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주행동주의 부상, 지주사株 디스카운트 벗어나나

경영권 분쟁조짐에 한진칼 급등…지주사주 동반 상승
"한국형 주주행동주의 서막…경영참여 잇따를 것"
"내년 정기 주총서 지배구조 개편 모멘텀 강화될 것"
밸류에이션 할인폭 축소 기대…연말 배당매력도 부각
  • 등록 2018-11-18 오후 3:56:21

    수정 2018-11-18 오후 3:59:31

[이데일리 이후섭 기자] 한진칼(180640)이 국내 사모투자펀드(PEF)와 경영권 분쟁 조짐을 보이면서 한진그룹주(株)를 비롯해 LG(003550) 두산(000150) 등 지주사주도 동반 상승세를 보였다. 그간 정책 리스크로 저평가됐던 지주사들이 주가 반등에 나서며 재평가 기대가 커지고 있다. 지배구조 개편 모멘텀이 강화될 전망이며, 연말 배당 매력도 부각되고 있다.

18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한진칼은 전날대비 14.75% 올랐으며, 한진칼우(18064K) 대한항공우(003495)는 가격제한폭까지 치솟았다. 한진(002320)도 21% 넘게 뛰는 등 한진그룹주가 급등했다. 두산과 LG도 2~3% 올랐으며, 현대중공업지주(267250) 한화(000880) LS(006260) GS(078930) 등 지주사주들도 상승 마감했다. 외부 투자가의 경영참여에 따른 주주친화 기대감에 매수세가 몰린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형 주주행동주의 서막…“경영참여 잇따를 것”

국내 사모펀드 KCGI의 투자목적 자회사인 그레이스홀딩스는 전날 한진칼 지분 9.0%를 확보했다고 공시했다. KCGI는 강성부 전 LK투자파트너스 대표가 설립한 기업지배구조 개선 전문 사모투자펀드로, 상황에 따라 임원 선임·해임, 정관변경 등의 행위들을 고려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진그룹의 지주사인 한진칼은 대한항공(003490)(30%), 진에어(272450)(60%), 칼호텔네트워크(100%), 한진(22.2%), 정석기업(48.3%) 등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KCGI가 대표소송권, 이사의 위법행위 청구권, 주주제안권, 주주총회 소집청구권 등의 권리를 갖게되며, 이를 활용해 한진칼의 주요 정책 결정에 영향을 줄 수 있고 주주총회를 소집해 표 대결을 벌일 수도 있다고 관측한다. 강성진 KB증권 연구원은 “한진칼에서 의결권 대결이 이뤄질 경우 주요 주주인 국민연금, 크레디트스위스 등을 설득하는 것이 양측의 중요한 관건이 될 것”이라고 판단했다.

시장에서는 이번 KCGI의 한진칼 지분매입을 한국형 주주행동주의의 서막이라고 평가하며 외부투자자의 경영참여가 잇따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송치호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기업들은 일감몰아주기, 승계이슈 등 주주행동주의의 타겟이 될 수 있는 다양한 포인트를 가지고 있다”며 “최근 증시 부진과 더불어 코스닥벤처펀드 이후 마땅한 투자처를 못 찾은 투자자금이 추가 행동주의 투자전략 실행 및 행동주의 특성화펀드의 펀딩에 유리할 수 있는 구조를 조성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한진칼처럼 최대주주 지분율이 30%미만에 불과하거나 시가총액 규모가 작은 중소형 지주사들이 추가적인 주주행동주의 타겟이 될 것으로 관측된다. 또 지배구조가 개선되면 주가가 오를 여지가 있거나 주가순자산비율(PBR)이 낮은 기업들도 대상에 포함될 수 있다는 판단이다.

지주사 지배구조 개편 모멘텀 강화…“할인폭 축소 기대”

지주사들은 그간 지배구조 개편 규제 불확실성으로 인해 주가 할인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지주회사 행위제한 강화` `지주회사 전환시 자사주 활용 금지` 등 다양한 경제민주화법안들이 발의됐다. 김동양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다수의 기업집단들이 선제적으로 지배구조를 개편하면서 정부는 이미 발의된 경제민주화법안들을 체계적으로 정리하되 규제강도는 완화시킨 공정거래법 전부개정안을 입법 예고했다”며 “기업 지배구조 개편을 규제하는 제도적 변화가 마무리되면서 불확실성이 해소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에 국내 기업들의 지배구조 개편 모멘텀이 강화될 전망이다. 특히 지주사에 대한 주주권 행사가 많아질 것으로 보인다. 한진칼의 경우 내년 정기주주총회에서 표 대결이 벌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민연금은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으로 내년 3월 정기 주총에서 주주친화 관련 목소리를 높일 것으로 보인다”며 “이는 지주사에 대한 투자심리 개선으로 연결돼 주가 상승에 긍정적인 요인”이라고 판단했다.

최남곤 유안타증권 연구원도 “지배구조 개편 관련 지주사에 대한 관심이 환기될수록 밸류에이션 할인폭이 축소될 것”이라며 “올 3분기 롯데지주(004990) SK(034730) 삼양홀딩스(000070) 한솔홀딩스(004150) 등이 호실적을 기록하는 등 지주사의 실적 자체는 견조함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연말 배당시즌이 도래한 점도 지주사의 주가 상승을 기대하게 한다. 지난해 삼성전자를 시작으로 롯데그룹, 현대차그룹 등 기업들의 배당정책이 강화되고 있다. 지배주주의 지분 확대를 위한 재원 마련, 안정적 수입원 확보 차원에서 계열사들의 배당정책 강화는 지속될 전망이다. 특히 올해는 주가 하락에 따른 기대 배당수익률 상승과 더불어 장기투자기관의 배당요구가 과거보다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오광영 신영증권 연구원은 “최근 일각에서 국민연금 고갈 우려 등으로 수익률 제고가 절실한 국민연금 입장에서 배당 관련 주주활동에 적극적으로 나설 가능성이 높다”며 “올해 코스피 예상 배당수익률은 2.5% 이상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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