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피플]“누적 다운로드 1000만 넘어도 앱 개발 멈출 수 없죠”

女쇼핑 특화 앱 ‘지그재그’ 만든 손연미·백서영씨
여성개발자 듀오로 10년 넘게 고군분투
학창시절 컴퓨터 흥미 느껴…‘공대 아름이’로 뭉쳐
여성 차별·편견 없는 조직서 역량 발휘
2700개 쇼핑몰 회원 가입한 에피소드 공개
“후배들 두려움 없이 도전했으면”
  • 등록 2018-02-27 오전 9:09:42

    수정 2018-02-27 오후 3:39:15

크로키닷컴에서 앱 개발을 담당하고 있는 손연미(31·왼쪽)씨와 서버 개발을 맡고 있는 백서영(31)씨는 지난 2015년 여성 쇼핑몰을 한 데 모아 놓은 ‘지그재그’란 앱을 개발했다.(사진=크로키닷컴)
[이데일리 박태진 기자] “누적 다운로드 1000만건이 넘은 것에 만족하지 않고 사용자들이 좀 더 쉽게 쇼핑을 즐길 수 있는 앱을 만들도록 노력할거에요. 올해는 통합결제시스템 등 편리한 기능도 갖추기 위해 앱 개발을 멈추지 않을 겁니다.”

남성들이 주를 이루던 앱 및 관련 서버 개발 분야에서 여성 듀오가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여성 쇼핑몰을 한데 모아 패션 포털의 기능을 갖춘 ‘지그재그’란 앱을 개발한 손연미(31)·백서영(31)씨가 주인공이다.

손씨는 사용자들이 접하는 앱 개발을, 백씨는 쇼핑몰 홈페이지 관리와 보안관련 업무 등 서버 개발을 각각 맡고 있다. 이들은 여성개발자로서 설 자리가 많지 않은 척박한 업계 환경 속에서 10년 넘게 고군분투하고 있다.

손씨는 중학생 때부터, 백씨는 고등학생 때부터 컴퓨터를 이용한 프로그램 개발에 흥미를 느꼈다고 했다. 대학에서는 컴퓨터공학을 전공했다. 공교롭게도 두 사람은 대학(같은 학과) 동기에 입사 동기이기도 하다. 2005년도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에서 만나 단짝이 됐다는 이들은 이후 ‘공대 아름이’(공대에서 여학우가 적은 것을 비유한 표현) 파워로 똘똘 뭉쳤다.

2008년 앱 개발회사 라일락에 같이 입사한 이들은 3년이 지난 후 각자의 길을 걷다가 2015년 현재 회사인 크로키닷컴으로 이직하면서 인연을 다시 이어가고 있다.

두 사람은 업계에서 여성 개발자로서 겪었던 어려움은 없었다고 강조한다. 오히려 지금 회사의 수평적인 조직문화 덕분에 역량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다고 자부했다.

손씨는 “현재 회사는 남녀에 대한 차별과 편견이 없다”며 “동등한 위치에서 일을 하고 프로젝트 진행시 각자 맡은 분야가 달라도 서로 보완해주며 완성도를 높이는 과정을 거친다”고 강조했다.

백씨는 하나에만 집중하는 스페셜리스트보다 다양한 영역을 잘할 수 있는 제너럴리스트를 중요시하는 문화도 회사의 장점으로 꼽았다.

앱·서버 분야 여성개발자인 손연미씨와 백서영씨는 현재 다니고 있는 회사의 장점으로 남녀 차별 없는 수평적인 조직문화를 꼽았다.(사진=크로키닷컴)
이같은 조직문화를 바탕으로 두 사람은 2015년 6월 지그재그를 론칭했다. 지그재그에는 2700여개 여성쇼핑몰이 입점해 있다. 이 앱은 제품별로 일일이 쇼핑몰 홈페이지를 들어가 검색하는 불편함을 없애고 개인 맞춤서비스를 제공하는 게 특징이다. 지난 달 기준 누적 다운로드 1000만건을 돌파했고, 월간 사용자수가 180만명을 넘어섰다.

이 앱의 강점은 여성패션에 특화됐다는 점과 개인화(사용자별 알고리즘 형성을 위한 빅데이터 구축), 크롤러(쇼핑몰 정보 실시간 업데이트 기능)를 꼽을 수 있다. 특히 개인화는 앱 사용자들이 어떤 제품을 ‘찜’했는지, 어떤 아이템을 즐겨찾기로 등록했는지 등에 대한 정보를 쌓아 소비 성향을 분석 후 맞춤 상품을 추천하는 기능이다. 이 기능을 통해 인지도가 있는 쇼핑몰이든 신생 가게든 고객 유치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는 게 두 사람의 설명이다.

손씨는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로 ‘쇼핑몰 가입 도우미’ 제작 과정을 꼽았다. 지그재그에 포함된 이 기능은 쇼핑몰 가입에 필요한 아이디, 비밀번호, 연락처 등 공통되는 정보를 사용자가 쉽게 입력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기능이다.

그는 해당 기능을 만들기 위해 2700여개 쇼핑몰 웹사이트를 일일이 들어가 회원 가입을 하는 수고도 마다하지 않았다. 손씨는 “지금도 쇼핑몰과 고객의 니즈를 파악하기 위해 여러 신생 쇼핑몰 가입을 직접 체험해보며, 본인이 대한민국에서 쇼핑몰 아이디가 제일 많을 것”이라고 털어놨다.

두 사람은 현재 쇼핑몰마다 다른 결제시스템을 통합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들은 앱·서버 개발자를 꿈꾸는 후배들에게 “두려움 없이 도전하라”고 조언한다.

손씨는 “요즘 젊은이들은 오래 다닐 수 있는 직장을 찾다보니 정작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며 “걱정하지 말고 뭐든 시도해봤으면 좋겠다. 특히 앱 개발과 관련해 어렵다거나 두렵다는 선입견을 가지지 않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백씨는 “앱을 개발하다가 서버 개발로 분야를 바꿨을 때 무서웠다”며 “갑자기 신입이 된 듯한 불안감도 느꼈지만 막상 부딪혀보니 별거 아니란 걸 깨달았다. 해보지 않고 후회하기보다 일단 해보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두 사람은 앱·서버 개발자를 꿈꾸는 후배들에게 “두려움 없이 도전하라”고 조언한다.(사진=크로키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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