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의 사생활’, ‘최애’가 삶을 풍요롭게 할지니

  • 등록 2019-04-20 오후 3:50:09

    수정 2019-04-20 오후 3:50:09

사진=본팩토리
[이데일리 스타in 김윤지 기자]아이돌에 빠진 여자와 그런 여자에게 빠진 남자. 케이블채널 tvN 수목 미니시리즈 ‘그녀의 사생활’(극본 김혜영·연출 홍종찬)의 줄거리다.

‘그녀의 사생활’은 만화 ‘누나팬닷컴’을 원작으로 한다. 원작 속 주된 배경인 한식당은 미술관으로 각색됐다. 큐레이터 성덕미(박민영 분)와 천재 화가 라이언(김재욱 분)은 첫 만남은 경매장이다. 한 작가의 그림을 두고 경쟁을 벌인다. 라이언이 미술관의 새 관장으로 오면서 인연은 이어진다. 공항에서의 악연, 안명섭 작가 전시회 해프닝, 커피 사건 등으로 얽히면서 두 사람은 상사와 부하 이상으로 조금씩 가까워진다.

여기까진 일반적인 로맨틱 코미디의 설정이다. 여주인공인 성덕미가 ‘덕후’란 설정으로 차별화를 시도한다. 똑 부러지는 커리어 우먼인 성덕미는 아이돌 스타 차시안(정제원 분)의 열혈 팬이다. 시나길이란 활동명을 가진 ‘홈마’(홈마스터)이기도 하다. ‘돈 많은 친구’ 이선주(박진주 분)와 덕질이 그에겐 최고의 취미 생활이다. 성덕미에게 호감을 느끼는 라이언은 이선주와 성덕미의 관계를 오해하면서 엉뚱한 고민에 빠지게 된다.

드라마의 미덕은 영상화 된 ‘덕질’ 세상이다. 온라인에서 통용되는 ‘덕후’의 언어를 귀여운 상상력으로 표현한다. ‘홈마’ 성덕미의 SNS 프리뷰는 미술관에서 큐레이터가 그림을 소개하는 장면으로 그려진다. “오늘은 여기에 눕겠다”는 팬은 침낭을 들고 나타난다. 좋아하는 스타의 집을 찾은 성덕미는 기쁨을 주체하지 못한다. 모형 “아파트를 뽑는” 상상신이 등장한다. 시나길이 성덕미인 걸 모르는 라이언과 성덕미가 SNS로 나누는 대화는 숲 속 세트를 배경으로 호랑이 머리띠를 쓴 라이언과 ‘홈마’ 옷차림을 한 성덕미로 대체된다.

시청률에 유리한 소재는 아니다. 실제 ‘그녀의 사생활’은 2%대 시청률을 기록 중이다. 중장년층이나 ‘머글’(판타지 소설 ‘해리포터’에서 유래한 단어로 평범한 사람을 의미)은 공감하기 어려운 디테일과 설정이다. “빠순이는 빠순이라 불러도 되지만 남들이 빠순이라 부르면 비하”는 이선주의 대사처럼 소수만 이해할 수 있는 ‘팬덤 문화’가 기저에 깔려 있다.

시청률이 곧 작품의 완성도를 뜻하진 않는다. ‘그녀의 사생활’은 시청률 이상으로 재기발랄하다. 극중 성덕미의 모친은 뜨개질을, 부친은 돌 수집에 푹 빠져 있다. 열정적인 취미 혹은 ‘최애’는 더욱 풍요로운 삶을 살아가게 하는 원동력이 된다. ‘그녀의 사생활’은 팬덤 문화에서 출발하지만, 사랑에 빠진 모든 이들에 대한 따뜻한 시선을 담고 있다. “‘최애’를 대상으로 살아간다는 건 열심히 살아가는 삶이다. 드라마를 통해 삶의 열정을 느끼셨으면 좋겠다” 는 홍종찬 PD의 말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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