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도 실패한 '배송박스 재활용'…韓 스타트업 도전

헬로네이처, 쌀포대 소재로 만든 재사용 배송박스 실험
성공하면 포장 쓰레기↓·비용 효율성↑ 효과 기대
  • 등록 2019-04-21 오후 1:56:24

    수정 2019-04-21 오후 1:56:24

[이데일리 김유성 이성웅 기자] 쇼핑·물류 혁신의 대명사로 불리는 미국의 아마존도 실패한 도전을 한국 새벽배송 스타트업이 시작했다. 택배서비스 이용후 남는 골판지·스티로폼 박스에 대한 처리 문제다. 아마존은 자사 새벽배송 서비스 ‘아마존프레시’를 통해 배송박스 사용후 반환 서비스를 도입한 바 있다.

아마존프레시가 사실상 실패한 배송 서비스 사례로 평가되는 가운데 한국의 원조 새벽배송 업체 ‘헬로네이처’가 배송박스 반납·재사용 서비스를 시범적으로 시작했다. 헬로네이처는 지난 17일 배송박스 반납·재사용 서비스 ‘더그린배송’ 모니터링단을 모집하기 시작했다. 대상은 서울과 경기권 지역 거주자로 총 150여명이 모니터링단으로 활동한다.

쌀포대와 전분 아이스팩, 재사용↑ 쓰레기·비용↓

이 서비스의 핵심은 ‘더그린박스’다. 쌀포대 소재로 쓰이는 섬유질로 만들어진 보냉박스로 일반 골판지 박스보다 탄탄한 내구성을 자랑한다. 헬로네이처 관계자는 “자체 실험 결과 수십번 사용해도 될 정도”라고 전했다.

헬로네이처 더그린배송에 활용되는 더그린박스.(사진=BGF리테일)
집으로 배송온 더그린박스는 고객이 헬로네이처 새벽배송 제품을 재구매시 반납할 수 있다. 배송날 문 밖에 더그린박스를 내놓으면 헬로네이처 새벽배송 전담직원이 가져가는 식이다. 가져간 더그린박스는 전문 세척업체로 보내진다. 헬로네이처는 세척된 박스를 가져다가 다시 새벽배송에 쓴다.

박스 안에 넣는 아이스팩도 친환경으로 제조됐다.비닐팩 안에 화학물질 냉매가 들어 있는 일반 아이스팩과 달리 헬로네이처의 ‘더그린팩’은 물과 전분으로만 만들어졌다. 더그린박스 수거 시 반납해도 되고 버려도 된다.

쿠팡도 못한 도전을 직원 수 100명 남짓되는 헬로네이처가 하는 이유는 쓰레기 절감과 비용 효율성 증대에 있다. 실제 배달 서비스 증가는 필연적으로 포장재 낭비를 불러왔다.

신선식품을 배달하는 새벽배송은 상황이 더 심각했다. 업체들은 음식 상하는 것을 막기 위해 스티로폼 등의 소재와 아이스팩을 많이 사용한다. 이를 두고 맥주 등 식음료 제조업체들이 볼멘소리를 하기도 했다. 더 큰 문제가 택배물 포장 쓰레기인 상황에서 페트병만 규제한다는 뜻이다.

배송 박스 재사용은 비용 절감에도 효과적이다. 새벽배송 업체 관계자는 “정확히 산정된 금액은 없지만 배송 한 건당 포장재 비용만 2000원 가량이 든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배송박스와 아이스팩의 재활용은 포장 비용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 헬로네이처 관계자는 “처음에는 비용부담이 크겠지만 재활용이 거듭될 수록 낮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박스 반납과 재사용 과정 중에 자연스럽게 고객과의 접점을 넓혀갈 수 있다는 점이다. 박스 반환을 위해서라도 고객이 추가 주문을 할 수 있다는 얘기다.

기존 유통업체들, 친환경 소재 적용 단계

헬로네이처 외 기존 유통업체들도 택배 상품에 친환경 소재를 적용하고 있다. 아직은 자연상태에서 분해가 되는 충격 완충제나 테이프를 쓰는 게 대부분이다.

CJ오쇼핑은 포장용 비닐 테이프를 종이재질 테이프로 변경했다. 골판지 상자 재활용에 있어 골치아픈 비닐 테이프 문제를 줄이겠다는 의도다. 마켓컬리는 지난해 5월부터 아이스팩 반납 서비스를 하고 있다. 현대홈쇼핑은 올해 아이스팩 100만개 재활용 목표를 세웠다. 쿠팡도 비슷한 상황이다. 다만 “신선식품은 시스템을 갖춰나가는 단계”라고 전했다.

한편 헬로네이처는 2012년 시작한 신선식품 배송 스타트업으로 지난해 BGF그룹에 인수된 바 있다. 도농 상생을 기치로, 우리 농촌에서 생산된 신선식품을 신속하게 도시 가정으로 배달해준다는 개념을 내세웠다.

아마존은 지난 2007년 새벽배송 격인 아마존프레시를 시작했다. 당시 반납이 가능한 프레시백을 배달에 활용했다. 그러나 비용과 보안 문제로 시장에 안착하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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