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중 고대 교수 "가상통화, 文정부에 선물…규제보단 지원 필요"

"지나친 규제땐 일자리 해외로 내몰고 투자자 위험해져"
"투자자보호·불법자금차단·신산업진흥 맞춰 정책 짜야"
"ICO 허용하고 가상통화 정책지원 확대 해야" 제언
  • 등록 2018-02-08 오전 9:46:20

    수정 2018-02-08 오전 10:33:44

김형중 고대 교수(맨 왼쪽)


[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정부가 가상통화(암호화폐·가상화폐)에 대해 강력한 규제를 취해도 정책 실효성이 없으며 오히려 국내 일자리를 해외로 몰아내고 국민을 더 위험한 거래로 내몰 것이라는 경고가 나왔다. 이 때문에 투자자 보호와 불법자금 차단, 신(新)산업 진흥이라는 원칙에 맞춰 기존 법률을 손질하는 선에서 신중하게 정책을 펴야 한다는 지적이다.

김형중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 교수는 8일 국회입법조사처가 주최한 `가상통화 규제의 쟁점과 개선과제`라는 토론회에서 “정부가 가상통화 거래를 금지하거나 가상통화 거래소를 폐지하겠다고 한 것은 지나치게 진도가 많이 나간 것”이라고 비판하면서 “가상통화 거래소를 폐지할 경우 국내 양질의 일자리를 해외로 몰아내고 국민들을 더 위험한 거래환경으로 내몰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특히 가상통화는 국경을 넘어 사용되기 때문에 국내에서만 초강도의 규제를 취한다 해도 정책 실효성이 없다고 지적했다. 또 “가상통화공개(ICO)를 금지하고 있는 국가는 중국과 한국 뿐이며 심지어 중국도 최근에는 ICO 금지에서 한 발 물러서려 하고 있다”며 “ICO 금지 기조를 유지하고 있는 한국 정부 입장에서는 갑자기 이를 허용하는 쪽으로 기조를 바꾸기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 교수는 “아직까지 전세계 어느 국가도 가상통화와 관련된 입법화를 서두르지 않고 있는데 이는 가상통화 개념이 매일 바뀌고 새로운 기술이 출현해 개념 정의 자체도 쉽지 않기 때문”이라며 새로운 법률을 제정하기보다는 가능한 한 자본시장법이나 전자금융거래법, 전자금융감독규정 등 기존 법률을 개정해 가상통화를 규제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조언했다. 다만 가상통화 환경이 어느 정도 정상상태로 수렴했을 때 포괄적인 관련법을 정비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고 제안했다.

그는 “가상통화에 대한 정부 규제는 투자자 보호와 불법자금 차단, 신산업 진흥이라는 3가지 목표를 달성하는데 맞춰져야 한다”며 “투자자 보호를 위해 신뢰할 수 있는 가상통화와 ICO 정보 제공여건을 마련하고 거래소 보안수준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는 동시에 엄격 관리 감독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정부가 나서서 가상통화 가격을 통제하려 해선 안된다”며 “이는 정부 개입으로 인한 시장 왜곡을 초래해 투자자 양측으로부터 비난을 받게 된다”고 우려했다.

또 불법자금 차단을 위해 신원확인과 자금세탁방지 등 조치를 취할 수 있고 이는 정부가 가장 손쉽게 할 수 있고 가장 바람직하고 효과적인 규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김 교수는 “가상통화를 이용한 금융산업 등 각종 신산업 진흥을 통해 국내 금융산업 지평을 넓히고 선진화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를 위해 ICO를 허용하는 쪽으로 정책을 선회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그렇지 않을 경우 국부가 해외로 유출되고 기술도 선진화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점쳤다. 또 정부가 나서 스위스처럼 크립토밸리를 육성하고 블록체인 연구개발(R&D) 예산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가상통화는 문재인 정부에게 주어진 선물일 수 있다”며 “한국은 충분히 가상통화에서도 선도국가가 될 수 있는 만큼 현 상황에서 가상통화 정책은 신중하고도 전향적인 태도를 보여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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