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밀쳐?” 김포맘카페 신상털기…결혼 앞둔 보육교사 ‘투신 사망’

  • 등록 2018-10-16 오전 8:50:55

    수정 2018-10-16 오후 2:22:21

(사진=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캡처)
[이데일리 장구슬 기자] 아동학대 가해자로 몰려 인터넷 카페에 신상이 공개된 30대 어린이집 보육교사가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15일 경기 김포경찰서에 따르면 어린이집 보육교사 A(여·37)씨는 지난 13일 오전 2시 50분쯤 거주하고 있는 아파트에서 뛰어내려 숨졌다. A씨가 남긴 유서에는 ‘아이에게 미안하다. 내가 다 짊어지고 가겠다. 어린이집과 다른 교사에게 피해가 가지 않길 바란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결혼을 앞둔 남자친구에게 ‘미안하다’는 말도 남겼다.

경찰 조사 등에 따르면 A씨는 지난 11일 자신이 일하는 어린이집에서 원생들과 지역 축제 현장을 찾았다. 이날 A씨가 원생 1명을 밀쳤다는 신고가 경찰에 접수됐다. 한 시민이 “보육교사가 어린아이를 바닥에 밀쳤다. 아동학대가 의심된다“고 신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오후 김포 지역 한 인터넷 맘카페에 A씨의 실명과 사진을 공개한 글이 올라왔다. 해당 글에 따르면 “A씨가 자신에게 안기려 한 아이를 밀치고 돗자리를 털었다”며 당시 상황을 상세히 전했다. 작성자는 “소중한 아이를 밀쳤다”고 A씨를 비난했다. 게시글에 동조해 A씨를 비난하는 댓글이 여러 개 달렸고, A씨의 신상은 다른 맘카페로 퍼져 나갔다.

글이 올라올 당시 A씨는 경찰의 조사를 받지 않았고 아동 학대 혐의도 입증되지 않은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어린이집 관계자는 경찰 조사에서 ”조사 시작 전에 어린이집 이름이나 A씨 실명 등 신상이 모두 공개됐다“며 ”A씨가 상당한 압박을 받았다“고 진술했다.

온라인 상에 신상이 공개되고 비난이 쏟아지자 압박감을 못 이긴 A씨는 이틀 뒤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A씨 동료 교사로 추정되는 사람은 온라인 커뮤니티에 “너무 하고 싶은 말이 많지만, 우리 보육교사는 하고 싶은 말이 있어도 참아야 한다. 지켜주지 못해 미안하다. 더 이상 이 같은 억울한 죽음이 없길 바란다”는 글을 게재했다.

15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A씨의 억울함을 풀어달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이 청원자는 “견학지에서 아동학대로 오해받던 교사가 지역 맘 카페의 마녀사냥을 견디지 못하고 자살했다”며 “아동학대도 아니었고 부모님과 오해도 풀었는데, 보육교사의 억울함을 풀어달라”고 말했다. 해당 청원에는 16일 오전 8시 기준 3만5000여 명이 동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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