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금리 인상 늦춰지나…급부상하는 '속도조절론'

"美 커브 플래트닝, 성장 둔화 의미"
美 10년-2년물 국채금리 역전 임박
연준의 금리 인상 종료 임박의 신호
韓 장·단기 금리差, 10년여來 최소
  • 등록 2018-12-07 오전 9:50:29

    수정 2018-12-07 오전 9:50:29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의 제롬 파월 의장이 지난해 11월2일 백악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김정남 기자] “채권수익률곡선이 평탄해지는 것(커브 플래트닝)은 향후 성장이 둔화할 수 있다는 걸 의미합니다.”

로버트 카플란 미국 댈러스 연방준비은행 총재가 지난 6일(현지시간) CNBC와 인터뷰에서 한 말이다. 채권수익률곡선(일드커브)은 각 채권 만기별로 서로 다른 금리 수준을 이은 선이다. 커브 플래트닝은 장·단기 금리 차가 좁혀져(장기금리가 단기금리보다 더 떨어져), 곡선이 편평하게 늘어져 있다는 의미다.

◇“美 커브 플래트닝, 성장 둔화 의미”

카플란 총재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세제 개편에 따른 효과가 약해지고 있어 내년 상반기 경제가 현재가 매우 다를 가능성이 있다”며 “세계 경제의 성장은 둔화하고 있고 더 많은 불확실성이 있다”고 했다. 장기금리는 향후 경기 전망에 영향을 받는다. 장기금리의 급락은 경기 둔화 우려가 채권시장에 퍼져있다는 의미다.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간밤 장기금리 벤치마크인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는 전거래일 대비 2.58bp(1bp=0.01%포인트) 하락한 2.8905%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9월6일(2.8780%) 이후 3개월 만의 최저치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의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 금리는 2.85bp 내린 2.7702%에 마감했다. 이 역시 9월12일(2.7481%) 이후 거의 석 달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미국 국채 2년물 금리(2.7702%)와 3년물 금리(2.7715%)는 이미 만기가 더 긴 5년물(2.7583%)보다 높게 거래되고 있다. 2거래일째다. 10년물과 2년물 금리 차도 11년여 만에 가장 최소인 10bp 초반대까지 좁혀졌다.

카플란 총재는 그러면서 “중앙은행이 가진 도구 중 하나인 참을성이라는 도구를 현재 사용할 시기”라고 말했다. 이번달 연준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금리 인상(2.00~2.25%→2.25~2.50%)에 나서기는 하겠지만, 내년 인상 횟수는 기존 예상보다 줄어들 수 있다는 뜻으로 읽힌다. 요즘 채권시장의 분위기는 그 가능성을 먼저 반영하고 있는 것이다. 내년 연준의 2번 인상이 시장 컨센서스로 자리 잡아가는 기류다.

월스트리트저널(WSJ)도 오는 18~19일 예정된 FOMC 정례회의에서 내년 통화정책과 관련해 관망 모드로 전환을 시사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FOMC는 금리를 얼마나 빨리, 많이 올려야 하는지에 대해 자신감이 많이 줄었다는 게 WSJ의 분석이다.

이미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원은 “과거 사례를 감안하면 (장단기 금리를 거론할 때 많이 쓰이는) 10년물과 2년물 금리도 조만간 역전 현상을 보일 것”이라며 “연준의 금리 인상 종료가 임박했음을 알리는 신뢰할 만한 신호”라고 했다.

◇韓 장·단기 금리差, 10년여來 최소

연준 내부의 인상 속도조절론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제롬 파월 의장은 최근 “미국의 기준금리가 중립금리 바로 아래에 있다”며 비둘기파(통화완화 선호) 발언을 해 이목을 집중시켰다. 미국 경제의 자신감을 드러냈던 10월 초와 사뭇 달라졌다.

신동수 유진투자증권 연구위원은 “내년 미국 경제는 경기 침체보다 완만한 성장 둔화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면서도 “당분간 미·중 무역분쟁 이슈에 연동된 불확실성은 계속될 것”이라고 했다.

문제는 국내 역시 똑같은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전거래일인 6일 서울채권시장에서 국고채 10년물 금리(1.983%)와 3년물 금리(1.839%)간 차이는 14.4bp에 불과했다. 10년여 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 10월9일(14.0bp) 이후 최소치다.

우리나라는 미국보다 더 가파른 경기 둔화 우려가 나오는 상황이다. 내년 경제성장률이 2% 초중반대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 적지 않다.

소셜 댓글by LiveRe

많이 본 뉴스

이데일리

  • 04631 서울시 중구 소공로 48 (회현동 2가) 남산센트럴타워 19, 20, 21, 22F 이데일리
  •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
  •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발행인 곽재선 I 편집인 김형철
  •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