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아베 제외’ 미중러 정상외교…꺼져가던 비핵화 동력 되살려(종합)

ASEAN·APEC정상회의 참석 계기로 핵심 당사국과 비핵화 문제 논의
시진핑과 정상회담 화기애애…북미회담 성공 위한 공동협력 다짐
‘대북 강경파’ 펜스와 회담, 이견보다는 공통분모 찾기 주력
푸틴 “北 비핵화 진전시 상응 조처 뒤따라야” 제재완화 표명
  • 등록 2018-11-18 오후 4:54:35

    수정 2018-11-18 오후 4:54:35

문재인 대통령이 15일 오전(현지시간) 싱가포르 선텍(Suntec) 컨벤션 센터에서 열린 동아시아 정상회의에서 각국 정상들과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김성곤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북미간 교착상태에 놓여잇던 한반도 비핵화의 동력을 확보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13∼18일 5박 6일간의 싱가포르·파푸아뉴기니 순방 기간 중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연쇄회담을 갖고 한반도 정세를 논의했다. 북미간 후속협상이 교착상태에 벗어나지 못하면서 이른바 ‘디테일의 악마’에 빠진 한반도 평화구상을 본궤도에 다시 올려놓은 것이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를 제외하면 한반도 주변 4강과 모두 만난 것이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서울답방과 내년 초로 예상되는 제2차 북미정상회담 이후 한반도 정세의 급변에 대비해 핵심 당사국과 사전조율에 나선 것이다. 문 대통령은 미중러 연쇄회담에서 중재자로서의 위상을 과시했다. 시 주석은 내년초 남북한 교차방문 의지를 내비치며 문 대통령의 한반도 구상에 힘을 보탰다. 제재·압박을 강조해왔던 펜스 부통령도 대북 강경발언을 자제했다. 아울러 푸틴 대통령과의 회담에서는 대북 제재완화와 관련해 포괄적인 의견교환이 이뤄졌다.

한중정상 “한반도 문제 해결 무르익어”…“2차 北美회담·金답방, 중대 분수령” 평가

17일 파푸아뉴기니에서 열린 한중정상회담은 문 대통령의 ASEAN·APEC 정상외교의 최대 하이라이트였다. 지난해 12월 문 대통령의 중국 국빈방문 이후 약 11개월 만에 대좌한 한중 정상의 발언은 어느 때보다 화기애애했다. 문 대통령은 “한중관계는 뿌리 깊은 나무와 같으므로 가지가 무성하도록 더욱 발전시켜 나가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시 주석 역시 “지난 1년 동안 중한관계와 한반도 정세에 있어서 모두 다 중요한 의미를 가진 1년”이라고 평가했다. 이른바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THAAD) 배치’ 문제와 관련 양국 갈등이 최고조에 달했던 것과는 정반대였다. 한중간 실질협력 확대도 주요 관심사였다. 한중 정상은 한중 FTA(자유무역협정 서비스 투자분야)의 호혜적 타결을 위한 논의 진척은 물론 미세먼지 등 환경 문제에 대해 공동대처도 약속했다. 이밖에 문 대통령은 2022년 베이징 동계올림픽의 성공 지원을, 시 주석은 남북의 2032년 하계올림픽 공동개최 추진에 대한 지원을 각각 다짐했다.

문 대통령과 시 주석은 한반도 문제 해결이 중대한 분수령에 처했다는 점에 뜻을 함께 하면서 적극적인 협력 의지를 내비쳤다. 한중 정상은 특히 “2차 북미정상회담과 김정은 위원장의 서울 답방이 한반도 문제 해결의 중대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특히 현 상황과 관련, “한반도 문제 해결의 시점이 무르익어가고 있다”며 북미회담의 성공을 위한 공동보조를 다짐했다. 북미 고위급회담 재개→김정은 위원장의 서울답방→제2차 북미정상회담 개최 등 한반도 정세가 지각변동을 가져올 메가톤급 일정이 줄줄이 예고된 가운데 한중 정상이 굳건한 협력 의지를 다진 것이다. 더욱 주목되는 점은 시 주석이 내년 남북한 동시 방문 가능성을 내비쳤다는 점이다. 시 주석은 문 대통령의 방한 요청에 사의를 표하며 “내년 편리한 시기에 방문할 용의가 있다”고 화답했다. 아울러 “김정은 위원장의 방북 초청을 받은 상태”라며 “내년에 시간을 내서 방북할 생각”이라는 뜻을 밝혔다.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차 파푸아뉴기니를 찾은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가 17일 오후 포트모르즈비 힐튼호텔에서 열린 APEC 공식 환영 만찬에 각국 정상들과 함께 전통 의상을 입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대북강경파’ 펜스와 이견 피하고 한미동맹 강조…푸틴과 ‘제재완화 포괄적’ 논의

문 대통령은 아세안 관련 정상회의 참석을 계기로 지난 15일 싱가포르에서 펜스 부통령과 면담을 가졌다. 미국 중간선거 이후 한미간 첫 정상급 소통이라는 점과 펜스 부통령이 대북강경파라는 점에서 더욱 주목을 끌었다. 문 대통령의 전략은 이견 최소화와 공통분모 찾기였다. 문 대통령은 “북한을 대화로 이끌어내고 또 지금의 상황을 만들어낸 것은 강력한 한미동맹의 힘”이라면서 “한미동맹은 외교정책의 근간으로 앞으로 계속 굳건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펜스 부통령은 이에 “많은 발전이 있었다고 생각하지만 아직 할 일이 많이 남아있다”며 이른바 CVID(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 원칙을 언급했지만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의 2차 정상회담에 대해서 저희도 많은 기대를 하고 있다”며 대화 가능성을 열어뒀다. 아울러 “한미동맹은 그 어떤 때보다 공고하다”고 화답했다.

지난 14일 푸틴 대통령과의 회담에서는 대북제재 완화에 대해 포괄적인 의견교환이 이뤄졌다. 구체적인 논의 내용이 공개되지는 않았지만 현 한반도 상황에 대한 솔직한 의견 교환과 더불어 제재완화 문제에 보다 유연하게 접근한 것이다. 푸틴 대통령은 “북한의 비핵화 조처에 진전이 있다면 그에 상응하는 조처가 뒤따라야 한다”고 말했고 문 대통령은 “북한이 더 과감하게 비핵화 조처를 취할 수 있도록 러시아가 적극적인 역할을 해달라”고 주문했다. 한러 정상은 아울러 수교 30년을 맞는 2020년에 양국 교역액 300억달러, 인적교류 100만명 달성을 목표로 제시하며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의 내실있는 발전도 희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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