. 노조도 정치 단체도 개입하지 않았다. 소셜미디어를 통해 ‘밑에서부터 자생적으로’ 발생한 저항 운동이다. 야광 조끼를 착용키로 약속돼 ‘노란 조끼 운동’으로 명명됐다. 시위 참가자들은 마크롱 대통령이 ‘부자들을 위한 대통령’이라고 비판했다. 고소득자와 기업들에겐 세금을 줄여주면서 저소득층에겐 기름 값을 올려 부담을 키웠다는 지적이다.

이를 방증하듯 마크롱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은 취임 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프랑스여론연구소(IFOP)가 지난 9~17일 1957명의 유권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 결과, 마크롱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은 25%로 집계됐다. 이는 전달보다 4%포인트 하락한 것으로 취임 18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치다.

매우 만족한다는 응답은 4%에 그쳤고, 대체로 만족한다는 응답이 21%였다. 반면 매우 불만족한다는 답변은 39%에 달했다. 10명중 4명 꼴이다. 대체로 불만족한다는 응답은 34%를 차지했다.

또 리서치업체 엘라베의 설문조사 결과에선 응답자의 73%가 이번 시위를 지지한다고 밝혔다.

/ AFP PHO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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