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벌받는다"는 경찰 말에 꿈쩍 않던 당산역 취객, 포옹엔 '울컥'

  • 등록 2019-02-20 오전 9:01:07

    수정 2019-02-20 오전 9:01:07

MBC 뉴스 영상 캡처
[이데일리 박한나 기자] “처벌하려면 처벌해”

서울 지하철 2호선 당산역 안에서 소리치던 중년 남성은 요지부동이었다. “공무집행방해죄로 처벌받을 수 있다”는 경찰에 말에 “처벌하라”며 거칠게 답했고, 경찰과 실랑이를 벌이는 장면을 촬영하는 이에게는 “찍어요 찍어”라고 말했다.

이때 주변에서 상황을 지켜보던 청년이 다가와 남성을 끌어안았다. 남성은 예상치 못한 포옹에 당황한 듯 보이지만 청년이 “그만 하세요”라고 말하며 다독이자 이내 진정했다. 남성은 동영상을 촬영하는 이를 향해 “UCC에 좀 알려줘”라고 말하며 청년의 팔에 고개를 떨어뜨렸다.

작년 11월 유튜브에 게재된 ‘당산역 취객 포옹’으로 알려진 영상 내용이다. 45초 영상 속 남성이 어떤 이유로 격분했는지 알 수 없지만, 낯선 이가 전한 포옹에 잠잠해지는 모습이 화제가 되고 있다.

60만회 이상 조회된 이 영상에는 “취객 제압이라고 해서 무술을 생각했는데 포옹이라니”, “영상에서 만일 보기좋게 업어쳐버렸다면 저 취객이 누리꾼의 조롱거리가 됐을텐데. 저 멋진 청년의 의외의 행동 덕분에 저 취객도 그냥 술 좀 드시고 억울한일이 있는 일반인일뿐인데 구경꾼들 앞에서 웃음거리가 돼야 마땅한 존재처럼 생각한 게 창피해진다”, “때로 힘 보다 따뜻한 행동 하나에 마음이 눈 녹듯 녹아내리는 경우가 있다” 등의 댓글이 공감을 얻었다.

한편 영상을 통해 중년 남성과 청년의 얼굴이 노출된 것에 대한 우려도 나왔다. “객관적으로는 저 아저씨가 술 먹고 주정 부리는 거긴 하지만 세상 살기가 너무 힘에겨워 벼랑 끝에 서있는 분일수도 있을텐데 모자이크는 해주는게 맞지 않을까”, “내용은 감동적이지만 두 사람 다 얼굴이 너무 잘 보인다”와 같은 반응이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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