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의 '역린' 美대선 건드린 北…크리스마스 전후 중대 고비

北의 전방위 '태도변화' 압박에도 美 "협상장 복귀" 되풀이
핵·미사일 도발 시사 이어 '국내정치용·시간벌기' 공세
트럼프 "선거 개입 말라" 경고…대북 강경발언은 삼가
美에 연말까지 새 셈법 요구한 北, 강경 도발 가능성
  • 등록 2019-12-08 오후 2:28:56

    수정 2019-12-08 오후 3:18:56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AFP
[뉴욕=이데일리 이준기 특파원]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비핵화 협상의 원칙은 ‘굿딜’(good deal·좋은 거래)이다. 노딜(no deal·결렬)을 감수할지언정 시간에 쫓겨 ‘배드딜’(bad deal·나쁜 거래)은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의미다.

노딜로 귀결된 지난 2월 하노이 2차 북·미 정상회담이 대표적인 예다. 아무리 정상 간 만남이더라도 오직 ‘굿딜’만 수용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북한이 미국에 이른바 ‘새 계산법’을 요구하며 제시한 ‘연말 시한’을 앞두고 북한이 군부와 외교라인을 넘어 북·미 간 대표적 소통창구인 ‘뉴욕채널’을 통해서까지 대미(對美) 압박을 높이고 있음에도, 미국이 꿈쩍하지 않는 배경이다.

내년 11월 미 대선은 비핵화 협상을 관통하는 최대 변수다. 트럼프 대통령은 핵·미사일 도발을 멈춰 세운 자신의 대북(對北) 관여정책을 최고 외교성과로 내세운다.

그러나 만약 북한이 도발을 재개한다면, 미국민들에게 내세울 ‘큰 업적’ 하나를 잃게 되는 셈이다. ‘우크라이나 스캔들’로 인해 탄핵 위기에 처하면서 정치적 궁지에 몰린 트럼프 대통령으로선 어떻게든 북한의 도발 재개를 막아야 하는 처지에 놓인 셈이다.

7일(현지시간) 김성 유엔주재 북한대사가 미국이 추구하는 대화를 “국내 정치적 어젠다” “시간벌기 속임수” 등으로 규정, 미 대선을 의식한 국내정치용이라는 뉘앙스로 언급하자, 트럼프 대통령이 두 차례에 걸쳐 “나는 그(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가 선거에 개입하길 원한다고 생각지 않는다”고 언급하며 경고한 것도 이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즉각적인 반응에 비춰볼 때 북한으로선 ‘미국 대선’을 겨냥한 이 같은 직접적인 압박이 다소 위험할 순 있어도, 현 시점에선 미국을 움직이기에 가장 적절한 전략이라고 봤을 수 있다.

지난 3일 북한의 리태성 외무성 미국담당 부상이 ‘핵·미사일 도발 재개’를 처음으로 시사한 지난 3일 트럼프 대통령은 나토 정상회의 참석차 영국을 방문한 자리에서 북한에 ‘무력을 사용할 수도 있다’는 강경 발언을 내뱉었지만, 이날은 “북한이 적대적으로 행동한다면 나는 놀랄 것”이라며 도발에 대한 경계심만을 드러내는 데 그쳤다.

그렇다고 해도 미국이 선뜻 북한의 태도변화 요구, 즉 대북제재 해제 등 적대시 정책 카드를 내밀 공산은 거의 없다. 지난 4일 유럽 6개국 유엔대사가 최근 북한의 단거리 발사체 발사에 대응해 규탄 공동성명을 발표하는 등 서방의 시선이 따가운 상황에서 미국이 줄곧 고수해오던 ‘원칙’을 멋대로 버릴 수는 없는 노릇이다.

만약 북한이 핵·미사일 도발이라는 칼을 칼집에서 뺀다면 양측의 ‘강 대 강’ 대치국면으로 회귀는 불가피하다. 김 위원장 부친인 김정일의 최고사령관 추대일이 24일인 데다, 북측이 ‘크리스마스 선물’을 언급했던 만큼, 25일 전후가 중대 고비가 될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지난 3일 이태성 외무성 미국 담당 부상의 담화에서 “우리가 미국에 제시한 연말 시한부가 하루하루 다가오고 있다”며 “남은 것은 미국의 선택이며 다가오는 크리스마스 선물을 무엇으로 선정하는가는 전적으로 미국의 결심에 달려 있다”고 위협했다. 앞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4월 12일 최고인민회의 시정연설에서 “연말까지 인내력을 가지고 미국의 새로운 셈법을 기다리겠다”고 했다.

이미 북한은 지난 7일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 서해위성발사장에서 ‘대단히 중대한 시험’을 했다고 이날 밝혔다. 더는 구체적 설명은 피했으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엔진 개발 관련 시험일 가능성이 크다. 미국은 본토에 직접적인 위협을 주는 ICBM 도발을 가장 꺼린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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